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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25일 화요일

<img src="http://blogimgs.naver.com/nblog/ico_scrap02.gif" class="i_scrap" width="50" height="15" alt="링크스크랩" /> 마츠모도 레이지의 작품 세계

 

2006년 5월 28일 일요일

&lt;강철의 연금술사 - 샴발라의 정복자&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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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프 2006 장편 경쟁 부문에 출품된 <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 2004년 한해동안 일본 애니메이션계를 휘어잡았던 화제작의 후속편이었던만큼 극장판의 퀄리티는 보는 사람을 100% 충분히 만족시키고도 남을만하다. 액션신의 강도와 박력만 따져도 보통의 헐리웃 블록버스터에 못지않고, 그림의 섬세함이나 배경터치또한 넓어진 화면을 충분히 채워주고 있다. 이번 극장판 <강철 - 샴발라의 정복자>는 TV판의 후속편이면서 확장판이고 완결판이다. 왜 TV판 51화가 그렇게 미완으로 끝나야했는지 확실한 답이 이 극장판에서 제시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이상의 TV판 후속이나 새로운 극장판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 되고 말았다. 물론 코믹스는 아직 연재가 진행중이지만, 이미 TV판 중반부터 코믹스와 전혀 다른 길을 가기 시작한 애니메이션이 되어버렸고, 이번 극장판으로 인해 더이상 코믹스와의 연관성을 찾기는 힘들어져 버렸다. 방법이 있다면 원작자 아라카와 히로무가 이 TV판과 극장판을 염두에 두면서 코믹스를 전개해가는 것일텐데, 그또한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미 티비판, 극장판을 포함한 애니메이션과 원작 코믹스는 이 극장판의 줄거리처럼 또 하나의 평행우주가 되어버린 것일지도.. (^^;)
 
TV판의 후반부 전개에서도 그랬지만, 특히나 이 극장판에 깔려진 온갖 잡학지식과 설정들은 일본이라는 나라가 출판대국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이미 중추적인 문화 산업으로 자리잡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위치를 가늠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하나의 테제로 작품을 관통하는 단어 '등가교환'. 이 작품은 이 간단한 단어 하나를 놓고 변증법적인 해석을 시도한다. TV판은 '등가교환'의 가치로부터 출발해서 결국 '등가교환'이라는 원리를 부정하며 끝난바있다. 그러나 그 뒤에 이어진 이 극장판은 그들이 부정했던 '등가교환'이 단지 물질과 물질을 1:1로 교환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좀 더 새로운 가치를 증명하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또 이 작품에는 인간의 생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상반된 가치, 그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효율적으로 대차대조 시키면서 보는이에게 끊임없이 되묻는다. 세상은 살아갈 가치가 있는 곳이냐고, 지금 당신이 사는 세상이 행복한 곳이라고 느낀다면 또는 불행한 곳이라고 느낀다면 왜 그렇게 느끼는지, 사람이 자신의 생을 지키고 유지해나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 작품에는 여전히 많은 철학적 과제들이 알레고리적으로 등장한다. TV판을 어느정도 본 사람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알과 에드는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에 시달리고 있고, 성서의 7대 죄악들은 호문클루스의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끊임없이 두 형제를 괴롭힌다. (영화 <세븐>에서 언급했던 바로 그 7대 죄악이다. 러스트, 엔비, 글러트니, 라스, 슬로스, 프라이드, 그리드가 바로 그것) 또 이 호문클루스들은 실재했던 사람들이 죽었을때 그 사람을 되살리기 위한 인체연성술을 시도하다가 실패했을때 발생하는 것으로 이것은 바로 자기 자신들의 도플갱어이자 거울로 작용한다. (호문클루스가 생전의 자신이 가졌던 물건이나 유골에 반응하여 죽어가는 것도 그런 이야기가 아닐런지. 도플갱어는 서로 마주칠 때 둘중 어느 한쪽이 죽게 된다는 설이 있다.) 인체를 건너뛰며 불사를 도모하는 단테와 호엔하임은 고래의 불사신 또는 흡혈귀 전설을 떠올리기 하면서 불로불사에 대한 또 하나의 탐욕, 그 죄악적 욕심을 형상화한다. 비록 <강철의 연금술사>를 보면서 굳이 이렇게 복잡하고 심오한 철학적 테제들을 분석하지 않는다하더라도 충분히 재미가 있기때문에 이 작품이 더 매력적인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극장판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안본 사람들에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기에 크게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을려고 한다.  다만 완전히 가공의 무대에서만 진행되었던 <강철의 연금술사>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의 평행우주로 끌어들여 확장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판타지의 경계를 깨고 현실과의 접점을 만들어 작품의 완결성을 한차원 더 높이려고 하는 미즈시마 세이지 감독의 욕심을 엿볼 수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다만 그것이 왜 1923년의 독일이며, 1차대전 이후이자 2차대전 직전의 독일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다시금 히틀러와 나치당의 봉기를 '상상적으로' 원천 봉쇄하며 또하나의 패러럴 월드를 만들어냈는지 그 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 나치당 봉기가 원천 봉쇄돼고, 히틀러가 체포되고, 우라늄의 발견과 가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 이후의 역사는 완전히 다른 것이 되지 않겠는가? 물론 그렇다면 일본이 원자폭탄을 두방이나 맞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 혹시 그것을 생각했을까? 
 
