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27일 토요일

정의의 소년 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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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SBS가 자칭 만화왕국을 표방하고 몇가지 애니메이션을 의욕적으로 편성하다가 말기는 했습니다만 실상 만화왕국은 70년대 TBC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방송을 탄 것이 가상하다 싶을만큼 난해하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하고 음울하기도 했던 여러가지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줄곧 TBC를 통해서 방송되었던 것 같네요. (하도 어렸을적이라 가물가물하기는 한데..)

 

물론 KBS로 통폐합되고 전두환 할배께서 친히 SF물을 비롯한 애니메이션 방송금지 철퇴를 내리는 등 안해도 될 일들을 한 이후에는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그 삼엄하던 시절에 오히려 방송에선 재주껏 잘도 별다른 검열없이 애니메이션을 내보내곤 했습니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쉽게 말이죠.

 

뒷전으로는 <개구장이 스머프>가 그야말로 공산주의 만세라느니, <미래소년 코난>의 이상향 하이하바 역시 공동생산, 공동분배의 공산주의 천국이라느니 (그 당시에는.. 에..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구분을 할줄 몰랐습니다. 초등학생이었거든요.), <은하철도 999>가 자본주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다룬 작품이라느니 뜻도 모를 소리가 돌아다니곤 했고, 밍키의 엉덩이가 아무런 제약없이 6시대에 방송을 타지 않았던가요? 흐흐흐..

 

<정의의 소년 캐산>도 뭐 그런 축에 속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전 어렸을때 이 애니메이션 별로 안좋아했습니다. 일단 정의를 위해서 몸바쳐 열심히 싸우는 건 좋은데 그 분위기가 너무 비장했단 말이죠. 캐산 엄마가 왜 스와니라는 백조속에 갇혀있는건지도 모르겠고, 하여간 너무 심하게 작품 전체를 짖누르는 비장감에 숨이 막혔던 것 같습니다. 기르던 개가 로봇 짜쿵이 되었다는 것도 너무 싫었구요. 브라이킹 보스도 너무 무섭게 생겼지 않았었나요?

 

나중에서야 캐릭터 디자인이 아마노 요시타카고 제작사가 타츠노코 프로덕션이라는 사실같은것도 알긴 했지만 어쨌든 예닐곱살 된 꼬마가 보기에는 참 부담스럽더란 말이죠.

 

하지만 지금은 다시 한 번 제대로 뜯어보고 싶은 애니메이션이기도 합니다.

 

다시 본다면 뭐가 그렇게 부담스러웠는지 제대로 알 수 있지 않을까해서요.

 

독수리 5형제는 잘도 재방송이 되는데, 캐산은 그 이후로 본적이 없는 것 같네요..

 

 

 




< 출처 : 인터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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