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일 목요일

경성스캔들, 올해의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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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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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우연히 1회 본방을 보고 푹 빠져들었던 <경성스캔들>이 8월 1일 16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첫회와 마지막회만 겨우 본방을 보고 나머지는 케이블 티비와 주말 재방송을 통해 힘겹게 때웠지만 그래도 간만에 꾸준히 챙겨본 드라마였군요. (덕분에 장시간 잠잠했던 블로그질까지 하게됩니다. 직접 글을 작성하는건 얼마만인지......)

 

기획의도가 원래 그랬다지만 첫회부터 일제 강점기 재현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확 뒤집는 '개나 줘버려' 대사부터 욕 들어먹는거 아닌지 걱정스러울 만큼 현대식으로 재현된 복색과 대사들때문에 신선하면서도 낯선 시도들이 결과적으로 16회까지 오는 동안 꽤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 선을 넘어버릴까봐 많이 우려했었거든요. 작가님과 연출자님이 그런 중심을 잡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을 것이고, 거기에 캐릭터들을 잘 살려낸 배우들의 공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차송주 역할의 한고은씨는 늘 지적당하는 부정확한 발음이 오히려 송주라는 캐릭터의 나른하지만 섹시한 매력을 부각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그런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한고은씨가 아닌 다른 사람의 차송주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끝까지 잘해주었습니다. 어떤 분의 블로그를 보니 15회까지 <경성..>의 명대사를 정리해서 올려주셨던데 대부분이 차송주의 입을 통해 나왔더군요. 그만큼 차송주는 다소 붕떠보이는 캐릭터인 선우 완과 나여경에게 부족한 무게를 담당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이었음에 분명합니다. 그리고 송주는 첫회부터 짐작했던대로 비장하게 죽음을 맞이했지요. 저는 혹시 마지막즈음에 이수현과 차송주가 함께 죽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까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고, 제 머리속의 클리셰를 깨끗하게 걷어차주신 한준서 감독님께는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

 

강지환씨 같은 경우는 솔직히 그 이전에 출연한 다른 드라마를 본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저 제가 기억하는건 모 국제전화 광고에서 김하늘씨를 넉다운 시킨 비싼 차 가진 동창생으로 나왔었다는거지요. (그 사람 강지환씨 맞지요?) 그 이전에 했던 연기를 본적이 없던 탓에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강지환씨의 연기는 제가 보기엔 아주 신선했습니다. 선우 완이라는 부잣집 도련님을 어쩜 그렇게 철딱서니 없는 귀염둥이로 그려낼 수 있었을까요? 최종회에서도 어김없이 총탄이 쏟아지는 와중에 '우리 해방되면 뭐할까?'라고 발랄하게 묻는 모습은 선우 완 캐릭터에 완성 도장을 찍는 대사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나여경 역할의 한지민씨도, 이수현 역할의 류진씨도 기대 이상 맡은 바 역할을 잘 해냈습니다. 하지만 이강구 역할의 윤기원씨는 재발견이 아닐까 싶네요. 불과 몇달전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도 특별출연으로 말도 안되는 코믹 연기를 했던 분 치고는 16회 동안 줄기차게 끝까지 제대로 악역을 해냈습니다. 최종회에서는 분량도 굉장히 많은 분량을 소화해냈구요. 이강구도 결국 이수현의 손에 칠필살의 대상으로 죽어갔지만 그 역시 한 시대를 살아간 인간으로 어쩔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끝부분에 가서 조금은 보여주더군요.

 

선우완, 나여경, 차송주, 이수현, 이강구, 완의 부모, 여경의 어머니, 그리고 지라시 3인방까지 우리가 기존에 보아왔던 숱한 영화와 드라마속에 나오던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념만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 이 드라마엔 한명도 없었다는게 (아, 총독부 야마시타는 제외로군요. ^^) 이 드라마의 최종적인 장점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그 시절에 그렇게 독립에 대한 열망과 신념으로 무장투쟁을 한 분들을 모욕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평범하게 숨쉬고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정말 평범한 그들의 마음속에도 잔잔하게나마 '해방'의 그날을 그리는 희망이 있었다는 걸 보여준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뭐 드라마에서도 나왔듯이 '살수(殺羞)만이 투쟁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것이죠.

 

지나치게 가볍게 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초반의 우려도, 또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면 너무 무거워져서 기존의 극들과 똑같아 지는 것 아닌가 하는 중반의 우려도, 감당할 수 없이 비극으로 끝나는거 아닌가 하는 종반의 우려도 모두다 헤치고 <경성스캔들>은 딱 그 시대만큼의 희망과 불안을 남기고 해피엔딩도, 언해피엔딩도 아닌 상태로 끝을 맺었습니다. 선우 완, 나여경은 만주로 떠났고 이수현은 어디선가 계속 독립운동을 했겠지요. 그들이 그렇게 바라는 해방이 온 이후에도 결코 그 사람들이 마냥 행복할 수 없는 역사는 계속 되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이 그렇게 사셨던거지요. 그래서 '먼저 가신 분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소중한 이땅에서 마음껏 연애하고, 마음껏 행복하십시오'라는 제작진의 마지막 멘트는 참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시청률에 고전하고, 축구경기에 밀려 가엽게 소외당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끝까지 초심을 잃지않고 드라마를 완성한 모든 배우들과 스탭들에게 감사합니다. 드라마 정말 잘 봤습니다. 감히 올해의 베스트라 말하고 싶습니다.

 

ps. 드라마 공식홈피에 뜨는 애물단 비망록 너무 좋습니다. ㅠ.ㅠ

 

 

 

 

 

앞이 캄캄해 보이지가 않아 니 앞에 서는 길 끝을 알 수 없어 지친 내 삶에 사랑마저 울어 뭐하나 맘처럼 되는 일이 없어 내 맘이건 아닌데 너만 보면 작아져 터질것만 같은데 사랑마저 날 아프게해 I never knew love, No one to tell us no I wanna with you And then I don't wanna let it go 오늘도 그댄 날 자꾸 흔들어 널 갖고 싶어 세상 틀 안에서 갇힌 나를 버리고
거친 비바람 몰아친다 해도 두렵지 않은 건 나 뿐만이 아냐 더는 이대로 기다리지 않아 서로를 헤매다 끝날지도 몰라 다온것만 같은데 다시 보면 제자리 터질것만 같은데 사랑마저 날 아프게해 I never knew love, No one to tell us no I wanna with you And then I don't wanna let it go
오늘도 그댄 날 자꾸 흔들어 널 갖고 싶어 세상 틀 안에서 갇힌 나를 버리고 이밤도 저물어 또 다른 하루 변한 건 하나도 없는데 내 맘을 담아서 하늘에 보내고 다시 세어봐도.. This is my story, Always I let it go I wanna with you And then I don't wanna let it go



아직도 내겐 남은게 많은데 다 주고 싶어 나를 가득 채운 너란 사람에게 다 I never knew love, No one to tell us no I wanna with you And then I don't wanna let it go
오늘도 그댄 날 자꾸 흔들어 널 갖고 싶어 세상 틀 안에서 갇힌 나를 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