극장판은 유쾌하게 시작해서 감동적으로 끝맺는다. 감상 이후에도 충분한 뿌듯함을 느낄수가 있다.
충분한 양의 서비스컷을 파악해낼 수 있는 TV판의 팬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선물같은 극장판이다. 물론 작품적으로도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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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L'Arc-En-C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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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강철의 연금술사 / 샴발라의 정복자> 주제곡 'Link'

- TV판에서 시작된 하가렌과 라르크의 인연은 여기까지 계속되는... 

2006년 5월 17일 수요일

애니맥스 방송작품 - 오늘부터 마왕!

 

4월 29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스카이라이프 651번 채널 애니맥스.

요즘 퇴근후 나의 유일한 낙이라면 바로 이 채널을 고정시켜 놓고

마냥 들여다보는 것이다.

 

케이블 시절엔 투니버스와 온게임넷이 나의 주 고정채널이었고

스카이라이프로 옮긴후에는 애니원을 열심히 봐주려고 했었으나

투니버스가 사골버스라고 욕을 먹는것 이상으로

푹푹 삶아 뼈가 다 녹아 없어지도록

우려먹기에 정신이 없는 것이 애니원 (일명 사골원) 되시겠다.

 

예를 들어

토요일, 일요일에 각 3회씩 <강철의 연금술사>가 방송되어 중반부로 넘어갈때쯤

금요일밤에 다시 처음부터 <강철의 연금술사>가 또 시작되는 방식이다.

그렇게해서 금요일에 방송되는 <강철의 연금술사>가 중반이 넘어가면

토요일엔 다시 1회부터 시작되는

정말 어이없는 편성의 극치를 보여고 있다.

 

그런 와중에 스카이라이프 소니픽쳐스 합작으로

애니맥스가 개국됐다.

 큰 기대없이 첫방송을 들여다보았더니

오오.. 이건 완전 기대이상이다.

 

아무래도 처음 시작하는 방송이고 하다보니

고정 시청자 흡수를 위해

돈과 노력을 좀 기울인 점이 없지 않겠지만

편성된 작품들의 품질이 정말 대단했달까?

 

일본색이 짙다못해 일본에서만 방송될 수 있을 법한 <오토기 조시>,

작품성 위주라서 대중성은 확실히 약한 <윈디테일즈>, <어벤져>,

유럽식 화풍을 시도한 <마법소녀 아르스>,

블록버스터 명품 애니메이션 <몬테크리스토>,

소년팬을 겨냥한 <세이버 마리오넷J>, <마법냐옹이 타루토>,

그리고

 

소. 녀. 팬.들을 위한 초특급 서비스

 

<오늘부터 마왕!>

 

소.녀.팬.을 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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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군터, 콘래드, 유리, 볼프람, 그웬델 

 

생긴것부터 초특급 꽃미남들이다. 종류도 가지가지.

야들야들 꽃청년부터

젠틀한 꽃신사,

야시시 꽃소년,

터프 꽃미남....

 

온갖 종류의 꽃들은 다 모아놓고 이 이야기가

대놓고 판타지란다.

 

이야기는 늘 그렇듯 평범한 아이가 평범하지 않은 세계로 빠져들어서

그 세계에서 가장 안'평범'한 사람으로 대접받는다는 스토리.

 

유리는 어느날 마계로 날아가 그곳에서 마왕 대접을 받게 된다.

그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

 

왜냐하면 유리는 검은 머리에 검은눈동자(;;)를 가졌기 때문에.

 

이처럼 <오늘부터 마왕>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고정관념을

뒤집어 제시하면서 생기는 웃음을 컨셉으로 삼는

유쾌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대충 이런 식이다.

 

어머니를 모욕하는 볼프람의 뺨을 때린 유리는

그 세계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프로포즈하는 방식이

'상대의 뺨을 때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고

결국 유리와 볼프람은 약혼하게 된다.

물론 유리도, 볼프람도 남자다.

하지만 군터는 그 장면에서 이렇게 말한다.

 

'뭐 그다지.. 드문 일도 아니..지요....'라고.

 

또 이 세계에서 상어는 채식동물이고,

팬더는 모래사막 한가운데서 개미지옥을 치고 지나가는 동물을집어 삼킨다.

