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12일 월요일

아따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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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참으로 뒤늦게 버닝하게 된 만화가 두 편있다. 그 하나는 <개구리중사 케로로>이고, 또 하나는 이 <아따맘마>다. 어떻게 보면 버닝이라는 단어가 전혀 안어울릴법한 만화지만...

 

단행본을 보고,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매번 감탄하게 되는건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라는 사람들의 집요하고 예리한 시선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거대한 스케일도 없고, 특별한 상상력을 펼치지도 않는 이런 종류의 홈코미디물이 가끔 블록버스터급 물건들보다 더 대단해보이는건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흘려보냈을법한 것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보는이로 하여금 백만퍼센트 공감하게 만드는  능력이란......

 

동일한 크기를 가진 23컷의 직사각형안에서 벌어지는 아따맘마 가족들의 일상은 기가막히게 정확히 배분된 기승전결의 리듬감과 함께 웃길땐 웃기고, 울릴땐 울리는, 다양한 감정을 조율해낸다.

 

하지만 가장 웃긴건 저 가족을 보면서 17세의 오아리와 14세의 오동동의 모습보다는 43세의 아빠쪽을 더 가깝게 느끼는 내 자신을 느낄때다.

 

 

 

 

왜!

오아리같은 딸과 오동동같은 아들을 낳고,

한혜숙씨같은 마누라와 지지고 볶으면서 살아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해버리는거냐고오.......

 

 

 

 

 

OTL..................................

 

 

 

 

 

 

 

 

2005년 12월 7일 수요일

지구침략타령~!

 

 

 = 영상 2개가 연속으로 나옵니다 =

지구침략타령[地球侵略音頭]

 

 

 

 

[+] 다들 일어서서 케로로댄스 따라해보세요. 운동이 될지도..

2005년 11월 27일 일요일

쿠루루 상사

 


 

 
퇴근길에 심심하여 삼성동 코엑스에 들렀더랍니다.
 
기로로나 도로로를 구할까하고 갔는데
 
역시나 쿠루루만 쌓여있더라는.....
 
꽤 오랫동안 집었다놨다 집었다놨다 하다가
 
그냥 들고 왔습니다.
 
그게 바로 이놈입니다.
 
크크크크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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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니다. 크으크크크크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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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쬐그만 놈이 부분도색 포인트가 있더군요. 귀마개는 아크릴컬러로 대충 칠해줬습니다.

눈과 안경코는 카드네임펜으로 그려주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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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놔라! 크크크크크크크큭~"

 

무언가를 강탈중인 쿠루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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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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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루루 내부프레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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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흨크크크크큭, 불쌍하시군요, 이지스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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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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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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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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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큭큭큭크크크크큭, 까불다 망했습니다...."

 

안경또한 스티커는 버리고 카드네임펜으로 처참하게 박살내주었습니다.

 

이쪽이 더 느낌이 좋은거 같네요. 큭큭큭큭큭..

 

아무리 악성재고가 남는 쿠루루라지만

 

프라자체는 상당히 잘나온 것 같습니다.

 

제가 쿠루루를 안좋아하는데도

 

책상옆에서 절 쳐다보고 있는 이 놈이 상당히 귀엽게 보이네요. ^^


 

 

 


 

2005년 11월 26일 토요일

배트맨 피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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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매는 굳.

 

그러나 지나치게 세밀한 부분까지 재현해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쿠..쿨럭;;)

2005년 11월 16일 수요일

[펌] 제약회사 덴마크 '노보노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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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주사기로 당뇨병 환자 직접 공략

 

"어,웬 만년필.아…,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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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 교외의 박스배어드에 위치한 의약품 전문기업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의 힐러로드공장.모텐 옌센 수석 연구원이 들어보인 제품은 만년필 모양 그대로였다. 뚜껑을 열고 인슐린을 주사하는 시범을 보이기 전에는 누가 봐도 패션 만년필이다. 만년필 촉이 아닌 주사바늘,잉크를 담는 카트리지가 아닌 인슐린 카트리지,주사 용량을 표시하는 미터기가 없다면 말이다.

 

노보노디스크는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혈당 조절제)과 인슐린 주사기구인 '노보펜' 시리즈를 생산하는 글로벌 제약기업이다. 힐러로드 공장은 그동안 개발해 내놓은 10가지 노보펜 시리즈 중 '노보렛'과 ' 플렉스펜' 두 가지 제품을 자동 조립해내느라 여념이 없다. 몇몇 작업자와 초고성능 카메라가 공정을 점검하고 있을뿐 공장은 완전 무인자 동화로 돌아가고 있다. 주문에 따라 생산을 하는 시스템이어서 별도의 창고도 없다.

 

어린이 당뇨병 환자가 노보디스크의 노보린을 사용. 인슐린을 주사하고 있다.

