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1일 월요일

슈퍼스타K - 여인천하팀 전원탈락, 그리고 최후의 10인



8월 28일 70분 특별 방송으로 편성된 슈퍼스타k는 최종 생방송 본선 무대에 오를 10인을 선정하며 모든 예심을 끝냈다. 지난주 '심장이없어'를 감동적으로 소화해낸 '여인천하'팀 덕분에 이 프로그램은 각종 언론매체에 기사거리를 쏟아낼 수 있었고, 그 결과 케이블 방송으로서는 경이적인 6%의 시청률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고 하는데 그 사실은 그 방송이 나간 직후에만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은 분량의 블로거 리뷰가 쏟아졌고 지금도 슈퍼스타k를 검색하면 그주에 올라온 리뷰들만 발견 할 수 있다는 점을 통해 파장이 어느 정도였는지 충분히 확인 가능하다. 심지어 이번주 방송에 대한 리뷰도 거의 찾을 수 없다. 그러니까 제작진 쪽에서 충분히 기대했을, 시각장애인 포함 팀을 통한 프로그램의 이슈화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런 기대감을 안고 지켜본 6회 방송에 대해서는 오히려 이 프로그램 전체에 대한 배반감과 의구심만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그정도로 모든 심사를 둘러싼 모든 상황은 '이해불가'였다.

지난주에 가장 큰 이슈를 몰고 왔던 '여인천하팀' 5인은 최종 10인 선발전에서 모조리 탈락했다. 물론 2인 라이벌 미션에 돌입하자 그들 5명이 함께 노래했을때 만큼의 실력을 보이지 못했고, 개인이 가진 단점이 좀 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는 하지만 그 다음 단계에서 다섯명 중 단 한 명도 합격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움을 넘어 심사에 대한 의문을 가지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좀 더 억지를 부리자면 '전부 떨어뜨리기 위해 전부 합격시킨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각장애인 김국환은 팀경합 당시에도 별반 눈길을 끌지 못했던 김휘철과 한 조를 이루게 되었고, 김휘철이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일찍 잠자리에 드는 동안에도 분명 좀더 늦은 시간까지 연습을 했음이 분명했었다. 하지만 연습을 했고 안했고를 떠나 그가 2인 미션 무대에서 보여준 행동은 자포자기에 불과했다. 무엇때문에 김국환은 그렇게 의욕을 상실했을까? 단지 노래를 외울 수가 없어서라고 보기엔 김국환의 모든 행동은 더이상 이 프로그램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싶을 정도로 손을 놓은 상태였다. 제작진의 말대로 전국에서 7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오디션을 치른 끝에 최종 10인 선발전까지 올라갔다면 그것은 결코 쉬운 무대가 아니며,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상황을 떠나 누구도 쉽사리 포기하고 싶지 않은 무대였을텐데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는 보일 수 없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5명 전원 합격으로 인한 악플이 쇄도했고 이 일로 인해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소문이 있는데 합숙 기간중 굳이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까? 부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김준현, 김승현 쌍둥이 형제의 심사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두 쌍둥이 형제의 무대에서 심사위원들은 김승현을 합격시키고 김준현을 탈락시켰지만, 곧이어 10인 선발 심사에서 김승현마저도 탈락시켰다. 두어시간만에 탈락시킬 사람을, 그것도 노래 심사가 아닌 심사위원 회의를 통해 떨어뜨릴 거라면, 굳이 그 사람을 합격 명단에 집어넣은 의도는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차라리 14인이 아니라 그저 노래 심사에서 10명만 뽑는 것이 옳지 않았을까? 시쳇말로 '방송분량'을 뽑고, 협찬사의 두부제품을 시식하는 장면을 넣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이런 요식행위에 가까운 어색한 심사를 왜 여러번 하는 건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케이블 방송을 통해 넘쳐나는 리얼리티 쇼의 대부분은 거의 다 해외 프로그램에서 그 포맷을 따오고 있다. '슈퍼스타K'도 심사위원의 배치방식, 심사위원의 캐릭터, 그리고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발표할때 의도적으로 미묘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연출등이 이 프로그램의 모체가 된 '브리티시 갓 탤런트'나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가져온 포맷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문제는 심사 방식 자체가 가진 문제와 함께 재미 참가자들을 대하는 제작진의 자세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품게하는 의도적인 연출도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참가자를 태우고 서울역에 도착한 차량에 탄 탑승자는 불합격자가 될 것이라고 말해놓고 그 차량을 합격자들이 모여 있는 잠실의 올림픽 파크텔을 한바퀴 돌아 지나친 뒤 서울역에 내려놓은 일이었다. 이 연출은 참가자들에 대한 제작진의 예의가 어느 수준에 머물렀는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고 하겠다. 그냥 서울역에 떨궈졌어도 기분이 썩 좋지 않았을 참가자들, 과연 잠실을 지나쳤을때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건 없건, 제작진의 마음에 들었을법한 최후의 10인은 발탁이 되었다. 노래 실력이 크게 모자란다는 평가를 들었던 김주왕의 합격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강진아를 포함한 방실이 3인방의 탈락도, 가창력이 좋았던 정슬기의 탈락, 그리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회자되고 있는 김현지의 탈락까지 시청자들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 프로그램은 제작진의 의지대로 쭉 달려나가고 있다. 그저 참가자들과 시청자들만 순진했던 걸까? 최근 몇년간 엠넷을 통해 방송된 막장 프로그램들을 생각할때 이 프로그램이 그저 착한 전국노래자랑이 되리란 순진한 기대를 했던 건 엄청난 오해였을까?

전국적인 대규모 오디션을 통한 국민적 스타의 발굴이란 최초의 취지에서도, 오디션 리얼리티 장르의 도입이란 면에서도, 최근 유행하는 케이블티비식 미션 통과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도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 자꾸 사라져간다는것은 꽤 아쉬운 일이다. 남은 10인중에서 분명히 최후의 1인은 발굴될 것이고 기획사의 의도대로 스타로 키워지겠지만 기대치가 높았던만큼 커져버린 의구심과 아쉬움은 어떻게 해야할지, 10인의 본선 생방송 무대가 그것을 해소해줄 것인지 지켜봐야겠다.