해적은 교복풍의 세일러복을 즐겨입고...

 

여하간 뒤집기 재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거기에 지나치게 화려한 성우진의 기용으로 인해 귀가 즐거운 것도

하나의 보너스랄까?

 

유리역의 강수진님과 볼프람역의 승준님이 커플링이 되는것도(;;;)

대놓고 유리에게 사모하는 마음을 드러내는 구자형님의 목소리도(;;;)

실로 녹음 현장의 분위기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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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2회까지 진행된 이야기이기에 아직은 단발성이지만

총 39회동안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무척 기대된다.

 

주제곡은 보너스!

 

(노래는 정말 ... 못부른다..)

 

 

 

 





2004년 8월 24일 화요일

별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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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신카이 마코토의 <별의 목소리>가 화제를 불러 일으킨 것은 작품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물론 15분 남짓한 이 단편 애니메이션의 작품성이 무시해도 될만큼 형편없다는 뜻은 아니다. 흔히 단편 애니메이션들이 평범하게 가지고 가는 정도의 작가적 성향이나 예술성 정도는 담겨 있다. 그러나 1인 제작의 애니메이션들이 추구하거나 달성하지 못했던 것을 이 작품은 해내고 말았던 것에  그 화제의 단초가 있었던 거다.

 

<별의 목소리>는 익히 알려진대로 신카이 마코토 혼자서 각본과 제작, 편집, 음향에 이르는 애니메이션의 전체 공정을 끝마친 작품이다. 더불어 상업적인 성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던 단편 애니메이션을 가지고도 단품 dvd 판매면에서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럴수 있었던데는 이 작품이 상업적인 애니메이션에 비하더라도 하등 못할 것이 없을 정도의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흔히 이 작품을 처음 본 사람이 '안노 히데야키'의 작품이 생각난다고 말하거나, <마크로스>등의 작품과 유사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런것들을 보고 자란 세대인 신카이 마코토가 그 유사점들을 자기 작품으로 끌고 들어오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며, 더구나 '예술성'의 담보가 단편 애니메이션의 절대적 목적이라거나 단편 애니메이션은 일부러라도 '촌스럽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람들의 강력한 고정관념에 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로 신카이 마코토는 '1인 상업 애니메이션'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신경지를 개척하는데 성공했고, 일본을 비롯한 한국의 수많은 애니메이션 학도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하여 애니메이션 관련 전공자들 사이에서 이 작품의 불법 동영상을 보거나 소지하지 않은 사람이 없는, 조용한 열풍이 있었다.

 

비록 지금은 투니버스를 통해 알게 모르게 방송되었고, dvd로도 출시가 된지 한참 되었지만 여전히 이 작품의 성공을 모델로 한 후속작들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애니메이션 환경은 그다지 나아진게 없다.  과연 신카이 마코토의 성공은 1회성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일까? 노동집약적일 수 밖에 없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개인에게 돌려준 것은 이 시대의 유행인 1인 미디어의 보급에 발맞추는 것이며, 결코 깨지지 않을거라 암묵적으로 믿었던 금기의 영역을 한발짝 넘어선 것임에 틀림없지만, 거기에서 멈춘다면 별다른 의미는 없어지고 만다. 2003년에 후속작을 준비한다며 여념이 없던 신카이 마코토의 소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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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도 상당히 좋지만.... 이 블로그를 쓰는 여기서는.. 올릴수 없는 상황. 추후에.

2004년 6월 19일 토요일

진품과 모조품... &lt;애천사전설 웨딩피치&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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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누가 봐도 <..웨딩피치>를 <..세일러문>의 아류가 아니라고 말하긴 힘들다. 평범한 여고생이 전사로 변해 싸움을 하는 것도 그렇고, 1명에서 3명까지 소대 단위 전투를 벌이는 것도 그렇다. 거기에 애완동물 비슷한 보조 캐릭터가 있는 것이나,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의 성격이 전투를 지휘하는 참모장의 역할을 가지고 있거나, 씩씩한 왈가닥으로 그려지는 등 <..세일러문>과의 유사점은 끄집어 내자면 한도 끝도 없다. 세일러문의 1기 주인공이 3명이었던 것처럼 웨딩피치도, 피치, 릴리, 데이지의 세 명으로 시작했고, OVA에 이르러 사루비아가 추가되면서 4명이되었는데, 이 사루비아의 성격이 세일러문의 우라누스나 넵튠이 그랬던 것처럼 매우 비타협적이었다는 점도 그렇다.
 