 

"당뇨병 정복을 목표로 1925년 회사가 설립된 이후 노보펜을 개발한 1985년까지 60년 동안은 '레드오션'에서 헤어나질 못했지요. 하지만 노보펜을 개발한 이후 지금까지 20년 동안 블루오션을 만끽하고 있습니 다."(모텐 옌센 수석연구원)

 

옌센 연구원의 말 그대로다. 현재 전 세계에서 350만명 정도의 당뇨병 환자가 노보펜 시리즈를 애용하고 있다. 특히 유럽지역의 당뇨병 환자 가운데 90%,일본의 당뇨병 환자 중 90% 정도가 노보펜 시리즈를 사용하고 있다. 전 세계로 보면 당뇨병 환자의 55%는 노보펜 시리즈를 구매한다는 것.

 

이런 노보펜이 개발된 것은 1981년.당시 한 임원이 주사기에 일주일치 인슐린을 채우고 주사한다는 게으른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잡지 기사에서 착안했다. 무려 4년간의 개발과정을 거쳐 탄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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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 연구센터의 연구원이 노보펜용 인슐린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가 기존 주사기와 차별을 둔 영역은 너무나 간단했다. 노보펜 시리즈는 환자들이 사용법을 익히기가 쉽고 실제 사용하기도 편리하다. 정확한 양의 인슐린 주사가 가능하다. 디자인은 패션 만년필처럼 세련미가 넘친다. 전혀 주사기구 같지 않아 혐오감을 주지 않는다.

 

"노보펜 시리즈를 개발하기 전까지 환자들의 인슐린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와 간호사에게만 판매 마케팅을 집중해 오다가 발상을 전환한 것이지요. 인슐린 시장에서 인슐린 개발에만 피튀기는 경쟁을 벌이다가 인슐린 주사기구로 새 시장을 개척한 것입니다."(옌센 수석연구원)

 

물론 경쟁업체들이 나타났다. 노보노디스크의 제품이 대히트를 치자 미국의 거대 제약사인 엘라이릴리는 1990년부터 비슷한 제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시장을 선점한 덕분에 제품 선호도는 노보노디스크가 월등히 앞선다.

 

노보노디스크가 지난 2001년 개발한 플렉스펜의 경우 환자 선호도가 80%. 반면 엘라이릴리의 동급 제품은 18%에 불과하다. 블루오션을 개척한 선발주자의 입지는 단단하기만 하다.

 

노보노디스크는 경쟁 대신 주사바늘을 더 짧고 가늘게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수만∼수십만번 인슐린을 주사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아픔을 덜 느끼도록 해주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길이 6mm,직경 0.23mm의 주사바늘을 개발, 현재 노보펜3와 플렉스펜 제품에 채택하고 있다. 직경 0.23mm란 환자 10명 중 7명은 주사를 해도 거의 아픔을 느끼지 않는 수준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이런 제품과 기술력이라면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이 또 다른 거대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년필 형식의 인슐린 주사기구가 최근 미국 의료보험 적용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것.

 

니나 닐슨 힐러로드공장 안내자는 "당뇨병 환자인 친구가 플렉스펜을 사용하고 있는데 불만을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 "일 년에 두세 번 당뇨병 환자들을 공장으로 초청해 플렉스펜 생산과정을 보여주며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2005년 9월 25일 일요일

바디빌더 홍준영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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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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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예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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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합때는 이렇게 압도적인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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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즌기에는 좀 다른 사람...........;;;;;;;;;;;;;

 

그래도 멋지다.

2005년 7월 25일 월요일

Aegis 건담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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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전자렌지 샷. 이번에는 화이트 밸런스를 맞추고 찍었다는..

전체 도색 후 도색 상태 점검중 한 컷.

이제 마감재 뿌리고 먹선 넣는 일만 남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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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18일 월요일

1/144 HG Aegis Gundam (건담 Seed)

GAT -X303 AEGIS GUNDAM
 
완전 가조립 상태. 군데 군데 러너 자국 보이고 접합선 수정도 안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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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4 스케일이라 전고 15센치 정도밖에 안되는 작은 녀석이지만 완전 변신 가능, 프로포션 양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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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조립 상태에서 감히 접사 시도. 도색할 곳이 꽤 많이 보이나 사출색 그대로도 양호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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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집게발 모드 변신. MS 형태는 날렵한 느낌인데 MA로 변신하니 상당히 중후하고 악마적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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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샷. 가운데 스큐라 에너지포가 보임. 도색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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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샷이 훨씬 위협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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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스튜디오가 없는 관계로 전자렌지샷이었음. ㅋㅋ
도색 작업 들어가면 계속 올릴 예정입니다.

 

 

 

 

 

2005년 6월 29일 수요일

..

