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1일 월요일

슈퍼스타K - 여인천하팀 전원탈락, 그리고 최후의 10인



8월 28일 70분 특별 방송으로 편성된 슈퍼스타k는 최종 생방송 본선 무대에 오를 10인을 선정하며 모든 예심을 끝냈다. 지난주 '심장이없어'를 감동적으로 소화해낸 '여인천하'팀 덕분에 이 프로그램은 각종 언론매체에 기사거리를 쏟아낼 수 있었고, 그 결과 케이블 방송으로서는 경이적인 6%의 시청률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고 하는데 그 사실은 그 방송이 나간 직후에만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은 분량의 블로거 리뷰가 쏟아졌고 지금도 슈퍼스타k를 검색하면 그주에 올라온 리뷰들만 발견 할 수 있다는 점을 통해 파장이 어느 정도였는지 충분히 확인 가능하다. 심지어 이번주 방송에 대한 리뷰도 거의 찾을 수 없다. 그러니까 제작진 쪽에서 충분히 기대했을, 시각장애인 포함 팀을 통한 프로그램의 이슈화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런 기대감을 안고 지켜본 6회 방송에 대해서는 오히려 이 프로그램 전체에 대한 배반감과 의구심만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그정도로 모든 심사를 둘러싼 모든 상황은 '이해불가'였다.

지난주에 가장 큰 이슈를 몰고 왔던 '여인천하팀' 5인은 최종 10인 선발전에서 모조리 탈락했다. 물론 2인 라이벌 미션에 돌입하자 그들 5명이 함께 노래했을때 만큼의 실력을 보이지 못했고, 개인이 가진 단점이 좀 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는 하지만 그 다음 단계에서 다섯명 중 단 한 명도 합격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움을 넘어 심사에 대한 의문을 가지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좀 더 억지를 부리자면 '전부 떨어뜨리기 위해 전부 합격시킨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각장애인 김국환은 팀경합 당시에도 별반 눈길을 끌지 못했던 김휘철과 한 조를 이루게 되었고, 김휘철이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일찍 잠자리에 드는 동안에도 분명 좀더 늦은 시간까지 연습을 했음이 분명했었다. 하지만 연습을 했고 안했고를 떠나 그가 2인 미션 무대에서 보여준 행동은 자포자기에 불과했다. 무엇때문에 김국환은 그렇게 의욕을 상실했을까? 단지 노래를 외울 수가 없어서라고 보기엔 김국환의 모든 행동은 더이상 이 프로그램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싶을 정도로 손을 놓은 상태였다. 제작진의 말대로 전국에서 7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오디션을 치른 끝에 최종 10인 선발전까지 올라갔다면 그것은 결코 쉬운 무대가 아니며,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상황을 떠나 누구도 쉽사리 포기하고 싶지 않은 무대였을텐데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는 보일 수 없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5명 전원 합격으로 인한 악플이 쇄도했고 이 일로 인해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소문이 있는데 합숙 기간중 굳이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까? 부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김준현, 김승현 쌍둥이 형제의 심사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두 쌍둥이 형제의 무대에서 심사위원들은 김승현을 합격시키고 김준현을 탈락시켰지만, 곧이어 10인 선발 심사에서 김승현마저도 탈락시켰다. 두어시간만에 탈락시킬 사람을, 그것도 노래 심사가 아닌 심사위원 회의를 통해 떨어뜨릴 거라면, 굳이 그 사람을 합격 명단에 집어넣은 의도는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차라리 14인이 아니라 그저 노래 심사에서 10명만 뽑는 것이 옳지 않았을까? 시쳇말로 '방송분량'을 뽑고, 협찬사의 두부제품을 시식하는 장면을 넣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이런 요식행위에 가까운 어색한 심사를 왜 여러번 하는 건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케이블 방송을 통해 넘쳐나는 리얼리티 쇼의 대부분은 거의 다 해외 프로그램에서 그 포맷을 따오고 있다. '슈퍼스타K'도 심사위원의 배치방식, 심사위원의 캐릭터, 그리고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발표할때 의도적으로 미묘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연출등이 이 프로그램의 모체가 된 '브리티시 갓 탤런트'나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가져온 포맷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문제는 심사 방식 자체가 가진 문제와 함께 재미 참가자들을 대하는 제작진의 자세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품게하는 의도적인 연출도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참가자를 태우고 서울역에 도착한 차량에 탄 탑승자는 불합격자가 될 것이라고 말해놓고 그 차량을 합격자들이 모여 있는 잠실의 올림픽 파크텔을 한바퀴 돌아 지나친 뒤 서울역에 내려놓은 일이었다. 이 연출은 참가자들에 대한 제작진의 예의가 어느 수준에 머물렀는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고 하겠다. 그냥 서울역에 떨궈졌어도 기분이 썩 좋지 않았을 참가자들, 과연 잠실을 지나쳤을때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건 없건, 제작진의 마음에 들었을법한 최후의 10인은 발탁이 되었다. 노래 실력이 크게 모자란다는 평가를 들었던 김주왕의 합격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강진아를 포함한 방실이 3인방의 탈락도, 가창력이 좋았던 정슬기의 탈락, 그리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회자되고 있는 김현지의 탈락까지 시청자들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 프로그램은 제작진의 의지대로 쭉 달려나가고 있다. 그저 참가자들과 시청자들만 순진했던 걸까? 최근 몇년간 엠넷을 통해 방송된 막장 프로그램들을 생각할때 이 프로그램이 그저 착한 전국노래자랑이 되리란 순진한 기대를 했던 건 엄청난 오해였을까?

전국적인 대규모 오디션을 통한 국민적 스타의 발굴이란 최초의 취지에서도, 오디션 리얼리티 장르의 도입이란 면에서도, 최근 유행하는 케이블티비식 미션 통과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도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 자꾸 사라져간다는것은 꽤 아쉬운 일이다. 남은 10인중에서 분명히 최후의 1인은 발굴될 것이고 기획사의 의도대로 스타로 키워지겠지만 기대치가 높았던만큼 커져버린 의구심과 아쉬움은 어떻게 해야할지, 10인의 본선 생방송 무대가 그것을 해소해줄 것인지 지켜봐야겠다.






댓글 1개:

  1. trackback from: 의문투성이인 M.net의 슈퍼스타 K
    M.net의 슈퍼스타 K (출처:슈퍼스타 K 홈페이지 캡쳐) 이번 슈퍼스타K는 분명 이슈가 될만한 프로임은 틀림이 없습니다. 뭐 예선까지는 심사위원들의 취향이 다르니 그려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결선에서까지 투명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첫째 : 사전 득표율을 정확히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인터넷사전투표의 경우 심사에 약 20%를 반영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방송이 끝이 나고 나니 그 결과를 그 어디에서도 볼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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