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31일 월요일

duel... S.Cry.Ed

스크라이드(S.CRY.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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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熱血)과 근성(根性). 흔히 곤조라고 불리우는 것들. 보통 무언가에 미친듯이 혼을 불태우는 인물에게 붙여주는 칭호가 이런 것들이다. 이렇게 오로지 열혈과 근성으로 자기가 가진 신념 - 옳은 것이든 아니든 - 하나를 위해 인생을 밀어붙이는 주인공들은 주로 70년대에 만들어진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극도의 과장된 모션, 그리고 괴성과 함께.

 

하지만 그래도 보는 순간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함께 끓어오르는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았던가? 그 시대가 과연 그런 것을 원했었는지 그때는 너무 어렸었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유난히도 그 당시의 거의 모든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은 그렇게 움직였다는 생각이 든다. <스크라이드>. 2001년 후반기에 TV TOKYO에서 방송된 26부작의 이 애니메이션은 오랜만에 열혈과 근성에 불타는 맹목 청년들을 데리고 돌아온 시리즈이다. 물론 같은 회사에서 만들어진 <용자왕 가오가이거>에서 비슷한 것을 목도할 수 있었지만, 어쨌든 그것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어진, 그래서 결과적으로 70년대 청년들에 거의 근접하는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 바로 <스크라이드>라고 볼 수 있다. - 그것은 <용자왕 가오가이거>에서 회당 연출을 맡았었다고 하는 감독 타니구치 고로의 성향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스크라이드>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 주인공 카즈마와 류호도 위에서 말한 그런 부류의 인간들이다. 차이가 있다면 한명은 불한당에 깡패이고 믿는 것은 주먹뿐인 보잘것 없는 인물이고, 한명은 미남에 고결한 집안에서 태어난 자제라는 것. 두사람에게는 각각 나름의 얼터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밖에 없다. - 얼터 능력은 설명하기 쉽지 않지만 어쨌든 주변 사물을 분자상태로 분해해서 자기가 원하는 모양으로 재결합하는 초능력이라고 한다. 이야기는 1회부터 26회까지 줄기차게 만나기만 하면 결투를 해대는 두 사람을 축으로 하면서, 또 그 뒤에 깔려진 더 큰 세력의 그늘을 다루고 있다.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는 과연 26회에 완결이 될 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빠르고 복잡하게 전개되지만, 실상 13회 이후로는 별로 중요한 이야기가 없어 다소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도 있다. 이야기를 더 파고들어가보면 그 속에는 서로 다른 계급간의 부조화와 충돌, 즉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버젓이 존재하는 현재 사회에 대한 비유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그속에서 새로운 선각자가 우매한 민중을 이끌어간다는 다소 선동적인 설정이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것이 또한 '목적성'을 띄고 그렇게 그려졌다고 보기엔 그 힘이 너무나 미미하기 때문에 그저 배경 설정으로 보고 넘어가는 것도 무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점에서 보면 같은 감독의 전작 <무한의 리바이어스>가 오히려 더 심각한 태도로 현존하는 일본 사회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루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각설하고, 중요한것은 왜 두 주인공이 그렇게 열심히 움직였는가하는 것이다. 문제는 둘다 각자가 가진 신념이, 각자 살아가는 토대였기 때문이었다고 보인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기가 원하는 일과 목표를 향해서 일평생 혼을 불태운다는 것은 무척 가치 일로 생각되지만, 또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세파에 지치고, 밀려가다보면 굳이 뭣하러 그렇게 힘들게 살아야되나 하는 생각이 먼저 앞서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처럼 산다면야 미친놈 소리 듣기 딱좋겠지만 그 반만이라도 따라하면서 열심히 살고 싶다는 것은 나만의 소망일까? 21세기에 열혈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열혈을 바라고, 열혈의 불씨를 품어야만 적어도 손톱만큼, 아니면 그보다 조금 더이상이라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룰수 있을 것은 30년 전이나 지금이 별로 다를 것이 없겠다. 그저...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든 생각은 열심히 움직여야겠다는 것이었다. 또하나 더 있다면, 여학우들이 보기엔 별로 재미없을 작품이지만 - 결코 성차별의도는 없다 - 동인지 소재로는 더없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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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이 싸우는 두 사람. 왼쪽이 류호, 오른쪽이 카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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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2년전에 다운받아보고 쓴 글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히라이 히사시는 <무한의 리바이어스>, <스크라이드>를 거쳐 <기동전사 건담 SEED>까지 끝내고 2000년대 들어 최고로 각광받는 캐릭터 디자이너가 된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최근들어 개성있으면서도, 거부감없이 무난한 두가지 성격을 지닌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해내는 디자이너가 별로 보이지 않기 때문인듯도 합니다. 게다가 히라이 히사시 이 양반은 <무한의 리바이어스>때도 그랬고, 한꺼번에 수십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뭐 그것도 능력이겠지만, 어쩐지 갈수록 같은 얼굴에 가발만 바꿔놓은 듯한 느낌이 나는것도 아니라고는 못하겠네요. 그래도 <스크라이드>때까지는 정말 참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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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포스트가 뜨문 뜨문 올라오고 있지요. 개인적인 일로 바쁘기도 했고, 얼마전에 본 영화 <하류인생>의 포스트가 절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 대한 나름대로 정당한 평가를 내리고 싶어서 글을 쓰고는 있는데 신경을 많이 쓰다보니까 진척 속도가 무진장 더딥니다. 쉽지가 않아요. 뭐 조만간에 올라오긴 하겠지요. 중도에 포기하진 않을테니까...(정말이라구!)