1. 역시 모든 스타워즈 시리즈가 그랬듯 에피소드 3편 역시 한국에서는 그저 그런 흥행 성적을 내면서 막을 내리고 있군요. 한국에서 SF영화가 기록적인 흥행 성적을 기록한 사례도 별로 없거니와 이 스타워즈 에피소드 3처럼 앞뒤 내용을 줄줄이 꿰고 있지 않고서는 그저 눈구경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영화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란 꽤 힘든 일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한국 상영이 끝나고 있는 이 즈음 일본에서는 여름 시즌을 앞두고 엄청난 물량을 쏟아붓는 마케팅과 15시간에 이르는 전편 릴레이 상영으로 붐을 일으켜 보려는 모양입니다. 이럴때보면 일본 사람의 성향은 참으로 기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자란 제가 일본인의 성향을 어찌 알겠습니까마는 가끔 미국인들이 미친듯이 열광하는 무언가에 일본인들도 덩달아 열광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 걸 보면 한국 사람들과 일본 사람들이 좀 다르긴 다른 모양입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습니다만 에피소드 3편의 일본 대흥행은 뭐 거의 기정 사실인 것 같습니다.
 
2.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에 숨겨져 있는 흥미거리라든지, 이 프리퀄 3편과 나머지 3부작을 잇는 연결 고리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매체에서 다루었기에 또 다시 이야기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결말을 먼저 내려놓고 그 중간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의 입장이야 스토리가 샛길로 갈 염려가 없으니 어쩌면 편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이야기가 무려 30년에 걸쳐 작성되었다면 토막난 징검다리를 메우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만은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차피 정해진 길로 갈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보다 설득력있게 제시하면서 '상상 이상의 것'을 보여주려고 무리하기 보다는 '상상할수 있는' 딱 그만큼만 관객이 납득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절체절명의 과제였겠지요. 그런 이유로 다소 산만하게 날뛰는 감이 없지 않았던 에피소드 1과 에피소드 2의 분위기가 에피소드 3에서는 어느 정도 제 갈 길을 가는듯 정제되어 보입니다. 그중에서도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소위 '악의 화신'인 다스베이더로 변해가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내지 못하면 6편의 이야기를 몽땅 그저 그런 것으로 만들어 버릴수도 있는 '보이지 않는 위험'이 얼마든지 산재해 있었던 것입니다.

2005년 4월 11일 월요일

sing sing sing... <스윙걸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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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고 수중발레부의 이야기가 비현실적이었던가?
 
영화 <워터보이즈>의 스즈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곧 대학 시험을 치러야하고, 어른이 될거야.
 
지금이 아니면 우리가 언제 또 이런걸 해볼 수 있을까?'
 
지금이기에 할 수 있는 것.
 
그때였기에 할 수 있었던 것.
 
청춘은 한번 뿐.
 
무작정 달려 볼 수 있는 시간이 어차피 제한되어 있는 거라면
 
신나게 달리고 나서 생각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은 것.
 
야구치 시노부의 청춘예찬 두번째, <스윙걸즈>!
 
수중발레든, 빅밴드재즈든
 
세상에 못할 건 아무것도 없는거야!
 
간만에 정말 유쾌하고 신나는 영화를 보았다네. ^o^
 
 

Sing Sing Sing

김연아의 그 씽씽 송..

 

이 영화 최고의 명장면 'What a wonderful world'


ps. 더 나이들기 전에 스윙댄스를 배워야할것인데....

2005년 4월 7일 목요일

&lt;아무도 모른다&gt;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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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순간 영화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할 말이 너무 많아서이기도 하고, 반대로 할 말이 그닥 없어서이기도 하고 하여간 복잡한 심정때문입니다. 지난 일요일 이 영화를 본 이후 3일간 꽤 여러 사람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영화가 너무 좋다는 사람도 없었지만, 나쁘다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영화에 대한 일단의 평가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듯했습니다. 모두들 쉽사리 어떤 말을 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일거라 짐작합니다. 단순히 '슬프다'라는 한마디 로 설명되지 않는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었던 것은 저 혼자만이 아니었던 게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 <아무도 모른다>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며 우는 사람이 별로 없는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합니다.
 