이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등장한 것이 한참 세일러문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무렵이었으므로 태생을 의심하는 것 또한 어렵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짧은 치마를 펄럭거리는 여고생들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세일러문>이 절대 방영 불가를 받았을 즈음 대타로 등장하여 방송을 탔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이것이 그 유명한 세일러문인가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들여다 볼 수 밖에 없었던 거였다. 대체 왜 세일러문은 안되고 웨딩피치는 되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방송 심의의 기준은 너무나 자의적이어서 그것을 가늠하는 일은 다른 무엇보다 어렵다. (--;) 추측컨데 웨딩피치가 방송을 탈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작품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좀 더 폭발적인 히트를 위해서는 아무래도 KBS의 전파를 타는 것이 유리하던 시절 - 90년대 중반만 해도 그랬었다. - KBS에서 방영불가가 난 세일러문은 창고에서 잠시 잠을 재워두더라도 함부로 풀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는 수입사의 방침이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어느때 풀어도 손해 볼 것 없는 웨딩피치가 MBC를 통해 방송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건 나만의 생각이다.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웨딩피치는 현해탄을 건너와서도 쉽사리 아류의 멍에를 벗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사실 2차 복제물들의 운명이 그렇듯 - 애니메이션에서는 특히 더 - 웨딩피치는 세일러문 이상으로 노골적인 설정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세일러문의 원제가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것 역시 노골적인 제목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겠지만 웨딩피치는 그보다 한 술 더떠 <애천사전설 웨딩피치>라는 원제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그녀들의 무기는 다른 어떤 것도 아닌 '사랑'이었다. 제목을 가지고 트집을 잡긴 싫지만 사랑의 천사 이름이 '웨딩피치'라는 건 아무래도 상당히 낯뜨겁다. 여자들의 궁극적인 꿈은 '결혼'이었던가? 게다가 '피치 = 복숭아'에서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애매모호한 감정이란... 아무리 뒤집어봐도 '나 나가요'하고 다를게 없는 것이었다. 요는 세일러문에서 조금씩 발현되기 시작한 남자들의 로망을 좀 더 화끈하게 내놓고 보여줘보자 하는 발상이 없었을리 없다는 이야기다.
 
여기 등장하는 네 명의 소녀들은 세일러문과 달리 2단 변신을 하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1단 변신은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변신이었다. 전투를 해야하는데 치렁치렁한 웨딩드레스 차림이 가당키나 한가? 그래도 그녀들은 꿋꿋했다. 2단 변신은 위 그림에 보이는대로 전투복이었다. 세일러문의 턱시도 가면 역할에 해당하는 남자 주인공 케빈과 주인공 피치의 사랑도 있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정말 복사한 듯 비슷한 것외에는 아무런 장점이 없었던 애니메이션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꼭 그것만이 전부였던 것은 아니다. 여기에도 나름대로의 스토리가 있었고,  <애천사전설 웨딩피치 DX>라는 OVA도 만들어 질 정도로 꽤 인기를 끌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아류의 한계를 부인할 생각도, 극복할 생각도 없었던만큼 <.. 웨딩피치>는 적당한 인기를 끌고 그야말로 적당한 시점에 욕심없이 종영되었다.  
 
어쩌면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었을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와서 더더욱 아류 취급을 받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보고 재평가를 해야 된다고 말할 정도의 큰 가치를 부여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웨딩피치를 떠올릴때마다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PS. 가수 최용준을 아는지? '아마도 그건', '갈채'를 불렀던 가수다. <..웨딩피치>의 주제곡은 최용준이 불렀는데 비슷한 시기에 불렀던 '갈채'와 꽤 비슷한 느낌이다. 그리고 그 당시의 애니메이션 주제가로서는 꽤나 파격적인 가요풍의 노래였다. 묻어버리기엔 상당히 아까운 노래였던 관계로 투니버스에서 재방송시 2절까지 복원하여 완벽하게 내놓았다.
 
PS2. 혹시나 <.. 웨딩피치>의 팬이 이 글을 본다면 화를 낼지도 모르겠으나, 악감정보다는 아쉬움쪽에 가까운 감정으로 쓴 글이라는 것을 노파심에 밝혀둔다.
 
 
 
 
 
 
 







2004년 6월 10일 목요일

초절정 허무개그의 결정체! &lt;전설의 마법 쿠루쿠루&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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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작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에는 압도적인 작화도, 심도 있는 스토리도 없다. 눈이 번쩍 뜨일만한 매력적인 캐릭터도 없다. 보통의 애니메이션이 내세울만한 특징들을 모조리 쓰레기통에 쳐박아버린 이 애니메이션이 뜻밖에도 놀라운 흡인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믿겠는가?

