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28일 금요일

I will follow him... <시스터 액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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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dvd자켓.. 훔냐.. -.-a)
 
흑인과 백인
빨간 하이힐과 검은 신발
술집 가수와 수녀
 
..
 
서로 절대 어울릴 수 없을 법한 것들을
한데 모아놓고
그안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다룬
코미디는 수도 없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시스터 액트>가 돋보이는 건
영화 작업에 대해 감독이 발휘한
능란한 통제력때문이다.
 
금기를 치고 들어가면서도
오버액팅하지 않고
선언문을 낭독하는 듯한 비장함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 할 말은 하고
보는 관객에게 부담은 절대 주지 않으면서도
결국 최대한의 만족감을 끌어내는
'작은' 영화의 소임을
다하는 것.
 
이 영화의 미덕은
그 지점에서 시작하고
동시에 끝을 맺는다.
 
혹자는 그것이
헐리우드에서 최상의 평가를 받는
시나리오 작법이자
영화 제작법이라고 하고,
이른바 '헐리우드식 영화 만들기'라는 이름까지 붙여줬는데
이 안에는 일종의 선입견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팔아먹기 위한 영화'를 만든다는 폄하가 포함되어 있는 거다.
 
그러나 예술적인 가치가 높은 영화 작품을
쉽게 아무나 만들어낼 수 없는 것처럼
앞뒤에 한치 오차없이 정확하게 재단된
'기성품'같은 상업 영화라고 해서
누구나 쉽사리 찍어 낼 수는 없다.
 
돈이 있으면 찍을 수는 있지만
찍는다고 해서 다 명품이 되지는 않는 이치다.
 
사실, <시스터 액트>는 명품은 아니다.
그러나 본 제품이 가진 값어치 이상을 충분히 하고
때가 되면 알아서 사라지는
'기성품'의 본분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이견을 가질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가진 본분에 충실할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어 내는 자세가 그립다.
외국에서 누가 어떤 평가를 내렸든
그래서 무슨 큰 상을 줬든
그것을 가지고
'이제 작품성이..' 운운하는 것은
솔직히 본인 가슴에 좀 찔리는 구석이 있지 않을까해서다.
 
뭐...
비단 한국 뿐이랴?
헐리웃에서도 요즘은
영화만들기의 그런 기본 자세를
다 까먹은 모양이더라만.
 
ps. '에밀 아돌리노'는 죽은지 10년이 넘은 지금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감독이지만
<더티 댄싱>, <뉴욕 세남자와 아기>, <시스터 액트>등
작지만 알찬 영화를 만들줄 아는 감독이었다.
이 영화들의 속편이 제 값을 못했던건
그가 너무 일찍 죽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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