2.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화두는 언제는 '생과 사'입니다. 이 사람만큼 한가지 주제에 천착하는 영화 감독도 드물것입니다. 젊은 감독들에게는 특히나 그렇지요. 장르적 유희에 탐닉하거나 영화 만들기를 하나의 재밋거리로 생각하는 감독들을 만나고 그 감독들의 어떤 영화들에 대해 천재성을 거론하는 것이 흔한 일이 될수록 영화에서 철학적이고 진지한 화두를 던지는 어떤 감독을 만나기란 점점 어려운 일이 됩니다. 물론 꼭 어려운 주제를 다룬다고 해서 좋은 영화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이 담을 수 있는 그릇의 크기를 알고 그 그릇안에서 최대한의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노력하는 자세는 언제나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환상의 빛> 이후 10년동안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나이를 먹어가고 경력이 쌓임에 따라 커져가는 자신의 그릇을 무의식중에 인지해 왔고, 꼭 그만큼의 이야기를 해왔으며 <환상의 빛>과 <아무도 모른다>의 차이는 그 10년의 사이만큼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것은 노력이며, 결실이고, 완결이 아니라 과정이었습니다. 차기작 <하나요리모나호>를 완성하기까지 또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는 알수 없지만 그것 역시 완결이 아닌 과정의 하나 일 것임은 분명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완결인듯하지만 다음으로 이어지는 과정인 것처럼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는 한 편 한 편이 그 자체의 완결이면서 다음 영화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3. <환상의 빛>의 카메라는 무척이나 정적이고 담담합니다. 앞선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어떠한 극적인 순간에도 카메라는 냉정함과 침착함을 잃지 않습니다. 마치 모든 것을 예견하고 있다는 것처럼 일체의 동요를 보이지 않는 카메라는 무서우리만치 한자리에 꼿꼿하게 서서 피사체가 겪고 있는 모든 순간을 가감없이 관객에게 전달합니다. 이쿠오를 잃은 나오코의 슬픔을 느끼는 것은 오로지 관객의 몫입니다. 관객과 피사체 사이에 놓여있는 카메라는 단 10%의 감정도 더하거나 빼는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환상의 빛>은 젊은 감독의 데뷔작치고는 지나칠 정도로 완벽한 작품이었습니다. 그 자리에 앉아서 지켜 보는 것 외엔 관객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죠. <아무도 모른다>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스 매체에서 호들갑스럽게 다루기 쉬운 선정적인 소재와 소재 자체가 가진 엽기성, 극적으로 과장할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한 내용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생각밖의 차분함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은 영화를 보는 관객의 기대를 배반하고도 남을만한 일입니다. 양쪽 눈에서 굵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손수건을 흠뻑 적시고도 남을 이야기가 정반대의 방식으로 다루어진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의 가슴이 그렇지 않은 영화를 본 것보다 훨씬 무거워지는 것은 왜 일까요? <환상의 빛>과 <아무도 모른다>사이의 10년이라는 적지 않은 간격이 그 답을 말해줍니다.
 