 

 




2004년 5월 28일 금요일

I will follow him... <시스터 액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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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dvd자켓.. 훔냐.. -.-a)
 
흑인과 백인
빨간 하이힐과 검은 신발
술집 가수와 수녀
 
..
 
서로 절대 어울릴 수 없을 법한 것들을
한데 모아놓고
그안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다룬
코미디는 수도 없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시스터 액트>가 돋보이는 건
영화 작업에 대해 감독이 발휘한
능란한 통제력때문이다.
 
금기를 치고 들어가면서도
오버액팅하지 않고
선언문을 낭독하는 듯한 비장함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 할 말은 하고
보는 관객에게 부담은 절대 주지 않으면서도
결국 최대한의 만족감을 끌어내는
'작은' 영화의 소임을
다하는 것.
 
이 영화의 미덕은
그 지점에서 시작하고
동시에 끝을 맺는다.
 
혹자는 그것이
헐리우드에서 최상의 평가를 받는
시나리오 작법이자
영화 제작법이라고 하고,
이른바 '헐리우드식 영화 만들기'라는 이름까지 붙여줬는데
이 안에는 일종의 선입견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팔아먹기 위한 영화'를 만든다는 폄하가 포함되어 있는 거다.
 
그러나 예술적인 가치가 높은 영화 작품을
쉽게 아무나 만들어낼 수 없는 것처럼
앞뒤에 한치 오차없이 정확하게 재단된
'기성품'같은 상업 영화라고 해서
누구나 쉽사리 찍어 낼 수는 없다.
 
돈이 있으면 찍을 수는 있지만
찍는다고 해서 다 명품이 되지는 않는 이치다.
 
사실, <시스터 액트>는 명품은 아니다.
그러나 본 제품이 가진 값어치 이상을 충분히 하고
때가 되면 알아서 사라지는
'기성품'의 본분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이견을 가질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가진 본분에 충실할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어 내는 자세가 그립다.
외국에서 누가 어떤 평가를 내렸든
그래서 무슨 큰 상을 줬든
그것을 가지고
'이제 작품성이..' 운운하는 것은
솔직히 본인 가슴에 좀 찔리는 구석이 있지 않을까해서다.
 
뭐...
비단 한국 뿐이랴?
헐리웃에서도 요즘은
영화만들기의 그런 기본 자세를
다 까먹은 모양이더라만.
 
ps. '에밀 아돌리노'는 죽은지 10년이 넘은 지금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감독이지만
<더티 댄싱>, <뉴욕 세남자와 아기>, <시스터 액트>등
작지만 알찬 영화를 만들줄 아는 감독이었다.
이 영화들의 속편이 제 값을 못했던건
그가 너무 일찍 죽었기 때문이었다.
 


2004년 5월 25일 화요일

Day-O... &lt;비틀쥬스 中&gt;




< 출처 : 엠파스 블로그에서 검색 >

 

경고!! 

 

 동영상이 끝날 때 까지는

 

스크롤을 밑으로 내리지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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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 영화에 대한 리포트를

기말 학점 용으로 여러 차례 써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난 그에 대한 이야기를

10분지 1조차 못한 것 같다.

 

누군가는 자신이 일생을 살아가는동안

도저히 단 한 번도 인정할 수 없을것같다고말할만큼

그에 대한 선호도는

극과 극을 달린다.

