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18일 일요일

빨강머리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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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지붕집에 가보고 싶었던 적 있으신가요? 현관으로 들어가면 마릴라 아줌마와 매튜 아저씨가 있을것 같고, 2층 창문으로 앤이 바깥을 내려다보며 공상에 빠져있을 것 같은 바로 그 집에요.

 

솔직히 저는 책으로도 읽었고, 애니메이션으로도 보았지만 소녀 시절의 앤에게 공감을 한 적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어렸을때도 쓸데없는 공상만 한다고 앤을 야단치던 마릴라 아줌마의 편이었다고나 할까요?(;;) 뭐, 어른이 시키는 일 열심히 하고, 별다른 반항심없이 쭉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의 성향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앤의 공상은 도대체가 이해하기 힘든 것들 뿐이었으니까요. 빨강머리가 싫다고 염색약을 몰래 바르는 바람에 초록머리가 된다든가, 혼자서만 봉긋한 소매옷을 입겠다고 고집부리다가 왕따가 되고 하는 것이 안쓰러우면서도 '그러게 누가 그런짓을 하라고 하더냐'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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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송때는 아마 앤이 성장하기 전까지, 그러니까 약 20회분량만 방송이 되었던 것 같네요. 그 후로 여러차례 재방송되면서 끝까지 다 방송된 것 같은데 불행하게도 저는 마지막회까지 본 기억은 없습니다. 제 기억속에 남아 있는건 앤이 사춘기에 돌입하기 전까지죠. 그러니까 처녀(?)가 된 앤은 몇몇 이미지로밖에 본 적이 없어요. 원작 1권의 '초록지붕집의 앤'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이 작품은 아마 매튜 아저씨가 죽고 앤이 대학을 포기한뒤 애번리 학교 교사가 되는 데까지라고 하더군요. 원작은 연작소설로 계속 집필되었다고 합니다. 결국은 앤이 길버트 브라이스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또 그 아이가 자라 성인이 되는데까지 이어지는 '앤의 전생애'를 다루고 있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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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매튜 아저씨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즐거웠던 한때일까요? 마릴라 아줌마도 많이 늙으셨군요. 솔직히 다 큰 앤은.. 좀 징그럽습니다. 말그대로 말만한 처자네요. (^^)

 

혹시 앤이 길버트를 석판으로 내려치던 그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홍당무'라고 놀리는 말에 흥분한 앤이 가장 과격한 액션을 보였던 그 장면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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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긋 소매옷과 더불어 가장 기억나는 이 장면, 피겨로도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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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제가 가진 피겨도 사진이 올라가는군요.. 기쁩니다.

 

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앤의 목소리를 연기하셨던 정경애님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괌 비행기 추락사고로 남편이셨던 장세준님과 함께 저 세상으로 가셨지요. 공상에 빠져서 뭔가 한뼘쯤 하늘에 떠있는듯한 앤의 목소리를 아직도 잊을 수 없는건 그 목소리를 만들어주신 정경애님의 공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출처 : 220.71.31.60 -/ng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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