4.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치밀함을 먼저 말해야겠습니다. 아키라 역의 야기라 유야를 비롯한 세 명의 동생과 YOU라는 범상치 않은 가명을 가진 엄마 역의 배우까지 다섯명은 모두 영화 연기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왕따를 당하는 소녀로 나온 하나에 칸이 스즈키 세이준의 <피스톨 오페라>에 나온 적이 있었다는 것을 제외하면 제대로 연기를 해본 배우가 이 영화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환상의 빛>의 주연을 맡은 에스미 마키코나 아사노 타다노부가 그 당시에는 연기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신인 배우였다는 사실을 떠올려 볼때 고레에다 감독의 이러한 캐스팅 방식은 다큐-드라마의 그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 혹시 다큐멘터리라는 장르가 100% 사실만을 담는 그런 것이라고 믿고 계신 분들이 있을지 몰라 언급합니다만 그만큼 창작자의 의도가 노골적으로 반영되기 쉬운 장르도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주시길 바랍니다. - 이 영화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영화 연기를 하지 못하는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그들에게 대본을 보여주지 않은 채 상황 상황을 그저 귀띔해주는 것만으로 촬영되었습니다. 그것도 각 계절마다 2주씩 촬영을 하고 감독은 배우들을 해산시킨채 편집을 하면서 다음 촬영 분량을 계획하는, 상업 영화로서는 감히 상상하기 힘든 방식으로 무려 1년간에 걸쳐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맏이 아키라 역할을 맡은 야기라 유야는 사춘기에 돌입하여 변성기가 오고, 자연스럽게 극중 아키라또한 변성기가 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직접 밝힌 것처럼 이 영화에는 고레에다 자신의 삶이 반영되어 있고, 야기라 유야 또한 자신이 야기라이면서 아키라인 1년간의 삶이 통째로 녹아있습니다. 실제로 네남매로 나온 배우들은 꼬박 1년간을 극중 모습으로 살아야했습니다. 더벅머리조차 가발이 아니었던 것이죠. 다큐를 방불케하는 극영화 제작 방식은 고레에다 감독의 특기입니다. 다큐멘터리 작가로 출발하여 극 영화 작가로 옮겨간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는 <환상의 빛>, <원더풀 라이프>, <디스턴스>를 거쳐 <아무도 모른다>에 이르기까지 다큐의 어떤 특징을 줄여가면서 극영화적 성격을 강화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다음 영화인 <하나요리모나호>에서는 전혀 다큐적 성격을 부여할 수 없는 사무라이 시대극을 만든다고 하니 극영화로 옮겨가는 발걸음이 차기작에서 바야흐로 완성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간 영악하게도 일체의 가공의 연기를 배제하고, 조명조차도 아파트 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 일색인 <아무도 모른다>는 그렇게 다큐적인 냄새를 풍기고, 과장된 조명이 없기에 평평하기 그지없는 화면을 두시간 내내 봐야하는 심심함 속에서도 기이하게 경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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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정적으로 이 영화는 다큐인듯하지만 다큐가 아니라 분명한 극영화입니다. 따라서 영화적인 배치와 설정이 등장합니다. 집을 나선 아키라가 어딘가를 가기 위해선 높디 높은 계단을 항상 지나야합니다. 몇달만에 가까스로 집밖으로 소풍을 나선 네남매가 철조망뒤에서 발견한 것은 하수도 블록 사이에서 자란 이름없는 들꽃입니다. 돌보는 이 하나 없고, 존재조차 아무도 모르는 네 아이지만 아이들은 먹고 자고 하루가 지나면 키가 자랍니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관객은 위태로움을 느끼고 불안해집니다. 맏이 아키라에게 과연 동생들을 돌보아야 할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그 자신이 아이에 불과한 아키라는 금새 유혹에 빠집니다. 공과금을 내야할 돈으로 게임기를 사고, 동생들과 함께 나누어 먹을 식량을 사야할 돈으로 친구들에게 군것질 거리를 사줍니다. 도의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관객의 입장에서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것들이라고 믿는 것들이 이 아이들에게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유혹과 일탈에 대해서도 나무랄 수가 없습니다. 예상대로 아이들은 점점 비참해집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을 비추는 카메라는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습니다. 그저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비추어 관객들에게 보여줄뿐입니다. 마치 고레에다의 카메라는 관객과 아이들의 사이를 의도적으로 떼어놓는 듯합니다. 고레에다의 카메라는 알고 있습니다. 다가갈수록 의도적인 과장과 감정이 증폭된다는 것을. 아이들의 모습에 점차 드리워지는 그늘을 관객 자신이 느끼는 것 외에는 특별히 무언가를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카메라는 철저하게 간격을 유지하면서 전달합니다.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그 모습들은 고스란히 관객의 안타까움을 배가시킵니다. 하지만 이 카메라가 그렇게 냉정하고 잔인한 역할에 머무르지는 않습니다. 엄마가 교코의 손에 발라 주고간 빨간 매니큐어가 흔적만 남을때, 막내 유키가 아끼던 아폴로 초코가 단 한개밖에 남지 않았을때, 아키라의 하나뿐인 운동화가 새까맣게 더러워졌을때, 아키라가 유키의 생일날 뽁뽁이 신발을 꺼내주었을때 카메라는 그것들을 잡아냅니다. 겉으로 증폭시키는 큰 감정은 없지만, 그 누구보다 안타까운 속내를 품고 있지 않다면 결코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을 고레에다의 카메라는 짚어줍니다. 목소리를 높여 윤리적, 도의적 책임을 묻지 않지만, 그래서 모든 것은 영화를 보는 관객의 머리속에 남지만 그것이 큰 파장으로 되돌아 오는 것은 그때문입니다.
 
6. <아무도 모른다>에 이르러 고레에다는 카메라에 진정성을 담는 방법을 깨우친듯 합니다. 렌즈 앞에 놓인 배우는 단순한 피사체가 아닙니다. 영화 감독의 의도대로 움직여만 주면 되는 꼭둑각시도 아닙니다.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에 대한 감독의 진정성이 담긴 영화를 만나는 것은 실로 오래간만입니다. 왜 유키가 떠난 후에도 아키라와 두 동생은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변함없이 유통기한이 지난 편의점 삼각김밥을 얻어먹으면서도 시게루는 장난을 치고, 아키라는 그런 시게루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일까요? 누구보다 큰 슬픔을 겪었어도, 한 아이의 삶이 비극적으로 끝났어도, 남은 아이들의 삶마저 끝난 버린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환상의 빛>에서 나오코의 남은 삶이 어떻게 되었을지 아무도 모르는 것처럼, 우리는 아키라 남매들의 삶이 어떻게 되었을지 짐작할 수 없습니다. 계속해서 불행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생각하는 것도 섣부른 일입니다. 묵묵히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더 아파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생과사'라는 절대절명의 화두를 다루면서도 죽음보다는 '삶'을 이야기하는 감독인 이유는 쉽게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도 희망에 대한 가능성 자체를 놓아 버리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誰もしらない自分も生きる’라는 말을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제목은 '아무도 모른다'가 아니라 '아무도 모르는'입니다. '아무도 모르는 나 자신도 살고 있다'는 원래의 제목처럼 누군가가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기 때문에 우리가 꼭 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피할 수 없는 인간 관계망 안에 놓인 우리들이지만, 그래서 타인과 손을 잡고 살아갈 수 밖에 없지만 중요한 것은 '산다'는 그 자체라는 것을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강조합니다. 특별히 무언가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이지만 그 겸허함은 '영화 만들기'의 근본에 대해서, 나아가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한방울의 눈물보다 강한 물음표를 되새기게 만듧니다.    
 