실손보험이 뭐길래_(3)




8월 1일부터 한방병원, 한의원 통원시에 받을 수 있는 보장이 없어졌습니다.
상해에 대한 보장도 질병과 마찬가지로
통원시 자기부담금이 생겼습니다.
이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실손보험이 뭐길래_(2)



8월 1일부터 변경된 질병입원의료비, 질병통원의료비 특약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보장금액이 줄어들었습니다. 필독하세요. ^^

실손보험이 뭐길래_(1)


8월 1일부터 개정된 손해보험사의 실손장기보험 개정 내용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2009년 8월 28일 금요일

인생의 회전목마 -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일본 문예춘추에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2005년 최악의 영화 3위로 뽑혔다는 소식이 날아온 후로 이 영화를 보고 실망스러웠다고 이야기한 관객들의 평가가 다소 정당성을 얻고 있는듯하다. 한국 관객들의 관람평과 일본 잡지에서 내린 평가는 여러가지 관점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을텐데도 그런 저런 구체적인 이유를 다 제쳐 놓고 그저 '실망'이라는 단어로만 결론짓는 것을 보고 있으니 다소 석연치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울...>이 개봉된 이후 가장 먼저 나온 평은 그것이 전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보다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일반 관람객을 동원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이 <센과 치히로...>였고, 또 가장 최근에 보여진 작품이었으니 비교 대상이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2시간 30분이라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서는 거의 금기나 다름없는 긴 러닝 타임을 가진 <센과 치히로...>였고, 스토리 보드 분석을 통해서도 알려진 바와 같이 그 긴 러닝 타임 동안 이중, 삼중으로 겹쳐진 복선적 내러티브를 극영화 못지 않은 깔끔함으로 꾸려낸 점이 있었으니 그토록 높은 평가를 받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에 비하면 <하울...>은 분명히 부족한 점이 많다. 상대적으로 짧은 러닝 타임에, 무언가 덤벙 덤벙 지나가는 듯 빠르게 전개 되는 이야기속에 설명이 부족하고, 따라서 관객의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만한 내러티브의 인과성과 캐릭터의 개연성이 떨어진다. 한마디로 불친절하다는 이야기다. 씨네21에 게제된 정성일 평론가의 리뷰나, 듀나씨의 글에서도 이런점을 지적하고 있다. 다들 맞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 만, 과연 그 이야기들을 전부 수용하면서도 <하울...>이 그저 못만든 작품이라는 말에 수긍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자유분방한 이야기 전개와 중구난방인 캐릭터들의 행동이 감독의 의도였다고 보는건 지나치게 관대한 일일까? 조금이나마 <하울...>을 옹호하고 싶은데 그럼 어디에서부터 이야기를 끄집어 내야할까? <하울..>을 이해할 수 있는 몇가지 힌트들을 살펴 보려고 한다.

 

 

확실히 60대에 들어선 미야자키 하야오의 행보는 <모노노케 히메> 이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길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잠시 잠깐 참고를 위해 미야자키 하야오의 필모그래피를 좀 열어보도록 하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1984)

<천공의성 라퓨타> (1986)

<이웃집 토토로> (1988)

<마녀의 우편배달부 키키> (1989)

<붉은 돼지> (1991)

<모노노케 히메> (1997)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필모그래피 리스트를 놓고 살펴볼때 <하울...>은 <천공의 성 라퓨타>, <마녀의 우편배달부 키키>와 같이 유럽적 공간을 무대로 하고 있다. 실제 존재하는 유럽을 닮아 있으면서도,  유럽의 현재가 아니라 18, 19세기의 과거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역사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기술 문명을 토대로 하고 있는 가상의 공간이기도 한 미야자키 특유의 '이상향 공간'으로서의 유럽 말이다. '하울의 성'이 그토록 괴이한 모양새를 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하울의 성'이 지나가는 것을 즐기면서 구경하고, 길거리와 하늘에 마법사가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나머지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한 편, 석탄을 때면서 증기 기관으로 움직이는 기차와 자동차가 있는 부조화의 공간이 <하울...>의 배경이다. 한때 미야자키 하야오는 현재의 일본이 너무나 싫고 두려워서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지 못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가까스로 어렵게 돌아온 일본 배경의 애니메이션인 <이웃집 토토로>에서도 30년이나 40년 전쯤으로 보이는 과거의 일본, 그것도 시골을 무대로 그렸던 것이라고 했다. <모노노케 히메>에서는 한술 더떠 아예 막부 시대의 일본으로 가버렸고, 그나마 현재를 다뤘다고 하는 <센과 치히로...>에서도 '유바바 여관'이라는 판타지의 공간으로 모든 것을 대치했던 미야자키 하야오였다. 그런 그가 젊은 시절 자신이 즐거워 했던 가상 유럽으로 다시 돌아가버린 것이 <하울...>이다. 다시 돌아간 노스탤지어의 공간에서 '소피'는 전작인 <... 라퓨타>의 '시타'나 '파즈', <...키키>의 '키키'처럼 십대의 어린 주인공이 아니라 90살 먹은 노파가 되어 있다. 어릴 때, 젊을 때 즐겼던 공간에 나이 든 감독이 나이 든 주인공을 세워 놓고 있다는 것은 꽤나 의미심장하다. '나이가 든다는 건 영악해지는 거야'라든지  '늙고 나니 더 이상 잃을게 없다는 것도 나쁘지 않네'라고 되뇌이는 소피의 대사는 황혼길에 접어든 노장 감독의 독백처럼 들린다. 한때 그것이 도피의 수단이고 방법이었다면, 이제는 더이상 잃을 게 없으니 도피할 이유도 없고, 그래서 다시 한 번 그런 배경의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해도 또 누가 돌을 던진다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는 늙은 감독의 '배짱플레이'때문에 <하울...>이 만들어 진것이지, 그것을 단순히 '울궈먹기'라든가 반복에 의한 '식상함'으로 치부한다면 다소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한 몰이해에서 온 판정이라고 보게 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물론 원작 동화가 유럽에서 온 것은 사실이다.)  예측 불허처럼 보이는 미야자키 행보를 조금이나마 예측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첫번째 힌트도 물론 이것이 되지 않을까한다.

 

 

<하울...>에 전쟁에 관한 언급이 들어가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작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기술 공헌상을 수상할때에도 베니스에 등장한 단 하나의 '반전 영화'라는 수식어를 받으며 이라크 전과의 관련성이 거론 되기도 햇으나 <하울...>에 원작에도 없던 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포함 된 것은 단순히 이라크전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생각해보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군에 문명과 전쟁에 대한 반감이 드러나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2차 세계대전중 태어나 군수 물품을 공급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났다거나, 이상적 사회주의자 성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적잖이 알려져 있는 것처럼 미야자키 하야오는 물질 문명의 거대한 발전을 거부하고 - 스팀펑크스러운 산업 혁명기의 초창기 기계 문명 발전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 그로인한 군수 무기 산업의 발달과 전쟁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 나우시카>에서 환경 오염으로 인한 동식물의 멸종을 다루었고, <이웃집 토토로>에서 오염된 도시 문명의 폐해를 거의 받지 않은 시골 마을의 정경을 담는 다거나, 전쟁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아예 인간이기를 거부해버린 <붉은 돼지>처럼 <하울...>에서도 검은 연기와 포화는 하늘을 뒤덮고 주인공 하울은 전쟁을 막기 위해 자기 몸을 희생하면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포화에 뒤덮인 소피의 마을 풍경이 이라크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것은 미야자키의 어린 시절, 2차 대전중의 일본과 더 가깝지 않은가? 모든 전쟁에는 이유가 있다고 하지만 모든 전쟁의 제물이 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이유란 없다. <하울...>에 전쟁 장면이 있지만 그러한 전쟁이 왜 일어나고 있는지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등장인물들이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모르는 것처럼 관객들도 알수가 없다. 일본의 관객들과 다른 나라 관객들에게 <하울...>의 이 전쟁 장면은 사뭇 다른 느낌으로 보이게 되지는 않을까 생각해본다. 일본은 분명 전범국이지만, 원폭을 두 방이나 때려 맞은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이기도 하다. 하늘에서 터지는 포화는 하나비가 절대 아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전쟁을 싫어하는 이유는 전쟁 아래서 태어낳고 전쟁을 보았고, 겪은 세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반전의식은 어제 오늘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하울...>의 전쟁 장면에 당위성을 부여하려고 한다. 이것이 두번째 힌트이다.