 

영화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는

철저히 개인에게 달린바

그것을 뭐라하고 나무라거나

강요할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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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죽음과 사후 세계에 대한 역발상!
 
<비틀쥬스>는 인간 세상에서
가장 심각하게 다뤄야 할법한 이야기들을
우스꽝스럽게 뒤집어 버린다.
 
혹자에게는 이러한
역전이 수용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현실의 어떤 기준들이
'정방향'으로 나아가는 올바른 길이라고 믿고
꾸준히 그것들을 신뢰하는
어떤 사람들에게 있어
이것은
그저 기괴하고 불쾌한 발상일뿐.
 
그러나
팀 버튼이 만들어내는 세상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사실은 별반 다르지 않은데서 출발한다.
 
어떻게 보면
팀 버튼 월드의 질서는
현실에선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는 것이다.
 
다만
현실이 마냥 밝지도 않고
마냥 아름답지도 않다는 것을
마지못해서라도
인정하는 순간
데칼코마니처럼
현실을 정확하게 반대로 뒤집어 놓은듯한
팀 버튼 월드의 매력은
스스로 빛을 발하게 된다.
 
결국 팀 버튼 월드는
마주 보는 두 개의 거울이 끊임없이
서로를 반사해 무한의 상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현실과 나란히 서서
서로의 어둠을 비추고 있는 것이 아닐까?
 
타협은 불가능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것은 그저
irony하기만 하다.
 
 




< 출처 : 뮤크박스 >

 

ps. 동영상 없는 'DAY-O'.

이 노래 한곡에서 받은 영감을 영상으로 어떻게 옮겨놨는지는 위에서

각자 확인하셨기를 바람.

 



 

2004년 5월 24일 월요일

프렌즈 (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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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 Be There For You - Rembrandts

니 인생이 이런식으로 흘러갈꺼라곤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겠지.
직업이라고 있는건 웃길지경이구, 파산수준에,
사랑이란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난 상태니말야.
마치 기어 2단에서 멈춘 것처럼,
그렇게 느껴질꺼야.
하지만, 일년 내내, 혹은 한달 내내,
아니면 일주일 내내, 혹은 오늘 하루 왼종일
되는 일이 없는 것만 같은 그런 때에도,

*

난 네 곁에 항상 있어줄께.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해도)
네 곁에 있을께.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말야)
항상 네 곁에 있을께
(너도 날 위해 내 곁에 있어줄꺼니까 말야)
8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10시까지 잠을 자버렸지.
아침은 다 태워먹었구 말야.
아주 일이 자알~ 풀리고 있는걸. 그지?
어머니가 그러셨을꺼야..
살다보면 오늘같은 날들도 있을꺼라구.
그치만 세상이 널 무릎꿇게 만들어버릴
그런날도 있을꺼라는,
그런 말씀은 안해주셨지..

* 반복

날 제대로 알았던 사람은 없었던 것 같아.
내 진짜 모습을 봤던 사람도 없었어.
너만이,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진짜 모습을 알고 있는 것 같아.
(너라면, 너와함께) 하루를 맞이하고,
그 나머지도 모두 함께 하구,
언제까지나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
내 최악의 상황에서라도,
너와함께라면 난 기분 최고야! 그래!
마치 기어 2단에서 멈춘 것처럼,
그렇게 느껴질꺼야
하지만, 일년 내내, 혹은 한달 내내,
아니면 일주일 내내, 혹은 오늘 하루 왼종일
되는 일이 없는 것만 같은 그런 때에도,

* 반복

(출처 :http://mylife96.g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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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 해주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우울한 하루였다. 결국 아무것도 전할 수 없었지만. 내 나이 서른둘에 '친구'라는 단어는 과연 어느 정도 대단한 의미를 품고 있는걸까? 하루종일 '친구'라는 화두를 던져놓고 생각했지만 확신할 수 있는 대답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이제 10년을 꽉채우고 서로의 갈길을 찾아 정든 뉴욕을 떠난 6명의 친구들이 생각났고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동안 그들의 주제가가 되어주었던 'I'll be there for you'를 찾아 듣게 되었다. 그저 경쾌하게만 생각했던 이 곡의 가사가 자세히 뜯어보니 이런 내용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안에 다 있으니 뭘 덧붙일 필요도 없겠다. 오늘밤 나는 세상에서 제일 이상한 놈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ps. 시트콤 <프렌즈>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날잡아서.



