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24일 화요일

별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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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신카이 마코토의 <별의 목소리>가 화제를 불러 일으킨 것은 작품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물론 15분 남짓한 이 단편 애니메이션의 작품성이 무시해도 될만큼 형편없다는 뜻은 아니다. 흔히 단편 애니메이션들이 평범하게 가지고 가는 정도의 작가적 성향이나 예술성 정도는 담겨 있다. 그러나 1인 제작의 애니메이션들이 추구하거나 달성하지 못했던 것을 이 작품은 해내고 말았던 것에  그 화제의 단초가 있었던 거다.

 

<별의 목소리>는 익히 알려진대로 신카이 마코토 혼자서 각본과 제작, 편집, 음향에 이르는 애니메이션의 전체 공정을 끝마친 작품이다. 더불어 상업적인 성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던 단편 애니메이션을 가지고도 단품 dvd 판매면에서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럴수 있었던데는 이 작품이 상업적인 애니메이션에 비하더라도 하등 못할 것이 없을 정도의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흔히 이 작품을 처음 본 사람이 '안노 히데야키'의 작품이 생각난다고 말하거나, <마크로스>등의 작품과 유사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런것들을 보고 자란 세대인 신카이 마코토가 그 유사점들을 자기 작품으로 끌고 들어오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며, 더구나 '예술성'의 담보가 단편 애니메이션의 절대적 목적이라거나 단편 애니메이션은 일부러라도 '촌스럽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람들의 강력한 고정관념에 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로 신카이 마코토는 '1인 상업 애니메이션'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신경지를 개척하는데 성공했고, 일본을 비롯한 한국의 수많은 애니메이션 학도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하여 애니메이션 관련 전공자들 사이에서 이 작품의 불법 동영상을 보거나 소지하지 않은 사람이 없는, 조용한 열풍이 있었다.

 

비록 지금은 투니버스를 통해 알게 모르게 방송되었고, dvd로도 출시가 된지 한참 되었지만 여전히 이 작품의 성공을 모델로 한 후속작들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애니메이션 환경은 그다지 나아진게 없다.  과연 신카이 마코토의 성공은 1회성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일까? 노동집약적일 수 밖에 없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개인에게 돌려준 것은 이 시대의 유행인 1인 미디어의 보급에 발맞추는 것이며, 결코 깨지지 않을거라 암묵적으로 믿었던 금기의 영역을 한발짝 넘어선 것임에 틀림없지만, 거기에서 멈춘다면 별다른 의미는 없어지고 만다. 2003년에 후속작을 준비한다며 여념이 없던 신카이 마코토의 소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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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도 상당히 좋지만.... 이 블로그를 쓰는 여기서는.. 올릴수 없는 상황. 추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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