 

 

남들이 실컷 했던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자.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하늘을 난다는 것은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것이 단지 오우삼의 영화에 성당과 비둘기가 나오는 것 같은 그저 단순한 '클리셰'일까? <하울...>에서도 다 망가진 하울의 성이 마지막 장면에서 걷지 않고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간다. '날지 않으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가 아니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치고는 참 재미있는 일이다. 물론 영화 시작 5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하울과 소피가 왈츠를 추듯 하늘을 나는 장면이 있고, 설리먼의 성에서 빠져나온 소피가 비행기를 모는 장면이 있지만, 흰구름이 떠 있는 파란 하늘을 나는 하울의 성이야말로 제대로 미야자키스러운 하늘을 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렇게 하늘을 난다는 것이 미야자키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한가지 요소인 것은 확실한데 재미있는 것은 이제까지 미야자키 작품에서 가장 날기 힘들만큼 둔중하고 무겁게 보이는 '하울의 성'이 가장 가볍게 팔랑거리면서 하늘을 난다는 사실이다. 덩치는 거의 <미래소년 코난>에 나왔던 기강트 비행체에 비견할만큼 묵직해보이는데 말이다.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설리먼으로부터 도망쳤다던 하울과 하루 하루 목적없이 살다가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를 찾고 '별빛의 머리색'을 얻은 소피를 떠올려보자. 미야자키 하야오의 사진을 본 사람을 알겠지만 이제 그는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린 할아버지가 되었다. 본인이야말로 '별빛의 머리색'를 얻은게 아닌가 싶다. 젊은 시절 그를 무겁게 짓누르던 의식적 무게감으로부터의 해방은 미야자키 하야오를 좀 더 가뿐하게 하늘로 날아오르게 하고 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거부감', '전쟁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잘만든 작품이 가져야할 치밀한 내러티브, 강렬한 캐릭터에 대한 압박감으로부터도 조금씩 풀려나고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는 '하울의 성'을 팔랑 팔랑 날려보내면서 갈짓자로 움직이는 정신없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도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목적을 위해 일자로 돌진하는 맹목적인 영웅대신 갈팡질팡하는 주인공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하울...>의 작품성을 한단계 떨어뜨린 것이 되었다 하더라도말이다. <센과 치히로...>를 개봉전 전주 영화제에서 보고 나오는데 누군가 내게 20자평을 부탁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이렇게 남겨주었다. '더이상 무겁지 않은 미야자키 하야오, 하늘로 날아오르다'라고. 이제 그것은 <하울...>에 대한 20자평으로 던져 주고 싶다.

 

 

할아버지는 손자를 무릎에 앉혀놓고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옛날에 멋진 마법사가 살았고,


나쁜 마법사의 마법에 걸려 90살 할머니가 된 소녀의 이야기.


두 사람은 만났고,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


무서운 전쟁이 일어났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그 전쟁을 끝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현실의 전쟁이 사랑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것임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만은 적어도 할아버지의 이야기속에서는 그럴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할아버지의 옛날 이야기가 앞뒤가 안맞는다고 투덜대는 것이 더 우습지 않은가? 미야자키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옛날 이야기를 자청해서 두번이나 들은 나는 앞으로 10번이고 100번이고 다시 그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청할 것이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계속 내게 멋진 이야기를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설사 돌아가신다고 해도 그 이야기는 내가 할아버지가 된 다음에 내 손자에게 또 해줄 수 있을 것이고.


 

길고도 장황한 이야기를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by Aaron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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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드전기>, <벼랑위의포뇨>까지 지브리의 다음 작품들이 계속 나왔지만 불만족스러운 것이

저뿐만 아니겠지요.




[스크랩] 10월부터 연금보험료 인상, 어떤 상품을 가입하지?

10월부터 모든 연금보험상품 보험료 10% 인상, 가입 서둘러야

연금보험상품들이 좋긴 좋았던 모양이다. 보험사들의 잇다른 보험료 인상이 그 사실을 말해준다.
10월 1일 나오는 새 경험생명표로 생명보험과 연금보험의 보험료가 대폭 상승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서 연금 부담이 높아짐에 따라 경험생명표를 고치게 되면 연금보험료가 더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후대비와 재테크를 위해 연금보험을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가입을 서두를 필요성이 있다.


경험생명표란 3년마다 갱신되는 보험 계약자의 생존 및 사망 통계로 이를 바탕으로 보험상품의 보험료가 산출된다. 최근 의학기술의 발달 등으로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진료가 증가된 부분이 적용되면서 올해도 연금보험 상품의 보험료가 인상될 것으로 보여진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1일 변경되는 제6회 경험생명표 도입에 따라 연금보험 상품의 보험료가 인상된다고 한다. 보험료 인상 또는 인하폭은 5-10%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며, 이는 최소기준인 월 20만원 변액연금보험을 가입할때 이제부터는 매달 2만원 정도를 더 내야 하며 평균적 기준인 월 50만원 납부시에는 매달 5만원이 증가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10월 전인 8월과 9월에 연금보험가입을 마무리 짓는게 유리하겠다.

그렇다면 인상되는 개인연금 상품중엔 어떤 상품을 가입해야 가장 좋을까?

전문가들의 연금보험추천상품을 알아보면, 공시이율을 적용 받는 일반 연금보험, 연금저축보험은 예금자보호를 받는 등 안정성이 뛰어난 반면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가 없었던 점이 단점이었다. 변액연금보험은 펀드투자 수익에 따라 연금 수령액이 결정되는 보험상품이기에 좀 더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물론 공격적이라해서 리스크가 큰 것도 아니다. 요즘 변액연금 상품은 수익율이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연금으로 수령시 원금 이상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즘은 안정적이지만 수익이 약한 일반연금보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보장하는 변액연금보험이 인기가 높다.