 

2004년 5월 22일 토요일

brave...Inuyasha

이누야샤 (犬夜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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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민간 신앙이 아직도 널리 퍼져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나라야 서울 시내 커피숍 숫자 만큼 많은 교회 십자가가 서 있다고 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그쪽은 도교, 불교, 기독교에 라마교를 비롯한 밀교 신앙과 각종 귀신을 모시는 작은 종교들까지도 모두 사람들 마음속에 뒤섞여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누야샤>에 나오는 수백종류의 요괴들도 거진 웬만하면 옛날부터 내려온 것들이 대부분이고, 그중에 작가가 새로 만들어낸 것은 얼마 안된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뿐이다. 우리나라 야산과 주택가에 머물던 그 많던 빗자루귀신이며, 도깨비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이누야샤>. 한자로 쓰면 견야차가 된다. 야차라는 것은 밤도깨비, 또는 요괴를 뜻하는 것이니 이 말은 말그대로 개도깨비또는 개요괴이다. 그림에서도 보이다시피, 주인공 이누야샤는 대(大)개요괴와 인간사이에서 태어난 반요괴이고, 따라서 개한테나 있을법한 귀가 달려있다. <란마1/2>, <우르세이야츠라>, <메종일각>의 전세계적 유명 작가 다카하시 루미코가 코믹스로 연재를 개시한 이후 2000년 말경부터 선라이즈가 애니메이션으로 옮겼고, 2001년 12월 15일에 일본 내 극장에서 극장판 <이누야샤 : 시대를 초월한 마음>이 개봉되었다.

 

판타지 스타일과 민간 전설을 뒤섞고, 거기에 미스테리와 액션을 한데 모은, 화려한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은 탄탄한 원작덕에 55회가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무리없이 잘 진행되고 있고, 보는 이를 끌어당기는 강력한 흡입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로서는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현시대의 가장 평범한 - 설정은 이래도 애니메이션 주인공인 이상 별로 평범하지 않은 - 소녀 카고메가 어느날 전국 시대로 통하는 우물에 빠져 타임 슬립을 경험하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은 전국 시대의 유명한 무녀 키쿄우의 환생임을, 알게되며. 그 키쿄우를 둘러싼 원한과 애증 관계에 직면하게 된다. 카고메는 요괴의 능력을 증강시켜 준다는 사혼의 구슬이 자기 몸속에 들어 있어, 이미 이 세계에서 사라졌던 사혼의 구슬을 다시 전국 시대에 나타나게 해준 꼴이 되고, 설상 가상으로 수만 조각으로 깨진 사혼의 구슬은 전국 시대 방방 곡곡으로 흩어지게 된다. 결국 카고메는 이누야샤와 함께 깨어진 조각을 되모아, 또다른 반요괴 나라쿠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되찾는 임무를 띄고 모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 전반부의 줄거리이다. 이 애니메이션을 한번도 들여다 보지 않은 사람은 이러한 줄거리를 보고 쉽사리 이것이 <드래곤볼>류의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하기 쉬울듯하다. 솔직히 사혼의 구슬이 공중에서 수천 조각으로 깨져 천지사방으로 흩어지는 모습을 볼땐, 나 자신도 암담하기까지 했다. 분명히 그걸 다 모아야 하는 것이 이치일테니까. 그래서 결국 애니로는 55회, 코믹스로는 24권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도 카고메와 이누야샤는 아직 사혼의 구슬을 다 모으지 못한 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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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요괴는 한달에 한 번 마법에 걸린다. ^^ ▶

 

 

 

 

 

 

 

그럼에도 <이누야샤>가 재미있는 것은 전체 이야기의 방점이 사혼의 구슬에만 찍혀있지 않다는 것때문이다. 이미 죽었던 키쿄우과 주술사의 계략에 의해 흙인형인 상태로 부활하고, 자신의 환생인 카고메와 이누야샤를 사이에 두고 뜻하지 않은 삼각관계에 놓인다던가, 이누야샤와 키쿄우과 서로를 오해하고 죽음에 이르게 만든, 반요괴 나라쿠가 '과연 어떻게 저럴수 있을까'싶은 처절하게 더러운 모략으로 이들을 계속 위험에 빠지게 만드는등 거미줄같이 어지러운 복선망이 작가에 의해 그어져 있기 때문에 보고 있는 동안만큼은 다른데로 눈을 돌릴수 없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미 <인어의 숲>, <인어의 상처>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시리즈를 통해 다카하시 루미코가 <란마1/2>같은 코믹물이 아닌, 잔혹한 호러물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이야기가 그리 가볍지만은 않을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코믹스는 그 묘사가 애니메이션보다 조금 더 노골적이라는 차이가 있을뿐이다.