 

MSX 컴퓨터 시절의 YS부터 PS2의 파이널판타지 시리즈까지, 일본식 롤플레잉 게임을 한번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쿠루쿠루>의 애니메이션 구성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 반대라면 문제가 있지만. 칼 한자루를 손에 들고 종종종 걸어다니면서 몬스터들을 사냥하고, 그러는 동안 HP와 MP를 쌓아서 레벨을 올리고 최종 보스를 만날때까지 여행을 계속하는 일본식 RPG 시스템은 그 지리한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상당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나 그래픽이 화려하지 못했던 2D 게임 시절에는 특별한 눈요기가 될만한 동영상도 없었기 때문에 RPG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지난한 무한 반복 작업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몬스터가 나타나거나, 새로운 마법을 익히게 되면 화면이 바뀌면서 하단에 자막창이 뜨고 그에 대한 설명이 등장한다거나, 레벨이 오르면 '레벨이 올랐습니다'같은 친절한 설명이 나오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이 애니메이션은 중간 중간에 느닷없이 '마법 설명'이 나오거나, 그래프를 동원한 주인공의 남은 체력과 마법력 제시, 몬스터에 대한 설명 또는 '레벨이 올랐다'같은 해설자의 목소리가 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RPG 시스템을 도입한 진지한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이 애니메이션은 분명히 '개그'물이었다. 그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어이없는 '허무'개그의 연속. 홀랑 벗고 나와서 시도때도 없이 모두가 싫어하는 북북춤을 춰대는 북북노인을 비롯하여, 한가지 마법도 제대로 실행하는 법이 없는 실수투성이 마법사 코코리, 잔머리와 비겁합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용사 니케 등 제정신인 인물들이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 게다가 혼자 개그하고 혼자 '썰렁하지?'를 외쳐대는 썰렁요정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이 애니메이션은 심지어 자학적이기까지 했다. (-.-)

 

이런 저런 요소들을 돌이켜 보면 <..쿠루쿠루>는 평이한 보통의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매니아성으로 똘똘뭉친, 특정인들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그런 괴이한 작품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연재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 애니화된 관계로 TV시리즈는 1기와 2기로 나뉘어 제작되었는데 1기의 끝은 실로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니케와 코코리의 여행은 부활한 마왕 기리를 제거하고 미그미족의 평화를 되찾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러브러브 모드에 빠진 니케와 코코리는 마왕 기리를 없애지 않았다.(!!)

 

'여기서 기리 마왕을 없애면 우리 여행이 끝나는거야?'

 

'아잉, 그럼 용사님하고 더 이상 같이 여행을 할 수 없는거에요?'

 

'음.. 그럼 마왕을 없애지 말지, 뭐.'

 

정확하지는 않으나 대충 이런 대화 끝에 왕국의 평화는 커녕,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마왕을 그대로 남겨두는 만행을 저지르고 1기는 끝났던 것이다. 그리고 2기 시리즈가 이어졌다. 물론 중간에 6년이란 시간이 필요하긴 했지만. 2000년에 방송된 2기 시리즈 역시 코믹스가 완결되지 않은 관계로 애니메이션 먼저 미완결인 상태로 종방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2기는 1기때보다 난데없는 단편적 개그를 줄이고 원작 코믹스의 스토리에 충실하게 제작되는 한편, 훨씬 더 폐인냄새가 물씬나는 매니아적 패러디를 도입하면서 전작 못지 않은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한 편 전체가 뮤지컬로 제작되어 국내 더빙 성우들까지 모두 노래를 부르며 더빙해야 했던 에피소드와 구간반복 마법에 걸려 끝없이 계속 아이캐치가 나와야했던 에피소드는 지금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이다. 1기 시리즈는 투니버스와 MBC에서 방송되었고, 2기 시리즈는 투니버스를 통해 2002년에 초방된이후 여러 차례 재방송된 바 있다. 단행본은 아직도 계속 발행되고 있으니, 다시 한번 니케와 코코리가 여행에 동참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과연 기리 마왕을 무찌를 수는 있는걸까?)

  

개인적으로 정미숙님의 코코리, 임은정님의 니케, 이인성님의 북북노인, 그리고 성선녀님의 시종일관 무덤덤했던 해설은 일본판보다 훨씬 인상적이었다.

 

 

         

 

 

 

2기엔딩 - 서쪽하늘로






2004년 6월 7일 월요일

evolution... dig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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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디지몬 어드벤쳐> 한국 첫방송때 작성한 글

 

<포켓몬스터> 열풍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또 다른 한무리의 몬스터들이 안방극장에 몰려왔다. 이름하야 <디지몬 어드벤쳐>. 예상했던 바와 같이 이미 완구점과 팬시상품점에는 이 몬스터들을 찾는 아이들이 엄청나게 늘어났고, 제빵회사는 포켓몬 빵을 접고 후속타로 디지몬 빵을 내어놓았다. 그리고 발빠르게 디지몬 캐릭터를 이용한 운동화를 비롯해 아이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각종 제품들이 줄지어 발매될 예정이다. <디지몬 어드벤쳐>는매주 월, 화요일 오후 6시에 KBS2에서 방송되고 있다.