가입은 서두르되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

10월에 보험료 인상이 예정이니 여름안에 가입하는 것이 좋지만 너무 무턱대고 서두르면 변액연금보험 상품도 해악이 될 수 있다. 채권과 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구조라면 운용회사는 어디인지, 사업비는 어떤지, 회사의 재정구조는 안전한지에 따라 내 상품의 수익률이 결정나기 때문이다. 사용한 의료비만큼을 돌려주는 의료실비보험과 달리 변액연금보험은 가입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때 그때 주식과 채권의 동향에 따라 훗날 내 노후수입이 달리지기 때문이다.
변액연금보험은 펀드변경 및 추가납입이란 기능이 있어 내 상품의 투자형태나 투자하는 펀드가 손해가 심해질 경우 방식을 변경할 수 있다. 즉, 같은 회사의 상품일지라도 경제동향에 따른 관리자의 빠른 대처에 따라 적립액이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검증된 전문가에게 본인의 노후를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 덧붙이기


변액연금보험이 펀드투자수익에 따라 연금액이 결정된다고 해서 투자 원금을 손해보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 쓰여진 것 같이 투자 수익이 마이너스가 난다고 해도 연금 개시 시점의 납입 원금은 100% 보장을 해주기 때문에 손해 볼 일은 없습니다. 물론 연금 수령시까지 거의 30년에 달하는 긴시간동안 원금만 붙잡고 있게 된다면 화폐가치 하락때문에 그것 자체가 손실이겠지만 같은 이유로 20-30년동안 수익률이 0%, 제자리인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따라서 원금 손실에 대한 걱정은 불필요한 일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수익률로 최저연금지급액을 보증해주는 상품이 많이 있습니다.

만일 연금 개시 시점 수익률이 130%를 달성한다면 그 이후로 다시 수익률이 130%이하로 떨어지더라도 130%를 그대로 보증해주고 그 후로도 150%보증, 200%보증을 받을 수도 있으니 수익금 깎일 걱정도 별로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차피 가입 기간이 길어지면 안정성면에서는 일반 연금이나 변액 연금이나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그럴바에는 같은 안정성에 수익을 더 볼 가능성이 있는 변액연금으로 가는게 훨씬 낫지요. 연금액은 많을수록 유리한 것이니까요.


연금은 개시전까지 굴리는 방법, 개시후에 지급받는 방법, 원금과 수익금의 보장정도, 납입중지, 추가납입의 기능, 개시후 실적연금 가능여부등을 다 따져보고 가입하는게 좋겠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2009년 8월 27일 목요일

[트위터 설문] 남자가 여자의 핸드백이나 쇼핑백을 들고..

[질문] 남자가 여자의 핸드백이나 쇼핑백을 들고 여자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때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되나요? (포스팅 아래에 더 많은 의견 붙여주셔도 좋습니다 ^^)

  1. ilhostyle가방 정도는 여자도 들 수 있습니다. 저는 남자친구가 그러면 질색하는 편이죠 :)
  2. 고져스
    gorgeousken 남자가 여자가방 들어주는건 제일 꼴불견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여친이 저한테 가방들어달라 했다가 혼쭐을 내주기도 했었죠
       
  3. 시골
    sigol자주 하면 익숙해지는 듯... 남자가 맡기는 경우도 있고..
  4. Jiseon Park
    jispark저도 남편가방 들고 기다려주는걸요. 배려의 문제 아닐까요^^ - 남녀차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리플
  5. 골빈해커
    golbin전 좋은 것 같은데..^_^; 힐 신으면 얼마나 힘들어욤. 게다가 보통 여자 화장실은 꽉꽉 막히니..
  6. 명이
    myungee그냥 자상하구나 ㅇㅅㅇ 이런 생각 ㅇㅇ
  7. Jihoon Jeong
    hiconcep맨날 하는 일인걸요?
  8. Junho Han
    nuguri79어릴적부터 어머니께서 그런 커플이 지나가면 늘 말씀하셨습니다. "넌 커서 저러지 마라 제일 흉하다" 제 인생의 금기 중 하나입니다 ^^
  9. jakuryu
    jakuryu"당연하다.." 제가 이상한가요? 응?;;
  10. seunghyun ha
    soul95안 맞으려구 가방 드는건 아니구요 ㅋㅋ 그냥 제가 사랑하는 방식 중 하나일 뿐이에요. 일종의 섬김의 표현인 듯 싶네요.
  11. Kim, HY
    lovelyHIMA난 여잔데 아무 감흥이 없다. 이게 더 불쌍한건가--
  12. Valentine Lee
    acoralreef가방 맡기는 여자는 일종의 과시욕이 있는 분일듯...
  13. 백구
    siroku저사람은 오줌 안마렵구나 쩝쩝
  14. 주베이
    JubeicoreaRT 화장실앞은 충분히 이해가능...길거리등에서의 가방모찌는 보기 않좋음
  15. Jeffrey Chang
    lightroot현실적으로 그 남자가 장동건이냐 옥동자이냐 혹은 이명박이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어요;;
  16. Barry Lee
    barry_leeRT 토닥토닥..
  17. e.junyup
    lovelovestory사실 매번 들기는 힘들죠...

 

  1. Minji Kim
    aliceherstory큰 가방이면 그렇구나..하는데 작은 손바닥만한 토드백이면 "진상이다...애인한테 그러고싶냐?" 입니다;
  2. Ludens
    ludensk들어달라는데 안들어줄수도 없어요
  3. aleph
    aleph_k부러울 뿐.
  4. Ha Young Kim
    ellen0111그래서 전 안시켜요.. 특히 화장실 밖에서 그럼 추함..
  5. Sooyong Lee
    victo_lee제가 가끔 그러는데 어쩔 수 없더라고요.
  6. Jaeseock Park
    _Refresh_무거운 짐이면 모를까.. 주먹만한 여자가방은 좀...
  7. 이수현
    iNsens힘든것도 아닌데요 뭐
  8. Kim Bong Su
    76man저는 늘 듭니다...ㅡ,.ㅡ
  9. 루비언니
    IDStick그게.. 반반 입니다. 꼴불견 이라는 분도있고 매너라는 분도 있고
  10. Chanho Lee
    CHANOLEE여자 가방 대신 드는건 좀 오버 아닌가요..??
  11. Ahn Yong Seok
    gduckage쇼핑백은 남자가 자상하구나, 핸드백은 개념이 없구나. 여성분들 핸드백에 모든 경우의 수를 감안한 물품을 가지고 다니지 않나요?
  12. Kang, Sang-won
    discmanx...ㅜ,ㅜ
  13. KiHong PAE (푸른도시)
    bluewyvern 쇼핑백은 가능하나 핸드백은 돈이 들었다고 맡기지 않음
  14. dadae
    dadae@AaronKR 그게말이죠.. 제3자로 볼땐 별로 안 좋게 보였었는데,, 막상 화장실에 갈때 쇼핑백을 들고들어가긴 좀 그렇더라구요.;;;; 그래도 자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15. Majimboo
    andonkwak쇼핑백은 이해 하나 핸드백은 좀. 여성 필수 7종 세트가 안에 있는데 그것 없이 화장실....
  16. ja-heon Koo
    nokstory잡혀사는구나.. 혹은 얼마 안됐구나?
  17. gduckage가방들고 지킨 적은 없어도, 여자친구 들고 다닌 적은 있다는.
  18. 주우령
    redsun579나 늙었나봐. 남자가 여자 가방 들어주는거 꼴불견으로 보인다. 결혼해서 가방들어준 남자 아마도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는 안고 다니는것을 꺼려할걸!~ 여자 가방 들어주지 마시고!~..사랑의 스킨쉽을 많이 하시길..^^
  19. aleph
    aleph_k여자친구를 들고 있는 것도 아닌데 뭐가 어렵겠냐는. 미용실 따라가기, 쇼핑 같이 하기, 이런 건 그냥 생활이라는
  20. 춘희
    zzzigo사실 화장실에 가방을 휴대할 공간이있다면 맡기지 않겠죠. 고로 여자에게 남체면 깍는다,남자에게 그걸 귀찮아하냐 꾸사리가 아니라 우리나라 화장실 시설 문화에 성토를 해야 할듯
  21. Murian Song(송홍진)
    murianwind아내와 사귈 때 전 아내가 화장실을 가면 강제로 가방을 들어주었습니다. 이쁜 아내가 어디 도망이라고 가면 어쩌나 걱정이 돼서..