 

비록 우리가 왜색이라고 하는, 일본 문화의 색채가 너무 짙게 그려져있어 쉽사리 우리 나라 방송에서 <이누야샤>를 볼 수는 없겠지만, 이미 대작가의 반열에 올라선 여류 만화가의 노하우와 선라이즈의 신세대 기술진이 가진 표현력이 한데 합쳐져 이런 커다란 장기 시리즈를 별다른 부침없이 생산해내고 있는 일본의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는 그 수많던 귀신도 다 자취를 감추었을뿐더러,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대간 연대조차도 희미해진 것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아직 우리는 해야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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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누야샤 월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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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2년전에 쓴 포스트. <이누야샤>가 시작된지 1년이 막 넘었을 시점. 지금은 140회가 넘은 것 같은데... 국내에서 쉽사리 볼 수 없을거라는 예상을 무참히 깨고 애니원티비에서 막무가내로 방송을 해버렸고 하는 중이다. 워낙 장기 시리즈이기도 하고, 또 루미코 여사의 원작 코믹스가 지나치게 더딘 속도로 나오는 중이라서 애니메이션만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덧붙여지다보니 요즘은 갈수록 힘이 딸리는게 느껴진다. 퀄리티도 초반같지 않은데 과연 선라이즈는 어떤 야심을 가지고 이 시리즈를 계속 진행하는건지? 그리고 과연 언제까지 할건지도 의문이다.

더불어 애니원티비의 주제가에 대한 만행과 성우 캐스팅에 대해서는 분노하다 지친 나머지 더 이상 말하고 싶지도 않다. (-.-+++)

 

 

 

 




2004년 5월 21일 금요일

I will survive... <프리실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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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립싱크쇼.. ㅋㅋ)
 
통칭하여 게이라고 하자.
일군의 게이들이 등장하는 영화는
메이저에서 나오면 코미디가 되고
마이너에서 나오면 트래지디가 된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열풍처럼 우수수 쏟아지던
게이 관련 콘텐츠들이
꽤나 줄어든 지금
그것이 성적소수자에 대한
인권이 예전보다 신장된 탓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많이 익숙해진 탓일까?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정말 익숙해지긴 한건가 싶기도 하다.
하리수 한 사람때문에
전국민이 모두 트랜스젠더의
존재를 알게 되긴 했으나
그것은 다만 '안다'뿐이지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고
정말 우습게도
하리수 '개인'의 문제로
완전히 축소된 감도 분명히 없지 않은데.
 
그건 그렇고..
 
<사막의 여왕 프리실라>는
날아다니는 코미디 퀴어 영화와
인상찌푸린 마이너 퀴어 영화들이 온통 득세하던 시절에
호주에서 갑자기 날아온
무척이나 신선했던 영화였다.
 
사막을 가로지는 세명의 드랙퀸은
아름답다고 표현할수는 없어도
당당했고
멋진건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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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이 없게도
저 뒤에 서 있는 가이 피어스 - 메멘토의 그 배우 -와
맨 오른쪽의 휴고 위빙 - 매트릭스! -을
이 영화에서 먼저 봤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이상한 현기증을 느꼈었고 (-.-)
그토록 우아하고 화려한 여장을 선보였던
두 사람이 헐리우드로 가서는
180도 딴판인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아연실색했던 기억도 있다.
 
글로리아 게이너의
'I will survive'는 거의 게이들의 테마곡이나 다름 없는바
이 영화에서도 빠짐없이 흘러나왔다.
 
간절히 surviving하고 싶은 요즘 기분에 딱맞는
추천곡이기도 하다.
 
ps. 심지어 가운데 할매 (할배?)는 <슈퍼맨2>의 악당 3인조 리더 아니었던가..
 
 






2004년 5월 19일 수요일

Silent love... &lt;그 여름 조용한 바다 中&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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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분위기 개편을 하면서
새로 잡을 컨셉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이 영화가 떠올랐다.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된 적이 없기 때문에
본 사람도 그만큼 드물 수 밖에 없는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
<그 여름 조용한 바다>.
 