  이미 <포켓몬스터>와 <구슬동자>에 대한 글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러한 애니메이션들이 동심과 상술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산물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재론할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똑같은 전략을 반복하며 만들어낸 이 애니메이션이 전작들과 똑같은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어쩌면 더욱 치밀한 벤치마킹의 결과였을 가능성이 농후한 <디지몬 어드벤쳐>는 일본에서의 만만치 않은 성공을 바탕으로 미국 상륙에 도전했고, 역시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기록했다. 워너 브러더스 계열의 카툰 네트워크를 통한 고정 편성에서 팬층을 확보한 후, 20세기 폭스를 통해 2000년 10월 6일 전국 1800개 이상의 극장에서 <Digimon : the movie>가 개봉되어 천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다.

  <디지몬 어드벤쳐>는 그 태생이 <포켓몬스터>와 동일하다. 닌텐도의 게임에서 비롯된 <포켓몬스터>가 폭풍같은 인기를 누리며 천문학적인 수입원이 되는 것을 본 경쟁사 반다이가 유사한 내용의 게임으로 만들어낸 것이 바로 <디지몬 어드벤쳐> 즉 다시 말하면 '디지탈 몬스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냥 똑같은 방식으로 복제한다면 어느 누가 디지몬을 좋아할 수 있었을까? <포켓몬스터>의 아류임이 분명함에도 변별력을 갖지 못해 실패한 <사차원탐정 똘비>에 비해 <디지몬 어드벤쳐>에는 분명하게 포켓몬과 다른 점이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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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몬 어드벤쳐>의 발매는 <포켓몬스터>에 의해 촉발되었을 망정 진정한 기원은 반다이의 그 유명한 게임 '다마고치'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것도 단순히 키우는 다마고치에서 좀더 발전된, 사육해서 싸우는 '다마고치'가 바로 '디지탈 몬스터'였다. 게다가 싸우지 않으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전투 본능이 포켓몬스터에 비해 훨씬 증대된 버전이기도 했다. 또한 성장의 단계가 포켓몬스터처럼 단순하지 않다. 이것은 같은 초기 유형을 가진 디지털 몬스터라도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성장하며 유년기, 성장기, 성숙기, 완전체의 네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훨씬 복잡하다. (아울러 캐릭터 상품도 다양한 변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정도만해도 포켓몬스터의 한단계 업버전이라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지만 이것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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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켓몬스터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은 자연계의 실재하는 생물들과 매우 유사한 모습으로 창조된 캐릭터들이었다. 디지털 몬스터도 이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그러나 디지털 몬스터는 진화를 거듭할수록 어떤 것은 기계로봇같은 모습이 되기도 하고, 어떤 것은 공룡, 또 어떤 것은 요정이나 심지어 외계인처럼 변하기도 하는 등 그 모양새가 천차만별이다. 더불어 완전체에 이르면 이미 애완용 몬스터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흉칙한(?) 전투생물이 되어버린다. 한마디로 예뻐서 사랑받겠다는 생각보다는 아이들의 좀 더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자는 발상이었던 듯하다.