연금보험 가입의 시기가 다가온다 (2)

안녕하세요, 재무설계사 닥터아론입니다.

경험생명표가 바뀌면 변경후에 가입한 사람은 변경 이전에 가입한 사람에 비해 같은 돈을 내고도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난 번 편지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우리가 연금 보험을 가입하고 연금을 수령하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가 있는데, 이 세가지는 적절히 비율별로 섞어서 혼합할 수가 있습니다.

그 세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종신연금형
연금가입자가 연금을 개시한 후 사망하는 그 시점 전까지 계속해서 연금을 수령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경우 가입자가 오래 살아 있을수록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연금을 지급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죽을때까지 연금을 줘야하는 의무가 있으므로 그 연금 재원이 고갈되지 않도록 유지를 잘 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부부형으로 가입한다면 언제나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살기 때문에 남자가 죽은 후에도 부인이 계속 연금을 수령할 수 있기도 합니다.

확정연금형
연금 개시시점에 정해진 금액을 딱 정해진 기간으로 나눠서 확정된 액수를 지급받는 방법을 말합니다. 예를들어 10년확정연금형으로 받는다면 금액을 정확하게 10등분하면 되기 때문에 계산이 쉽습니다. 확정연금형도 연금 개시후 주피보험자가 사망한다면 상속인이 남은 연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상속연금형
연금을 개시하고 생존해 있는 동안에는 적립된 연금액의 이자만 수령하고 사망시에 원금을 일시로 받는 방법으로 일종의 재산상속에 해당하는 방법입니다. (자식들 좋은 일 시켜줄때 쓰는 방법이죠)

이중에서 경험생명표와 관련이 있는 연금지급형태가 바로 종신연금형입니다. 금액은 정해져있고 수령해야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회당 연금수령액을 줄어들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경험생명표가 변경되고 평균수명이 연장되면 사망률이 줄어들기 때문에 젊은 사람의 사망률이 줄어들고 따라서 같은 금액의 연금을 지급받기 위해서 더 많은 연금보험료를 내야 하는 반면에 죽을 확률이 떨어짐에 따라 종신보험은 오히려 보험료가 싸지는 이득도 있습니다. 어쨌든 죽을 확률보다 살 확률이 커지면 사는 데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하는건 당연한 일이겠죠.

연금보험에 가입해야할 사람 입장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나이가 들고, 경험생명표는 자꾸 자꾸 변경되기 때문에 가입 시기를 늦추면 늦출수록 쏟아부어야 되는 돈은 커지고, 받을 수 있는 돈은 줄어듭니다. 그런데 반대로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입자의 연령이 높고, 경험생명표가 많이 변경되어 평균수명이 길어진 후에 가입을 한다면 더 이익이 아닐까요?

그래서 일부 보험은 가입시기의 적용되던 경험생명표가 아닌 연금 개시 시점의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도록 되어 있는 연금 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즉 30세의 남자가 60세부터 연금을 받도록 하는 상품에 가입한다면 30세 당시의 경험생명표가 아닌, 60세 시점의 경험생명표를 적용받게 되고 따라서 연금 수령액의 변동이 상당하겠죠.

현재로선 연금전환이 가능한 변액유니버설보험, 변액종신보험등이 연금전환시점의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도록 되어 있고, 변액연금, 일반연금등은 가입 당시의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시나 연금목적이면 연금상품을, 저축목적이면 저축상품을 가입하는게 맞습니다.

이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은퇴는 이미 끝이 아닌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은퇴후에도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누구나 바라는 윤택한 노후를 위해서 조금 더 풍성한 자금이 있기를 바라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겠지요. 그리고 단기 설계와 장기 설계는 그 의미와 효용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만 치중하는 것도 옳은 선택은 아닙니다. 연금 선택은 어느새 우리 삶의 필수 선택이 된 것은 분명합니다. 보험에 대한 알레르기로 기피하기엔 보험을 잘 이용할 때 가질 수 있는 장점이 훨씬 많다는 점을 생각하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뵙지요. :)
 


2009년 8월 26일 수요일

연금보험 가입의 시기가 다가온다 (1)

안녕하세요, 재무설계사 닥터아론입니다.

7월달까지 상해보험 보장 축소 때문에 시끌시끌했었죠? 덕분에 저도 꽤 여러번 그것에 대한 메일을 보내드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새로운 고객님을 많이 만났는데, 저와 만나지 않은 분들도 상해보험에 하나씩 다 가입하셨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만큼 생활중에 꼭 필요한 보험상품인데다가 워낙 변경되는 보장 내용이 컸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강권이었다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8월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는데요, 곧 9월이 되면 또 한 번의 보험 상품 변경 보도가 밀어닥칠 겁니다.
이미 어느정도 뉴스를 통해 내용을 들으신 분들도 있을텐데요, 이번 변경의 주인공은 <연금보험>입니다.

.. 연금보험은 또 어떻게 바뀌길래?

늘 항상 문제가 되는 국민연금 고갈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민간 보험사의 연금상품에 대한 관심도 꽤 높아진 편입니다. 아울러 장수가 더이상 축복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을만큼 노후가 길어진 현 상황에서 일하지 않고도 굶지(?) 않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절실한 시점이죠.

물론 오래 살게 되는만큼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다면야 그것만큼 좋은게 없겠습니다만 현실이 꼭 그렇지많은 않습니다. 일을 계속 하는게 좋지만 아무리 일을 하더라도 젊을때만큼의 노동보수를 받을 수 있는 노인은 그렇게 많지도 않고요. 예전에는 은퇴라는 개념이 아예 일을 그만두고 집에 들어 앉는 것을 말했지만 이 개념도 이제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직종을 바꾸는 것'으로 전환되고 있긴 하지만 젊어서나 나이 들어서나 '딱 좋은 그 일'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것도 운이 많이 따르죠.