사족 :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키라에게 그나마의 온정을 베풀어주던 편의점 아르바이트 누나가 왜 영화 중간에 사라졌는지 의아해하셨을지도 모릅니다. 유키를 묻고 돌아오는 아키라와 사키 위로 '보석'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흐를때 그 노래를 부른 사람이 바로 편의점 누나로 출연한 '다케 다카코'였습니다. 편의점 누나는 끝까지 아키라를 돌보아 주지는 못했지만 누나의 남은 감정은 그 노래 가사를 통해 절절히 느낄 수 있더군요.

 

 




< 출처 : 네이버 영화 >

2005년 4월 3일 일요일

寶石... &lt;아무도 모른다 中&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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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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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라고... 삶은 계속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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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네이버 영화 >

2005년 3월 23일 수요일

Main theme...<그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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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속에 든 저 놈이 어떤 녀석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 영화를 봤었지.
 
그게 1986년이었던가?
 
한참 스필버그를 나의 우상이라고 떠들고 다니던 때라
 
제작자든 감독이든
 
그 이름이 올라간 영화는
 
가리지 않고 보던 때에 만났던 영화.
 
피비 케이츠와 소피 마르소 중에 누가 더 예쁜지
 
떠드는 아이들이 있든지 말든지
 
내 관심은 오로지 스필버그였고
 
늘 색다른 상상력으로 영화를 만들어내는 그 놀라운 능력에
 
아이의 눈은 감탄으로 빛났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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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서야 그게 상상력뿐만 아니라
 
그런 상상력을 뒷받침해줄 능력을 가진 인재를 발탁하고
 
뒤를 밀어주는 혜안에도 있었던 것임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백투더퓨쳐>의 로버트 저멕키스와
 
이 영화 감독
 
죠 단테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졌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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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귀여운 이 모과이 녀석에게 그런 치명적인 독성을 숨겨놓다니
 
참 짖궂으면서도 잔인한 상상력이다.
 
비록 <그렘린2>에서는 그 상상력이 너무 멀리 나가는 바람에
 
큰 호응을 못얻었다고는 하지만
 
죠 단테가 좋은 이유는
 
변신한 나쁜 그렘린처럼
 
관객을 놀려먹는 심술맞은 장난을 칠줄 아는 감독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에 비하면 요즘 영화들은 너무 무난하다.
 
설탕으로 범벅해놓은 빛만 좋은 과자처럼.
 
나이를 먹은건지도 모르겠지만
 
80년대 영화들의 중구난방 어디로 튈지 모르던
 
재기 발랄함이 그립다.
 
많이 촌스러웠지만 그만큼 용감했던.
 
 
 
PS. 그렘린들의 장난으로 필름이 타들어가던 장면을 기억할 수 있는 사람?
 
비디오판에서는 테입이 씹히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으로 대체되었었지. ㅎㅎ
 



 

2005년 2월 25일 금요일

only when I sleep.. &lt;주홍글씨 中&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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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옆에서 나오고 있으니... 긴말 안해도 되겠고..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보단

 

한 배우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분위기다.

 

연초부터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에 대한 드라마를 심상하게 보고

 

이런 저런 생각에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역시 현실에 부딪히면 다르다.

 

이런 일 앞에서

 

죽은 자의 책임과 남은 자의 삶에 대해 쉽게 말할 수 없는 걸 보면.

 

 

 

그렇게 쉽게... 라고 표현하는 건 옳지 않겠지.

 

어느 누가 쉽게 죽을 수 있을까?

 

 

 

부디 좋은 곳으로 갔기를... 편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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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이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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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Wh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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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e only just a dreamboat
Sailing in my head
You swim my secret oceans
Of coral blue and red
Your smell is incense burning
Your touch is silken yet
It reaches through my skin
And moving from within
It clutches at my breast

But it's only when I sleep
See you in my dreams
You got me spinning round and round
Turning upside-down
But I only hear you breathe

Somewhere in my sleep
Got me spinning round and round
Turning upside-down
But its only when I sleep

And when I wake from slumber
Your shadow's disappear
Your breath is just a sea mist
Surrounding my body
I'm workin' through the daytime
But when it's time to rest
I'm lying in my bed
Listening to my breath
Falling from the edge

But it's only when I sleep
See you in my dreams, (dreams)
You got me spinning round and round
Turning upside-down
But I only hear you breathe
Somewhere in my sleep, (in my sleep)
Got me spinning round and round
Turning upside-down
But its only when I sleep
It's only when I sleep

[Sharon & Andrea solo]

Up to the sky
Where angels fly
I'll never die
Hawaiian High
In bed I lie
No need to cry
My sleeping cry
Hawaiian High

It's reaching through my skin
Movin' from within
And clutches at my breasts...

