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5일 금요일

고쿠센 - 조폭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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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쿠센 - 조폭선생님> 나카마 유키에

 

<고쿠센> 또는 그녀가 출연한 드라마를 전혀 보지 않은 사람들, 그래서 이 사진을 처음 보는 사람은 '와~ 예쁘다'라는 말을 절로 하게 되지 않을까?

나카마 유키에는 아이돌 출신의 탤런트답게 저런 도도한 눈매로 포즈를 잡고 있으면 상당히 예쁜 배우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그녀가 출연한 드라마 중에서 처음으로 보게 된 게 일본 문화 4차 개방과 함께 케이블 방송, 그중에서 SBS 드라마 플러스에서 두번째로 내세운 <고쿠센 - 조폭 선생님>이다. (첫번째는 금성무 주연의 <골든볼>이었다고 한다. 본적은 없으니..)

 

쌩뚱맞은 말이지만 한참 잘나가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 대해 누군가가 평했듯이 가장 원초적인 감정은 가장 진부한 것에서 나온다고 했던가? <고쿠센>은 1회부터 12회까지 내용적인 면에서 살펴볼때 그 어느 한 편도 진부하지 않은 것이 없다. 회가 거듭되면서 진부함은 내용을 장악하고 그것도 모자라 등장인물의 대사를 통해 교훈을 설파하는 패턴을 고착시키면서 도덕책이나 윤리책에 기술된 것 이상을 말하지 않는다.부모님의 사랑에 대해, 우정에 대해, 이성에 대한 사랑에 대해, 남자다움에 대해, 책임감에 대해 끝도 없이  이야기를 해댄다. 요즘 과연 어떤 누가 이런 식의 교훈 남발에 대해 수긍할 수가 있을까? 교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선생이 있다면 그는 바로 말만 남발하는 지루한 수면제로 전락할 것이다. 그런점에서 <고쿠센>은 절대로 전복적이거나 위태로운 텍스트는 아니다. 오히려 청소년 선도 위원회 권장 드라마가 되기 쉽상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런 교훈 설파마저도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머리에서 나오는 교훈을 입으로만 떠드는 것이 아닌, 몸으로 부딪혀서 만들어내는 조폭같은 여선생의 힘일까? 비현실이 부각되는 것은 우리의 현실에서 피부로 와닿는 '교훈'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될 때이며 그런 몸과 몸이 부딪히는 살냄새나는 노력 이후에 이어지는 입에서 나오는 교훈은 허공을 헤집는 헛된 몸놀림이 아닌 진실이 된다. 그래서 영악한 시청자들마저도 티비를 떠나면 잊어버릴 망정 보고 있는 그 순간에는 그것에 대한 몰입감이 장난 아니게 높아지게 되는듯하다.

 

작품성이라고 말할만한 그 어떤 것도 없지만 캐릭터의 세공력이라든가, 사소한 커트의 이음, 효과음 사용에 까지 대중의 기호에 부합할만한 '즐거운' 요소들을 엮어내는 솜씨만은 가공할만하다.  그런 프로페셔널한 만듦새 속에서 유치하다고, 진부하다고 불평할만한 어떤 단점들은 상쇄되고 잊혀진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교훈에 집착하며 내용상의 진부함을 피해가지 않는 대신 그것들이 보는 대중에게 태생의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먹혀들게 할만한 구석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면에서 활로를 찾는다.

 

PS. 이러저러해도 재미있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T.T

 

PS2. 보너스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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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 - Feel your breeze (오프닝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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