그런 이유로 일을 하거나 안하거나 먹고 사는데 돈은 필요하고, 예전에 반 농담삼아 말씀드렸던 것처럼 물가가 전혀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밥만 먹는데

5000원짜리 밥 x 하루 세끼 x 365일 x 30년 (60살~90살) = 164,250,000원

1억 6천 4백 25만원 있어야 한다는 말씀 드린 적이 있습니다. (거짓말아닙니다. 계산기 두드려보세요.)

뭐 이런저런 전차로 가만히 있어도 매년 생활비를 주는 연금보험이 한두개쯤은 꼭 필요하다고 다들 말을 하는데요, 이번 10월이면 같은 돈을 내고도 지급받는 연금액이 줄어들 수 있는 변화가 있어서 안내해드립니다.

연금을 지급 받는 방식에는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죽기 전까지 받을 수 있도록 지정하는 종신연금지급방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경험생명표가 바뀐다는건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매년 지급하는 연금액을 줄여서라도 죽기전까지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한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율 4.9%로 65세가 연금 개시 시점이고 당시 적립금이 5억인 여자가 연금을 지급받는다고 가정할때)

지금 현재 5회 경험생명표를 적용 받고 있으면 연 3403만원을 받는데, 10월부터 개정되는 6회 경험생명표를 적용받는 연금을 가입하면 연금이 3127만원이 되어서 1년에 300만원 정도를 덜 받게 됩니다.
요는 같은 돈내고 덜 받는 당연한듯하면서도 요상한 결과가 또 나온다는 겁니다.

연금이 모든 사람이 가입해야 하는 상품은 아니겠지만 (물론 그럴 수도 있고요, 선택은 언제나 개인의 몫이니까요) 연금이 하나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6회 경험생명표가 적용되기전에 마련해놓는게 좋을 것이고, 또 같은 이유로 7회, 8회, 9회 식으로 경험생명표가 갱신되면 될수록 본인의 나이는 올라가고 연금 수령액은 줄어들 것이니 이것 역시 하루라도 빨리 해놓는것이 자신의 노후를 위해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그렇다면 연금 상품에는 어떤 종류가 있고, 어떤것을 골라 가입해야하는지 다음 편지에서 계속 이어 뵙도록 하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2009년 8월 24일 월요일

7분간의 감동.. 노래가 사람을 울릴 수 있다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오디션을 보고,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거기에 나온 애들과 어른들과 남녀를 보고 있자니 웃기는 사람도 있고, 짠한 사연을 가진 사람도 있고 정말 우리나라에 연예인 지망생이 많구나 싶을뿐이었다. 어쩌면 어른이나 애나 다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는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한가한 토요일 오후, 언제나처럼 티비앞에 앉아,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돌려가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금요일밤 11시에 방송된 이 프로그램의 재방송이 나가고 있었다.

지역예선을 거쳐 방송 분량으로 5회가 지난 지금 각 지방에서 140명이 뽑혔고, 그중에서 서울 예선을 거쳐 다시 40명으로 후보가 간추려졌다. 뽑힌 사람들은 40명을 8개조로 나뉘어 그룹미션에 도전하는게 이번주 방송분이었다. 왠지 사람이 추려지고 나니 조금 더 흥미가 가길래 방송을 좀 더 주의깊게 보고 있었다.

심사위원에서 남자로 오해받았던 김현지양이 떨어진게 좀 안타까웠고, 비슷하게 여러모로 기억에 남았던 송성아, 길학미, 임형지, 김주왕,그리고 튀려고 무진장 애쓰던 구슬기등은 붙었더라.

근데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다. 첫번째 팀에서 송성아의 실수로 다른 2명이 떨어진것도 극적이었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했던건 위에 영상으로 올려놓은 두번째 팀 '여인천하'의 공연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효리가 눈물을 흘렸다는 이유로 여기저기에 이미 기사화가 되었던 일이지만 그걸 전혀 몰랐던 나로서는 졸지에 방안에서 이 방송을 보면서 이효리와 동시에 눈물을 흘리는 모양새를 연출했던것이다. 단순히 시각장애인인 김국환이 끼어있어 동정심이 발동했던 것도 아니요, '심장이없어'라는 에이트의 노래를 좋아했던 것도 아닌 내가 눈물까지 짜면서 방송을 보게 된건 어쩐지 그들의 노래에서 너무도 강력한 '진심'이 느껴졌던 탓이 아닌가 싶었다.

어쩌면 앞이 보이지 않는탓에 품고 있을지도 모르는 김국환씨의 슬픔, 그리고 이 미션에서 통과하고자 하는 모두의 간절함, 밤샘 연습에서 오는 피로와 잠긴 목소리, 이 모든 것들이 절묘하게 맞아들어갔기에 어설픈 댄스를 준비한 다른 팀보다 훨씬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던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여튼 그렇게 깊은 감동을 받고, 한시간 후에 KM을 틀어보니 또 재방송을 하길래 보다가 다시 울어버렸다.

그리고 밤 12시에 하는 재방송은 좋아서 한 번 더 보고 여전히 울어버렸다.

(이 방송이 진짜 리얼 오디션이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이들의 짧은 공연은 이 방송에 대한 주목도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이벤트이자 감동의 도가니탕이었던거다.

허나 슬프게도 단 한 명의 1등 슈퍼스타를 뽑겠다는 이 방송의 특성상 최고의 단합을 보여준 김국환, 정슬기, 김준현, 반광옥, 강진아 5명은 다음주부터 또 경쟁자로 돌아가게 될거다. 진심을 담은 노래로 사람을 울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깨달았을 그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길 바라본다.




2009년 8월 20일 목요일

트위터


7월 27일이던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트위터라는 신종매체에 관심을 가지고 첫번째 접근을 시작했더란다. 우선은 나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김연아선수 때문에 그 이름을 처음 들었었지만 결정적인 것은 매주 발행되는 한 경제 주간지가 커버스토리로 트위터를 다룬 것을 읽게 된 일이었다.
(물론 그것보다 더 결정적인 개인적인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그건 생략)

시작은 늘 그렇듯 유명인이 하는 말 (140글자의 트윗)을 직접 받아보는 듯한 느낌에 대한 호기심이었지만 내가 지지하는 성향의 정치인을 팔로잉하게 되고 그 분들의 팔로워들을 다시 내가 팔로잉하고 나를 팔로잉해주는 분들이 급속도로 늘어만 갔다.

8월 20일을 기해 내가 팔로잉 하는 사람은 107명, 나를 팔로우하는 팔로워가 104명이다.

이제는 트위터에 농담 한마디만 올려도 최소 104명은 그걸 받게 되는거다.

농담이든 이슈든 주제를 선도하는 트윗을 올릴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 올리는 트윗에 반응만 해도 할 말은 넘쳐난다. 100명을 팔로잉하고 있으니 보통 다섯가지 이상의 화제는 동시에 돌아가고 있는 듯하고, 서로 서로 거미줄처럼 얽혀서 대화가 오고 가고 있다는 것도, 또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서 @메세지가 날아올때는 말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과연..