But it's only when I sleep...
See you in my dreams, (dreams)
You got me spinning round and round
Turning upside-down
But I only hear you breathe

In bed I lie
No need to cry
My sleeping cry
Hawaiian High

But it's only when I sleep... aaaaaaa....
Got me spinning round and round
(Turning upside-down)

Up to the sky
Where angels fly
I'll never die
Hawaiian High
But it's only when I sleep...

[Fade out]

2005년 2월 14일 월요일

맨온파이어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장악한 감성 액션 대작!'이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쓰고 있는 이 영화 <맨 온 파이어>는 꽤나 오랜만에 만나는 토니 스콧 감독의 작품이다. 토니 스콧이라하면 <탑건>, <크림슨 타이드>, <트루 로맨스>, <라스트 보이스카웃>등으로 한때 영화를 내놓을때마다 박스오피스 수위권을 수월하게 점령하던 감독이자 <블레이드 러너>, <글래디에이터>의 감독인 리들리 스콧의 동생이기도 한 사람이다. 이렇게까지 설명하는 이유는 그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성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 '토니 스콧이 누구지?'라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사람도 없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이 두 형제는 꽤나 비슷하면서도 다른 길을 가고 있는데 흥행의 부침이 심하다는 면에서는 유사하나, 리들리 스콧이 60이 다된 나이에도 불구하고 <글래디에이터>나 <블랙호크다운> 그리고 곧 개봉할 <킹덤 오브 헤븐>과 같은 블록버스터를 찍거나 <매치스틱 맨>류의 드라마를 오가며 일정치않은 행보를 보이는데 비해, 토니 스콧은  줄기차게 인물이 주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은 그런 '액션 영화'에 대한 고집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편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액션 장르에 대한 자신만의 해법을 찾고 있는 듯 하다. 과연 그것이 장차 토니 스콧 자신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겠지만 <맨 온 파이어>는 그런 토니 스콧의 고집이 충분히 반영된 영화이다. 같은 이유로 극과 극을 달리는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받아야만 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박스 오피스 상위권에 꽤나 오랫동안 랭크되었고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입을 벌어들이는데 성공했지만 한국에서는 비수기에 개봉되어 소리 소문없이 사라졌고 지금은 비디오 대여점에서 볼 수 있다.


미국에서 성공했지만 한국에서 그럴 수 없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연배우'의 문제와 '액션 장르'에 대한 관객들의 선입견의 문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할리 조엘 오스먼트 이후 가장 소름끼치는 아역 연기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다코타 패닝과 시드니 포이티어의 뒤를 잇는 연기파 흑인 배우 덴젤 워싱턴이 보여주는 조화는 두 사람을 투톱으로 내세운 것이 전혀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두 사람이 미국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을 만큼의 충분한 티켓 파워를 지니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 여름 시즌에 개봉할 스필버그의 영화 '우주전쟁'의 30초짜리 TV spot을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다코타 패닝의 압도적인 표정 연기는 그 영화의 주연이 톰 크루즈란 사실을 잊게 만든다. <맨 온 파이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은 그저 미국이라는 특정 지역에서 가능한 일이지 한국에서는 아닌듯하다. 한국의 외화 배급에는 학술적 근거는 없지만 어느 정도 신뢰 가능한 '미신적' 통계가 있는데 그런 사례가 '흑인이 주연인 영화는 배우가 어떤 사람이라 할지라도 흥행에 성공할 수 없으니 비수기에 개봉하라'는 것과 '아역배우가 여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도 흥행 가능성은 없다'는 것들이다. 가끔 이런 영화들 중에서도 관객 동원에 어느 정도 성공하는 영화들이 있기는 하지만 요 몇년 사이와 같이 외화들이 한결같이 죽을 쑤고 있는 상황에서라면 저런 떠도는 말들에 대한 신뢰감은 더 커지게 마련이다. <맨 온 파이어>도 그 공식들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한국 시장에서는 별반 힘을 못쓰고 간판을 내리고 말았다.

 

