謠 II ... <공각기동대 中>
전뇌화된 인간 쿠사나기의 모습에서<매트릭스>의 어떤 모사를 의심하기란어려운 일이 아니다. 예로부터 숱한 SF에서인간 신체와 기계 장치의 결합은무척이나 공포스러운 것으로여겨져왔으며이것은 SF장르가포스트 호러 장르로 변용될 수 있음을충분히 증명해온 셈이다. 실제로 <블레이드 러너>이후의변종 SF인사이버 펑크물들에서 그려진미래 사회는희망보다는공포와 두려움으로점철될 가능성이 농후한 모습으로그려져왔고 최근 <매트릭스> 시리즈로그 정점을 이룬 듯 보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매트릭스> 2,3편은1편에서 예상했던 대로자신이 모태로 끌어온<공각기동대>의 본질을파악, 유지하지 못하고어설픈 희망과 단결(?)을 설파하는유치찬란 뽕짝 액션물이됨으로써가짜 모작물이 가질 수 밖에 없는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야 말았다. <매트릭스> 1편에 열광했던 학자들이여,부끄럽지 않은가? SF의 광대한 네트워크안에서갈길을 잃어버린오만한 워쇼스키 형제를 위해 묵념. 여전히 네트는 광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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