트위터는 새로운 소통의 장을 열어주고 있는 것일까?
한때의 트렌드에 불과한 것일까?
트위터를 꼭 다른 무언가를 위한 도구로 사용해야 하는 것일까?
그냥 즐기면 되는걸까?

정확한 답은 없지만

트위터가 이전에는 없던 2009년의 새로운 WINDOW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2009년 8월 18일 화요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미발표 마지막 연설문



휴.. 좋지 않아요..

아무리 민주주의, 인권, 한반도 평화... 이 모든게 이 땅을 살아가는 남은 자들의 몫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한꺼번에 넘겨주실 것 까지는 없잖아요...

9.19로 돌아가자

존경하는 장 마리 위르띠제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 회장, 장 자끄 그로하 소장, 유럽연합의 각국대사, 그리고 이 자리에 오신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 제가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몇 말씀드리게 된 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21 세기는 세계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세기입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시대가 출현한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그 동안 세계는 미국의 일방주의 시대였습니다. 세계는 미국과의 친소관계, 이해관계, 종교적 차이 등으로 양분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후 세계는 달라졌습니다.

 오 바마 대통령은 과거의 친소와 원근에 상관없이 대화를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세계는 그동안 미국의 이분주의에 고통을 겪다가 이제 정치, 경제, 종교,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대화와 협력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기뻐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세계에 대한 희망이 부풀어 오른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그 동안 소원하고 적대관계에 있던 이란, 시리아, 러시아, 쿠바 등과 대화를 시작하고 있으며 이슬람 세계와의 접근이라는 획기적인 자세도 보이고 있습니다.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 런데 한반도 문제만은 예외가 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란, 북한의 지도자들과 직접 만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당선 이후에는 클린턴 대통령이 취했던 정책처럼 유연한 태도로 북한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를 크게 고무시켰습니다. 아마 북한도 그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태는 우리의 기대처럼 진전되지 않았습니다.

오 바마 정권은 유독 북한에 대해서만 언급하지 않고 차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오바마 정부의 태도에 실망하고 위협을 느낀 북한은 극단적인 반발자세로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문제를 둘러싼 북한 내부의 상황이 사태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만, 여하튼 북한으로서는 지금 절박한 입장에 처한 것은 사실입니다.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서 안심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든지, 그것이 불가능하면 사생결단의 자세로 생존의 길을 가지 않을 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많 은 사람들은 북한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증거가 있습니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를 통해 북한은 핵을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클린턴 정부를 이은 부시 정부는 당시 합의된 경수로 건설, 국교정상화, 경제협력 등의 약속을 파기했습니다. 그리고 북미간 실질적인 합의에 접근한 장거리 미사일 문제 협상도 부시 정권에 의해서 파기되었습니다.

이 에 반발하여 북한은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하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감시요원을 추방시켰으며, 핵실험까지 강행했습니다. 북핵 문제는 다시 꽁꽁 얼어붙은 상태가 되었습니다. 부시 정부는 6년 동안 북한에 온갖 압박을 가했으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굴복하지 않았고 북한정권이 무너지지도 않았습니다.

 결 국 미국은 태도를 바꾸어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의 합의를 통해 핵문제 해결의 길을 열었습니다.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한다. 미국은 북한과 국교를 정상화하고 경제지원을 한다. 미국과 북한은 협력해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실현한다’ 등이 합의되었습니다. 참으로 훌륭한 합의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북한 핵문제 해결에 다시 희망의 무지개가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다시 핵 사찰 문제, 에너지 지원 부진 등으로 혼미한 사태가 거듭되다가 부시 정권은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지도자와 직접 대화를 통해서 핵문제를 풀겠다는 오바마 정권이 등장했습니다.

 많 은 사람들은 오바마 정권 하에서는 세계적인 문제들이 대화를 통해 유연하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물론 북한과의 관계도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협조하는 동시에 2005년 9.19 합의에서 이루어진 북미 국교 정상화를 위한 관계개선 등의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러나 지금의 사태는 우울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북한 핵문제는 전쟁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북한에 대한 경제봉쇄도 중국이 협력하지 않는 한 성공의 가능성은 없습니다. 저는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해서 시진핑 국가부주석 등 여러 정치지도자들과 대화했습니다. 중국의 태도는 분명했습니다. ‘우리는 북한 핵을 절대 반대한다. 그러나 이웃국가인 북한에 대한 경제적 원조는 끊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중국은 역사적, 지리적 관계로 봐서 이웃국가인 북한이 파멸되는 것을 결코 원치 않을 것입니다.

 전 쟁이 있을 수 없고, 경제제재가 큰 효과를 얻지 못한다면 방법은 무엇입니까? 대화와 협상 외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북한에 대한 국제적 제재는 어느 정도 고통을 주겠지만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협 상은 우방국가와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이해를 주고받고 윈윈(win-win)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면 적대관계에 있는 국가와도 얼마든지 협상을 해야 합니다. 북한의 근본적 목표는 국가안보와 체제보장, 북미 국교 정상화와 경제협력을 통한 국제사회의 진출입니다. 또한 한국과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북한으로 하여금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포기하게 해서 태평양 국가들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안전보장, 핵과 미사일 문제의 해결, 이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조건입니다. 이 조건에 대한 합의는 이미 2005년 9.19 선언으로 합의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저 는 이 자리에서 확신을 가지고 말씀드립니다. 북한은 완전무결하게 핵을 포기해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시켜야 합니다. 미국은 북한과 국교 정상화하고 북한을 국제사회에 편입시켜서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평화롭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이것만이 원만한 해결의 길입니다.

변 화를 내건 오바마 대통령은 오래된 북한과의 적대관계를 종식시키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비핵화를 통한 점진적 관계개선'이라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단계별 접근방식을 지속하기에는 상황이 달라졌고, 사태가 급박합니다. 북한의 핵무장을 조속히 막아야 합니다.

미 국은 ‘관계정상화를 통한 비핵화'라는 근본적이고도 포괄적인 접근방법으로 전환할 때가 되었습니다. 평화협정, 외교관계 수립, 경제협력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함께 핵 폐기를 실현하는 일괄타결방식으로 한반도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다 시 압축해서 말씀드리면 오늘의 북핵문제 해결방안은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미국은 관계정상화를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길뿐입니다. 이 외에 대안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원칙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의 공동성명, 그것을 준수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미국도 좋고, 일본도 좋고, 중국도 좋고, 러시아도 좋고, 한국도 좋고, 북한도 좋은 것입니다. 다시 9.19 선언으로 돌아갑시다. 그리하여 동북아시아에 평화와 안전, 협력의 시대를 열어갑시다.

 감사합니다. (끝)




2009년 8월 17일 블로그 이사 왔습니다!

2004년부터 쓰던 네이버 블로그를 과감히 버리고 텍스트큐브에 새 둥지를 틀었다.
남들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500개 남짓한 포스트들이었지만 그래도 지난 5년의 기억이자 족적인데
쉽게 지워버릴 수 없어서 고민하던차에
텍스트큐브로 몽땅 들어서 옮기는 일이 가능하다고 하더라.

