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9일 일요일

달의 요정 세일러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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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에 제 개인 홈페이지에 작성하던 시리즈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세일러문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고 누가 어떻게 보든 저한테는 너무나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이었기 때문에 공식적인 지면이 아닌바에야 어떤 글을 작성하든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글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끝을 못맺은 상태였죠. 블로그로 옮겨서 이 이야기를 다시 해보려고 합니다. 매니아로 보이든 오타쿠로 보이든 로리콘으로 보이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여기는 제 블로그인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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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러문에 대한 추억 (1)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많다, 많아. 우리편이 이렇게 많아도 되는거냐

 

아직도 제가 '나는 세일러문 팬이었다'라고 말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꽤 많더군요. 좀 더 격렬하게 반응하는 사람은 '그딴 걸 왜 좋아하냐?'라고 말하기도 하고, '이 사람이 제정신인가'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사람까지 있기도 하죠. 이것참 일종의 커밍 아웃을 하게되는 건가요? 세일러문을 좋아한다고 말하는건 참 힘든일이군요... (--;;)

 

<달의 요정 세일러문>. 물론 원래대로 하면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이죠. 써놓고 보니까 제목이 참 노골적이긴 하군요. 미소녀 + 전사라뇨, 센스가 좀 떨어지는 제목입니다. 어쨌든 어여쁜 미소녀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전투에 뛰어들어야 하니 이런 제목도 무리는 아니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성 전사를 탐탁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듯하니 (특히 방송국에 계신분들은 더 하신것 같죠.) 전사를 요정으로 둔갑시켜 놓는것도 우리 실정에 그럭저럭 맞는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미 시리즈가 끝난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군요. 물건너와서 참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국내에서도 거진 3/4정도를 방송했었구요. 기억속에서, 역사속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사라진 이 시리즈에 대해 할 말은 참 많습니다. 한 기수당 약 40회정도로 전체 분량이 딱 200회에서 마무리가 지어졌는데요 각 시리즈의 제목을 보면 다음과 같죠.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1992~)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R (Return) (1993~)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S (Super) (1994~)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SS (SuperS) (1995~)
미소녀전사 세일러스타즈 (1996~)

 

여기에 중간 중간 극장판이 만들어졌습니다.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R movie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S movie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SS movie

 

일본 애니메이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그쪽에서 미형 소녀 취향의 캐릭터를 어느정도 선호하는지는 다들 아실겁니다. 여기에서 미형이라면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다리가 몸의 두배쯤 되고 눈 크기가 얼굴의 반을 차지하며 각종 원색의 머리색을 자랑하는 그런 소녀들을 말하는거죠. (써놓고 보니까 상상하면 무섭군요..) 요즘은 그 취향이 워낙 다양해져서 <데지캐럿>처럼 2등신 미소녀도 있고, <느와르>의 주인공들처럼 섹시미소녀도 있긴 합니다만, <..세일러문>시리즈의 주인공들이 아주 전형적인 형태의 미소녀들이죠. 초창기의 시리즈를 보면 뭐 그다지 미형은 아니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이나 색지정을 보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대작은 커녕, 그럭저럭 늘 만들어지고 있는 평범한 애니들과 별 다를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죠. 셀매수도 적당량 사용되어서 움직임이 굼뜬 장면들도 많았구요. 다만 10년전의 상황에서 획기적인 어떤 점이 있었다면, 그제까지는 소녀들이 남자들 없이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우는 설정의 애니메이션이 전무후무했다는 점입니다. (나가이고 선생의 큐티하니는 예외로 합시다. 이분의 취향은.... 쿨럭..) 이런점에서 사람들의 눈을 끌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큐티하니F에 대한 포스트를 보시려면 클릭

 

가장 첫번째 시리즈인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을 보면 이후까지 이어지는 이 시리즈 전체의 몇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첫째는 '비밀'입니다. 무엇때문에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지, 누가 쳐들어 오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싸워야 하고, 그 '비밀'은 결국 마지막회 근처에 와서야 밝혀지죠.

 

둘째는 '전멸'입니다. 주인공을 제외한 '친구'내지 '도우미'들은 절정부에 이르러 모두 죽음을 맞이하죠. 이건 사실 쇼크에 가까웠습니다. 이런 스타일이 전에 없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제작진이 상당히 잔인한 인간들로 보이게 되죠. 1기에서는 세일러 마스와 세일러 머큐리가 죽고, 5기에서는 심지어 세일러문을 제외한 모든 전사가 다 죽습니다. (내행성 전사 4명 + 외행성전사 4명 + 턱시도 가면 1명 = 9명. 실로 엄청 죽여버리는군요.)

 

셋째는 '전멸'에 이어지는 '각성'과 '부활'입니다. '도우미'가 다 없어져버리면 주인공은 혼자 남은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그 전에 없었던 새로운 힘에 눈을 뜨게 되는겁니다.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 적을 해치우면 그 다음에 그 새로운 힘에 의해 죽어버린 '도우미'들을 모두 다시 살려낼 수 있게 되는거죠. 그러면 제작진의 '잔인함'에 대한 비난을 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하하하.. 이런식으로 세일러문이 새로 개발해낸 무기는 10가지 정도가 되고 그럴때마다 장난감으로 개발된 세일러문의 신무기들은 모두 엄청나게 팔렸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마지막으로 우리편에 '증원'이 이루어지죠.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시리즈의 지루함을 해소하고,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는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되는 것입니다. 나중에는 총 10명이 한꺼번에 적과 대적하는 완전 떼거지 전대물화 되었습니다. 웃기는건 중간에 어떤 적이 억울하다는 듯이 외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요.

 

"비겁하다. 10명이 1명하고 싸우는게 어디있냐!!!!"

 

이러한 특징들이 처음부터 계획하에 시도되었다기 보다는, 어쩔수 없이 이렇게 된것으로 보이는데 시리즈 자체가 계속 만들어지다보니 나중에는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던 것이죠.

 

저도 사실 1기 시리즈때는 별로 주목하지 않았었죠. 제가 세일러문 시리즈를 좋아하게 된것은 3기에 이르러서였습니다. 바로 궁극의 최절정 시리즈였던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S>였던 것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일러문 S중에서 웃겼던 에피소드 중 한 장면. 변신할 수 없는 세일러문 대신세일러문으로 위장한 세일러 비너스. 위쪽에 경악한 세라 얼굴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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