일전에 다른 포스트를 올리면서
기타노 다케시의
연출 경향에 대해
잠시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것과 연결시켜 생각해본다면
 
이 영화는
그의 내면에 자리한
감성쪽에 치우친
영화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당연히 이 작품에서
기타노 다케시의 연기를 볼 수는 없다.
 
뜨악스럽게도
이 영화의 주인공 두명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농아이다.
 
당연히 대사도 없고
음향도 지극히 제한적으로만 쓰이고 있다.
 
소리가 거세된 화면안에서
몸짓으로 일궈내는 리듬.
 
그 힘겨운 리듬은
파도가 되고
삶이 되고
죽음이 된다.
 
굳이 영화의 중심에
소리가 파고들어오는 것을 거부했던
그옛날 무성영화 시대의 이론가들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다케시를
혈류가 낭자한 화면과
야쿠자들의 폭력세계만
다루는 감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케시의 이런 또 다른 세계는
한번 쯤 만나볼 필요가 있다.
 



< 출처 : 뮤크박스 >

ps. 그렇다면 <돌스 dolls>는 어디쯤에 위치한 영화일까?

2004년 5월 16일 일요일

Keating's Triumph... &lt;죽은 시인의 사회 中&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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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의 내용이

지나치게 보고 있는 나의 현실을

자극하도록 만든다면

그 영화에 대한 몰입도는

장난아니게 높아지게 된다.

 

앞뒤 잴것없이

눈물 콧물 줄줄 흘려가며

빠져드는 동안

그 영화는

내가 덧붙인 플러스 알파만큼 커지고

결국 본모습보다

조금, 아주 조금 더 미화되는거다.

 

대학교때 다시 이 영화를

본 느낌이 그랬다.

여전히 눈물을 흘리면서도

고등학교때와는 다른 무엇.

 

사방이 꽉 막힌

답답한 벽안에서

죽어간 한 아이의

심정을

통채로 내것으로 끌어올 수 밖에 없었던

십대의 나와

 

이미 그 죽음을

둘러싼 여러가지 정황을

위에서 내려다보듯 하게 되어버린

이십대의 나는 분명히

달라져 있었던 거다.

 

Carpe Diem.

 

여전히 나는 닐을 살아있게 만들지 못한

키팅 선생을 지지하지 않지만

 

저 말 한마디라도 남겨준 것에

감사한다.

 

나에게 캡틴은 없었지만

이젠 내가 누군가의

캡틴이 되고 싶다.

 

 




< 출처 : 뮤크박스 >

 

ps. 일부러 '스승의날' 하루 지난 시점에 올립니다.

ps2.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제명은 분명 오역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뭔가 있어보입니다. 허허..

2004년 5월 14일 금요일

into your dream... Kareshi,KanojyonoJij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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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작은 교실문 안쪽엔

 

  사랑

 

질투

  

   미움

 

시기

...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감정들이

 

함께 존재하고 있었다

 

 

 

 




< 출처 : 뮤크박스 >

 

ps. 초반 13화까지의 퀼리티를 유지할수 있었더라면..

2004년 5월 13일 목요일

Maniac... <플래시댄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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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있기보다는

어깨를 내놓은 치렁치렁한 셔츠를 입고

앞을 멍하니 쳐다보는

제니퍼 빌즈의

이 한 컷이 유난히 머리에 남았던 작품.

 

같이 출연을 한 마이클 누리라는

남자 배우는 대체 누구며

지금까지 그렇게

오래도록 회자될만한

명작이었다는 생각은

절대 안들지만

다분히 음악때문에 기억되는 영화.

 

용접과 댄스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가지 일을 하는

독특한 여성에 대한

설정도 여기에 한몫.

 

그러나 댄스 장면의 그 화려한 턴은

모두 제니퍼 빌즈가 아니라

대역이었다나?

 

한가지 좋은점이 있었다면

다분히 상투적이지만

열심히 살고

열심히 사랑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복을 주는,

그래서 보는 사람에게

흐뭇함을 줄 수 있었다는

매우 '영화적인' 이유때문에.

 

그리고

조로지오 모로더의

80년대풍 음악이 있었기에.

 

(뮤크박스 한줄평에.. 에어로빅 음악이네요.. 라고 누가 써놨다. 줴길.)