마치 예전에 프리챌에서 싸이월드로 들어 옮겼던 것처럼.

그래서 더이상 망설일것도 없이 약 두어시간의 작업 끝에 이쪽으로 왔다.

예전 포스트중에서 열어 놓을 것은 열고 닫을 것은 닫고
오른쪽에 트위터 위젯까지 설치하고나니 이제 여기가 진짜 내집이란 기분이 든다.

다시 시작하는 블로그 생활이 이전보다 훨씬 즐겁기를!

열심히 해보자! 아잣!

2009년 8월 1일 토요일

<업> 봤습니다 & etc (스포일러 만땅)

1. 아무리 해도 울적함을 벗어날 수 없는 여름날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햇살은 짱짱하게 뜨거운데 왜 가슴엔 먹구름이 가득한지 모르겠습니다. 등짝에 곰이라도 올라 앉은건지, 가슴에 백만톤의 추가 매달려 있는건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냥 이 기분에 이 노래가 어울리는 것 같아서 걸었습니다. . 듀스.. 사랑두려움

 

2. 픽사의 열번째 작품 <업 UP>을 봤습니다. 그냥 <업>이라고 쓰니까 강수연이 나왔던 한국영화 <업>이 자꾸 생각나서... ^^;


휴... 한숨만 나옵니다. 영화가 지나치게 좋으면 주절거리기 이전에 우선적으로 한숨을 쉬게 되는 버릇이 있습니다.


어떤 문장을 쓰더라도 영화를 보고 나온 감상을 능가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인거지요.


이 영화, 아마 나이가 한 5살만 어렸을때 봤더라도 그냥 그럭저럭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에 머물렀을지 모릅니다.

다시 말하면, 이 영화를 보고 충분히 즐기고 느낄만한 그런 나이가 되었다고는 것이고, 이 영화가 나이든 사람이 좋아할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결국 제가 나이들었다는걸 시인하게 되는 것이지요... 휴....;;;;;;;;;;;;

픽사의 스토리 부서는 대체 어떤 두뇌들이 모여있길래 이토록 참신한 스토리를 끝도 없이 내놓을 수 있는 걸까요?

게다가 그것들이 그저 재기발랄함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간 감정의 심층부까지 파고 들 수 있다는건 그들의 작품 이상으로

경이롭습니다. 이쯤 됐으면 초심을 잃을법도 한데 그렇게 되기는 커녕 한층 성숙한 작품을 내놓고 있으니 한때나마 영화,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싶었던 사람의 입장에서는 부럽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습니다.

 

무언극으로 진행되는 초반 10분 동안에 한 사람의 70년 인생을 압축하는 솜씨는

그들의 전작 <라따뚜이>에서 1분만에 진정한 고향의 맛을 설명하던 그 장면에서 한층 진일보한 것입니다.

영화 시작한지 5분, 10분만에 이미 눈물을 흘렸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 것을 보면 그건 보통 능력이 아닌겁니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진행되는 내내 관객의 선입견을 뒤집습니다.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사전에 어떤 정보성 기사나 리뷰를 보지 않을려고 노력했고, 제가 짐작할 수 있었던 건

'괴팍한 노인네 하나가 지겨운 도시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풍선여행을 한다'라는 정도였습니다. (그것도 정보가 아니라 짐작이었던거죠)

 

그런데 칼 프레드릭슨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노인네는 이유없이 심술을 부리는 괴팍한 노인네도 아니었고,

도시를 떠나는 이유도 제가 생각한 그런게 전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여행의 과정은 말도 안되게 생략되어 있습니다.

풍선을 달고 하늘로 떠오르자마자 5분도 안되서 목적지인 남아메리카 '파라다이스' 폭포에 도착하고 말죠.

가는 과정의 어려움이라고는 돌풍에 휘말린것 한번 밖에 없습니다.

대체 어쩌자고, 대부분의 영화에서 할애할법한 '과정'의 어려움을 생략해버린걸까요?

놀랍게도 진정한 주인공의 어려움은 북아메리카에서 남아메리카에서 가는 동안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지로 삼았던 폭포의 건너편 절벽에 도착한 탓에, 눈앞에 보이는 저편 절벽까지 걸어가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 벌어집니다.

더불어 남아메리카까지는 타고 날아갔던 집이 목적지에 도착한 후에는 주인공의 진로를 방해하는 거대한 짐으로 변해버립니다.

그후로 주인공 할아버지는 영화의 절반 가까이 풍선달린 집을 짊어지고(!) 다니게 되니까요

 

행복의 원천이라 여겼던 나의 집이 벗어날 수도 없고, 내버릴 수도 없는 인생의 짐이 된다는 것, 뭔가 의미심장하지 않습니까?

(누군가는 작년에 많은 이를 괴롭혔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이야기하더군요. ㅋㅋㅋ)

 

곁가지 식구로 딸려온 애와 새와 개는 물론이고 평생을 살았던 집까지 지켜야 하는 할아버지는 인생 말년에 새로운 고민에

처하게 됩니다. 결국 모든걸 지킬수는 없게 되자 할아버지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집으로 대변되는, 일생 동안 지켜왔던 가치만을 고수할 것인가, 그것을 버리게 되는 한이 있어도 새로운 가치에 지켜갈 것인가하는

것이죠. 누구에게나 쉬운 문제는 절대 아닙니다.

 

이쯤되니까 왠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생각나더군요.

특히 왠지 어처구니 없는 공중전투까지 펼쳐질땐 이 영화가 적당히 하야오 세계관을 빌려오지 않았나 싶더군요.

물론 표절은 절대 아닙니다. 영감을 주고 받았겠지요.

 

돌풍속에서도 접시 하나 버리지 않기 위해 애쓰던 할아버지가 제 손으로 오래된 가구와 집안 살림을 다 내버리고,

결국 '집'까지 버리게 되었을때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을까요?

자연스럽게 주인공 못지않은 아쉬움을 느껴버린 당신은 이미 나이가 든겁니다. (ㅋㅋㅋ)

 

어쨌거나 그렇게 누구는 돌아가고, 누구는 마무리를 짓는 장면에서 딱 감독이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그리고자 했는지 감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애니메이션이 단순 모험 활극 수준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이고

픽사의 명작 리스트에 넣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 된거죠.

 

<업 UP>은 2D 자막판과 3D 더빙판으로 상영되고 있습니다. 3D 더빙판을 볼 수 없는 것이 많이 아쉽지만

이순재 할아버지의 더빙도 상당히 잘 빠져나왔다고 하니 3D 더빙판으로 한 번 더 보려고 합니다. DVD로 나오면 꼭 소장할 생각이구요.

 

픽사는... 정말... 1년에 한번씩 일해보고 싶은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나쁜 회사입니다. (ㅠ.ㅠ)

 

3. 트위터 시작 4일만에 26명을 팔로잉하고, 27명의 팔로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쪽 재미가 만만치 않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