주연배우의 문제와 더불어 '액션 장르'에 대한 관객들의 선입견을 이야기했는데 그것은 '액션 = 비디오용'이라는 약간은 생뚱맞은(?) 등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국의 비디오 대여 시장이 활황이던 그때에도 비디오 시장에서 대여 1위를 차지하는 영화는 언제나 '액션 장르'로 분류되는 영화들이었다. 척 노리스의 영화나 스티븐 시걸, 장 클로드 반담의 영화들은 극장에서 단 하루를 상영하고 내려와도 아쉽지 않은 이유가 있었는데 그것은 그 영화들이 상영당시 아무리 푸대접을 받아도 - 푸대접 받을 만한 영화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 비디오 시장에 출시하면 본전은 뽑고도 남을만큼의 성공을 늘 거두곤 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액션 영화를 극장까지 찾아가서 보는 몇몇의 매니아들을 배려하기 보다는 비디오 출시를 목적으로 한 형식적인 개봉이 줄곧 이어졌고, 이는 곧 이 장르가 푸대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자업자득'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한국 시장의 예를 들어 말하긴 했지만 그것이 비단 이곳에서만 벌어진 일은 아닐 것이다. <맨 온 파이어>는 이러한 시장 상황하에서 분명 특별히 주목받을 만한 작품도 아니었을 테고, 배급한 사람조차 성공 가능성을 별로 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두루두루 흥행에 불리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는 <맨 온 파이어>였지만, 이 영화 자체가 아예 함량 미달의 작품이라고 단정짓기는 힘들다. 앞서 잠깐 언급한 토니 스콧의 고집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토니 스콧은 장르상 액션물에 포함시킬 수 있는 영화들을 계속 찍고 있는 감독이다. <맨 온 파이어>는 러닝 타임이 무려 2시간 30분에 달한다. 스트레스를 확 날려줄 화끈한 액션물을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무척이나 긴 시간이다. 설사 <옹박>에서 토니 쟈가 보여준 것과 같은 입이 떡 벌어지는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해도 그것이 2시간 이상 지속 된다면 결국은 지루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일반적인 액션 영화가 2시간을 넘지 않고, 스토리 라인의 부실함을 지적받으면서도 짧게 치고 끝나는 것은 관객들이 그 이상의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장르 만들기'의 공식에 의한 것임을 생각할때 토니 스콧의 이 영화는 너무 긴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 긴 시간의 대부분은 덴젤 워싱턴이 맡은 주인공 '크리시'의 심리적 갈등과 드라마로 채워져 있다. 이게 웬 일인가? 액션을 보러 들어갔는데 드라마라니. 알콜중독과 심리적 불안 상태에 놓여 있는 전직 CIA 요원 '크리시'가 유괴 사건이 횡행하는 멕시코시티에서 9살 소녀 '피타'의 보디가드를 맡게 되고 이 아이와의 교감을 통해 살아갈 희망을 다시 찾게 되지만 끝내 비극적으로 마무리된다는 이 영화의 스토리 라인은 애시당초 액션물의 단순 명료한 스토리와는 거리가 멀다. A. J. 퀸넬의 동명의 원작 소설이 토니 스콧의 <맨 온 파이어>까지 합치면 세번이나 영화화 되었다는 것도 그 안에 그만큼의 드라마틱한 매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일테고, 거꾸로 토니 스콧이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몇번의 카체이스와 총격전을 제외하면 지극히 소박한 이 영화는 그닥 '액션영화'가 아니었다는 이야기이다. <크림슨 타이드>가 잠수함 블록버스터를 표방하고 있지만 밀폐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물들간의 갈등 상황이 주가 되었던 것이나, <더 팬>이 스포츠 액션영화처럼 보이면서도 야구 선수와 스토커간의 밀고 당기는 심리 게임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 영화였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자. <맨 온 파이어>는 바로 그런 연장선상에 놓인 영화이다. 토니 스콧은 CF 감독 출신답게 여전히 감각적인 화면과 편집을 선보이고 있지만, 그의 주된 관심은 여전히 '인물'이다. 드라마틱한 시츄에이션에 눌려서 캐릭터가 희생되어 버리는 그런 영화를 원하지 않는 토니 스콧이 늘상 가장 그렇게 되기 쉬운 '액션물'을 찍는 것은 곧 아이러니를 낳는다. 최근들어 부피는 커지고 밀도는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는 리들리 스콧의 영화들과의 차이점도 여기에서 나타난다.

 

상당히 무거운 주제 의식을 감각적으로 표현해내려는 토니 스콧의 의도를 <맨 온 파이어>에서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 온 파이어>가 훌륭한 걸작은 아니다. 이야기는 길어진만큼 다소 늘어지고, 전체적인 포인트를 잡아내기 힘들만큼 산만하다. 반전이라고 볼 수 있는 지점이 두세번에 나눠져 있다는 것도 이야기의 힘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토니 스콧이 한 장르에 대한 집착과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거장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은 그런 고질적인 단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맨 온 파이어>는 '액션물'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고 '드라마'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볼만한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선뜻 대놓고 추천하기에 꺼려지는 이유는 그래서이다. 여전히 토니 스콧의 영화는 훌륭하지는 않아도 괜찮은 편이다.

 

PS. 토니 스콧의 1986년작 <탑건>이 새로운 스페셜 버전으로 DVD 출시 되었다. 3월 중순경 구입하고 5.1채널로 즐겨본 뒤에 리뷰를 작성할 예정이다. 못다한 토니 스콧에 대한 이야기는 그 때 이어서 하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