2004년 5월 12일 수요일

달의 요정 세일러문 (3)

 

수동재생. 세일러 스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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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지면에 세일러문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다 하는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게다가 2년간의 공백이란...... 동영상, 그림 파일, 음성 파일까지 모두 링크하려면 새로 홈페이지를 하나 개설해도 모자를 지경입니다. 그래서 최대한 필요한 이야기만 하고 마무리 지어야겠네요. 저 자신도 아쉽습니다. 일단은 3번째 포스트에서 세일러문 S의 악당들과 2년간 한국어 더빙으로 열연을 해주셨던 성우분들 이야기를 하고 앞으로 올라갈 4번째 포스트에서 이 시리즈의 전체적 의의와 특징에 해 몇가지 정리를 하는 것으로 끝내겠습니다. 아, 세일러스타송은 이 시리즈의 매니아가 아니신 분들께는 낯선 곡이 되겠군요. 한국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가가 한 곡 이었습니다만 일본에선 마지막 시리즈인 <세일러문 세일러스타즈>만큼은 이 곡이 오프닝곡이었죠. 그 유명한 '달빛의 전설'은 200화의 최종 엔딩곡으로 대미를 장식했었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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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러문에 대한 추억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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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길어졌죠? ST의 오프닝 타이틀 마지막 장면. (^O^)

 

세일러문 시리즈는 1기부터 5기까지 이어지는 동안 굉장히 이야기가 부풀려진 케이스입니다. 사실 원작자의 의도를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겠습니다만 어떻게 뒤집어 봐도 처음부터 그 방대한 설정을 모두 다 짜놓고 시작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달에는 달빛 왕국이 있었고 지구에는 지구를 지키는 왕자가 있었으니 그들은 서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했으리라'는 발상이 첫 시작이었을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다가 행성별로 수호신을 붙이다보면 9개의 태양계 행성에 달을 포함하여 10명이 되고 , '여왕에게 딸이 있었으니..' 하면서 꼬마세라가 붙고, 대가족 체계가 되었겠죠. 그런속에서 아군만 있으면 이야기가 안되니까, 적국을 설정하는것 까진 좋았는데 시리즈는 계속되고 적은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었으니 결국 최종 시리즈에 와서는 통크게도 세일러 갤럭시아가 등장하는데까지 이르게 된 거죠. 세일러 갤럭시아라는 이름에서 보이듯 태양계 안에서 치고 받던 이야기가 결국 은하계까지 팽창된거죠. 그래서 스타라이츠라와 그들의 공주님이라는 저 먼 '외계'에서 온 아군 캐릭터까지 등장하게 되고 맙니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그렇게 많은 적들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동안 때로는 너무나 개성적이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적 캐릭터들이 있었던 반면, 정말 왜 나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몰개성한 캐릭터들도 많았기 때문이었고, 어쨌든 그 수많은 적 캐릭터들을 감당하느라 어쩔수 없이 더빙에 참여한 대다수의 성우분들이 1인 2역, 3역, 4역까지도 감당했어야 했다는 것 때문입니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으니 제 귀에 분명히 누가 이 역할을 하고 있구나라는게 감지되어도 특별한 불평을 할 수 가 없었죠. 이해하고 넘어가는 수밖에. (^^)

 

다음은 주요 배역을 맡으셨던 성우분들 명단입니다.

 

최덕희  세라/세일러 문

정옥주  유리/세일러 머큐리,데이지  

서혜정  세일러 마스,퀸 세리니티,유진  

최문자  쥬피터(리타),세라 엄마

문일옥  세일러 비너스

김일     턱시도가면-레온, 데니  

이선     루나,플루토,새턴,샤키   

김수경  꼬마세라,앤,세일러 넵튠 

유남희  세일러 우라누스,페가수스  

구자형  네프라이트,쿤차이트    
김민석  앤디,제다이트,조이사이트     
박은숙  루나(초반부)    
박홍식  아르테미스,세라아빠     
성병숙  녹색의 에스메랄다    
손선근  청색의 사필    
송덕희  베르체     
이경자  퀸 베릴 

 