  게임에서 이러한 전환이 이루어졌다면 애니메이션판에서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을까? 그것은 무려 7명이 등장하는 집단 주인공 체제의 채택이었다. 나이와 성별, 신체조건을 고루 섞어놓은 <디지몬 어드벤쳐>는 주인공이 집단적으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들의 장점이 그러하듯 어느 누구를 좋아해도 무방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게다가 '로켓단'이라는 멍청하고 코믹한 적이 등장하는 <포켓몬스터>에 비해 <디지몬 어드벤쳐>에는 좀 더 명확하게 선을 그어 놓은 악의 디지몬들이 등장한다. 더 더욱 전투가 필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찌보면 <포켓몬스터>는 그나마 순진한 애니메이션이었다고나 할까? <디지몬 어드벤쳐>는 아예 그 궤도가 다르다고 볼 수밖에 없다. 작품의 배경 공간 또한 <포켓몬스터>의 유사 자연 세계와 달리 <디지몬 어드벤쳐>는 컴퓨터 네트워크 내부에 존재하는 가상 세계를 설정하고 있다. '디지탈'이라는 단어에서부터 뭔가 이것은 좀 더 현대적이고 세련된 것이라는 뉘앙스를 팍팍 풍겨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결국 <디지몬 어드벤쳐>는 <포켓몬스터>의 단순함에 싫증난 아이들을 새로운 소구대상으로 삼고, 그보다 좀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설정을 자신있게 도입한 점이 성공의 단초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디지몬 어드벤쳐>의 인기가 한창 치솟고 있는 요즘 이에 뒤질세라 <포켓몬스터>도 새로운 극장판 제작을 발표하면서 인기 유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과연 이 몬스터 제작 열풍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한국형 포켓몬이나 디지몬이 나오는 것을 바라지는 않지만, 과연 효과적인 벤치마킹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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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 와서 읽어보면 지나치게 진지한 태도로 <디지몬 어드벤쳐>를 다뤘던 것이 아닌가하는 감이 들기도 하는 글이다. 그러나 7세 이하의 유아용 애니메이션 시장이 유일한 가능성을 가진 시장이라고 줄곧 주장하면서도 그 아이들에게 소구될수 있는 적절한 애니메이션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포켓몬스터>와 그 후에 나온 <디지몬 어드벤쳐>시리즈는 충분히 연구 대상이 될 만한 가치가 있다. 이 두 가지의 몬스터 시리즈 이후 일본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숱한 아류 몬스터물이 나왔음에도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과연 무엇때문이었을까? 왜 <디지몬 어드벤쳐>는 무려 4년에 걸쳐 시리즈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꾸준한 인기를 모을 수 있었을까? <디지몬 어드벤쳐> 시리즈가 명백하게 <포켓몬스터>를 벤치마킹 했고 <포켓몬스터>보다 센세이셔널한 면에서 덜했음에도 훨씬 더 많은 수익을 파생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연구한 자료를 난 한번도 본 적이 없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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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디지몬 : 디지몬 어드벤쳐 02>는 <디지몬 어드벤쳐>에 곧장 이어진 두번째 시리즈였다. 후속편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전편과의 연계성을 놓지 않기 위한 방편으로 전편의 주인공 '선택받은 아이들'이었던 캐릭터들을 카메오로 출연시키는 동시에 전편에서 그닥 중요하지 않았던 주인공 신태일의 여동생 신나리를 아예 이번엔 시리즈의 주인공들 중 하나로 편입시키는 방법을 동원했다. 결과적으로 <디지몬 어드벤쳐>를 보았던 아이들이 <디지몬..>을 떠날만큼 나이를 먹자 이번엔 그 동생뻘인 아이들을 타겟으로 공략하자는 아이디어는 곧장 시리즈의 성공을 보장하는 열쇠로 이어졌던 것이다.

 

'형이 좋아했던, 오빠가 좋아했던 그것을 동생들도 같이 좋아할 수 있게!'

 

흔히 속편의 생리라고 말할 수 있는 '더 크게, 더 복잡하게, 더 많이'의 법칙은 여기에서도 예외없이 적용되었다. 다소 어색하고 어설프게 보였던 1편의 몬스터들에 비해 깔끔하고 귀엽게 정돈된 몬스터들도 흥행에 도움이 되었던 것은 물론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스토리면에서도 훨씬 복잡한 갈등 구조를 내재하게끔 구성해놓았다. '적'도 단순한 그냥 '적'이 아니었고, '악'도 '절대악'은 아니었고. - 형과 동생이 같이 보는데 이미 눈이 높아진 형의 기대치도 만족 시켜야 할 것이 아닌가? 

 

그렇게 해서 <포켓몬스터>가 해년마다 같은 패턴을 반복하며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디지몬 어드벤쳐>는 진화를 거듭했고 최근 시리즈인 <디지몬 프론티어>에 오면 아이들이 직접 공격형 디지몬으로 진화되는 퓨젼 시스템을 도입하기에 이른다. 한때는 경쟁 관계였던 <포켓몬스터>와 <디지몬 어드벤쳐>는 어느새 친숙함과 새로움을 무기로 아이들의 두가지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공생 관계로 변했다. 2002년 이후 새로운 <디지몬 어드벤쳐>시리즈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이미 성공의 열쇠를 쥐어본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가 또 다른 무엇을 만들어내려고 준비중인지는 아무도 섣불리 짐작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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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방가방가 햄토리>시리즈도 두가지 몬스터 시리즈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라 말하기 힘들다.

  

 




2004년 5월 31일 월요일

duel... S.Cry.Ed

스크라이드(S.CRY.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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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熱血)과 근성(根性). 흔히 곤조라고 불리우는 것들. 보통 무언가에 미친듯이 혼을 불태우는 인물에게 붙여주는 칭호가 이런 것들이다. 이렇게 오로지 열혈과 근성으로 자기가 가진 신념 - 옳은 것이든 아니든 - 하나를 위해 인생을 밀어붙이는 주인공들은 주로 70년대에 만들어진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극도의 과장된 모션, 그리고 괴성과 함께.