아주 간략한 리스트임에도 불구하고 1인당 4명까지 표시된 이선님 같은 분도 계시네요. 이 분들의 배역 분담이 어떻게 되었었는지 세일러문S의 예를 들어 간단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최덕희, 정옥주, 서혜정, 최문자, 문일옥님은 당연히 우리편 내행성 5명입니다. 그중에서 최덕희님은 주인공이니까 주인공만 연기하기에도 바쁘죠. 다른 역은 못하셨습니다. 구자형님이 페르손 박사를 하셨구요, 페르손 박사 밑에 레이디 카산드라가 막강 악녀였죠. 그걸 세일러 쥬피터를 맡은 최문자님이 하셨고, 카산드라가 실종된 이후에 나타난 악녀 유진 역할은 세일러 마스를 맡으신 서혜정님이 하셨죠. 유진이 죽은 뒤에 악역을 이어받은 미누엣은 세일러 머큐리를 하시던 정옥주님이 하셨습니다. 그 외에 그 악당들이 불러내는 요마는 그때 그때 알아서 나눠 맡는 식이었구요.  그러니까 더빙할때는.. 정의의 편이 되었다가, 악당이 되었다가 하는 식이었겠지요. 정말 이때처럼 우리나라 성우들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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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손 박사와 레이디 카산드라
 
그 중에서도 페르손 박사 역할을 하신 구자형님의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밝은 곳에서 얼굴이 드러날때는 한없이 자애롭고 부드럽지만, 어두운데로 들어가서 저 그림의 모습처럼 얼굴이 가려지면 '이히힛' 하고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는 페르손 박사의 양면성을 정말 신들린듯 연기하셨었죠. 구자형님은 세일러문 1기때부터 무작정 계속 출연하는 걸로 확실한 인상을 남기신 분입니다. 언젠가 만나뵌 적이 있는데 본인도 '이번 편에서 악당역을 하다가 죽으면 다음 번엔 안시키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배역이 들어와서 놀랐다고 말씀하시던 기억이 나는군요. 배역 이름을 보시면 네프라이트와 쿤차이트라고 되어있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쿤차이트는 네프라이트가 죽은 직후에 이어서 등장한 배역이거든요. (^^) 구자형님은 92년도에 KBS 성우가 되시고 95년도에 프리랜서가 되신후 거의 신인이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세일러문에 출연하시는동안 서서히 인지도를 높이게 되셨습니다. 지금은 <마법소녀 리나>의 제로스, <카우보이 비밥>의 스파이크, <이누야샤>의 미로쿠, <바람의 검심>의 켄신, <슬램덩크>의 정대만등을 연기하신 베테랑이시죠. 
 
세일러문을 통해 스타급 성우로 발돋움 하신분은 구자형님뿐이 아닙니다. 주인공을 맡으신 최덕희님도 마찬가지죠. 최덕희님은 <란마1/2>의 여자 란마도 하시고 이전부터 많은 배역을 하시긴했지만 사람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긴건 결단코 세일러문이라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 물론 이와 비슷한 시기에 방송된 <마법소녀 리나>의 리나 역도 굉장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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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희님 유학가셨습니다. 캐나다로요.. ㅠ.ㅠ
 
세일러 마스 역의 서혜정님은 이미 <x-파일>에서 스컬리 역을 하고 계셨었죠. 그것만으로도 팬은 충분히 많았습니다만 세일러 마스 역할을 비롯해 다종다기한 악녀역을 섭렵하시면서 지적인 스컬리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악독한 연기나 우스꽝스러운 푼수 연기등을 아낌없이 보여주셨습니다.
 
세일러문이 방송되던 시기가 96년부터 97년까지였습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국내 통신망에 성우 팬클럽이란 단체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이와 동시에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에 데뷔하신 신진 성우들이 본격적인 중견 성우로 발돋움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성우 팬클럽 활동이 조금 미미해진 감이 없지 않습니다만 그때는 한 통신사당 성우동호회를 비롯한 각종 팬클럽이 많은면 20개 이상되곤 했습니다. 세일러문에 출연하신 최덕희, 구자형, 김일, 이선, 서혜정님의 팬클럽들도 그때 가장 활발한 활동을 했었죠. 그래서 성우분들을 뵐 수 있는 기회도 꽤 많았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이야기는 아니고 성우에 관심이 있었던 지망생들과 한정된 소수의 팬들에 관련된 이야기일 뿐이지만요. 
 
세일러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성우분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네요. 마지막 200회를 녹음하시면서 최덕희님, 서혜정님, 문일옥님, 최문자님, 정옥주님 모두 엉엉 우셨다고 하더군요. 2년동안 함께 해온 시리즈를 이제 떠나보낸다고 생각하니 무척 서운하셨었대요. 그만큼 그분들께도 인상적인 더빙이었던거죠.
 
자 이제 오늘 마지막 선물을 드릴까요?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 파일입니다. 음질이 안좋으니 양해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