 

하지만 그래도 보는 순간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함께 끓어오르는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았던가? 그 시대가 과연 그런 것을 원했었는지 그때는 너무 어렸었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유난히도 그 당시의 거의 모든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은 그렇게 움직였다는 생각이 든다. <스크라이드>. 2001년 후반기에 TV TOKYO에서 방송된 26부작의 이 애니메이션은 오랜만에 열혈과 근성에 불타는 맹목 청년들을 데리고 돌아온 시리즈이다. 물론 같은 회사에서 만들어진 <용자왕 가오가이거>에서 비슷한 것을 목도할 수 있었지만, 어쨌든 그것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어진, 그래서 결과적으로 70년대 청년들에 거의 근접하는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 바로 <스크라이드>라고 볼 수 있다. - 그것은 <용자왕 가오가이거>에서 회당 연출을 맡았었다고 하는 감독 타니구치 고로의 성향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스크라이드>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 주인공 카즈마와 류호도 위에서 말한 그런 부류의 인간들이다. 차이가 있다면 한명은 불한당에 깡패이고 믿는 것은 주먹뿐인 보잘것 없는 인물이고, 한명은 미남에 고결한 집안에서 태어난 자제라는 것. 두사람에게는 각각 나름의 얼터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밖에 없다. - 얼터 능력은 설명하기 쉽지 않지만 어쨌든 주변 사물을 분자상태로 분해해서 자기가 원하는 모양으로 재결합하는 초능력이라고 한다. 이야기는 1회부터 26회까지 줄기차게 만나기만 하면 결투를 해대는 두 사람을 축으로 하면서, 또 그 뒤에 깔려진 더 큰 세력의 그늘을 다루고 있다.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는 과연 26회에 완결이 될 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빠르고 복잡하게 전개되지만, 실상 13회 이후로는 별로 중요한 이야기가 없어 다소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도 있다. 이야기를 더 파고들어가보면 그 속에는 서로 다른 계급간의 부조화와 충돌, 즉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버젓이 존재하는 현재 사회에 대한 비유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그속에서 새로운 선각자가 우매한 민중을 이끌어간다는 다소 선동적인 설정이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것이 또한 '목적성'을 띄고 그렇게 그려졌다고 보기엔 그 힘이 너무나 미미하기 때문에 그저 배경 설정으로 보고 넘어가는 것도 무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점에서 보면 같은 감독의 전작 <무한의 리바이어스>가 오히려 더 심각한 태도로 현존하는 일본 사회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루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각설하고, 중요한것은 왜 두 주인공이 그렇게 열심히 움직였는가하는 것이다. 문제는 둘다 각자가 가진 신념이, 각자 살아가는 토대였기 때문이었다고 보인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기가 원하는 일과 목표를 향해서 일평생 혼을 불태운다는 것은 무척 가치 일로 생각되지만, 또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세파에 지치고, 밀려가다보면 굳이 뭣하러 그렇게 힘들게 살아야되나 하는 생각이 먼저 앞서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처럼 산다면야 미친놈 소리 듣기 딱좋겠지만 그 반만이라도 따라하면서 열심히 살고 싶다는 것은 나만의 소망일까? 21세기에 열혈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열혈을 바라고, 열혈의 불씨를 품어야만 적어도 손톱만큼, 아니면 그보다 조금 더이상이라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룰수 있을 것은 30년 전이나 지금이 별로 다를 것이 없겠다. 그저...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든 생각은 열심히 움직여야겠다는 것이었다. 또하나 더 있다면, 여학우들이 보기엔 별로 재미없을 작품이지만 - 결코 성차별의도는 없다 - 동인지 소재로는 더없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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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이 싸우는 두 사람. 왼쪽이 류호, 오른쪽이 카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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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2년전에 다운받아보고 쓴 글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히라이 히사시는 <무한의 리바이어스>, <스크라이드>를 거쳐 <기동전사 건담 SEED>까지 끝내고 2000년대 들어 최고로 각광받는 캐릭터 디자이너가 된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최근들어 개성있으면서도, 거부감없이 무난한 두가지 성격을 지닌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해내는 디자이너가 별로 보이지 않기 때문인듯도 합니다. 게다가 히라이 히사시 이 양반은 <무한의 리바이어스>때도 그랬고, 한꺼번에 수십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뭐 그것도 능력이겠지만, 어쩐지 갈수록 같은 얼굴에 가발만 바꿔놓은 듯한 느낌이 나는것도 아니라고는 못하겠네요. 그래도 <스크라이드>때까지는 정말 참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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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포스트가 뜨문 뜨문 올라오고 있지요. 개인적인 일로 바쁘기도 했고, 얼마전에 본 영화 <하류인생>의 포스트가 절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 대한 나름대로 정당한 평가를 내리고 싶어서 글을 쓰고는 있는데 신경을 많이 쓰다보니까 진척 속도가 무진장 더딥니다. 쉽지가 않아요. 뭐 조만간에 올라오긴 하겠지요. 중도에 포기하진 않을테니까...(정말이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