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4일 월요일

7분간의 감동.. 노래가 사람을 울릴 수 있다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오디션을 보고,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거기에 나온 애들과 어른들과 남녀를 보고 있자니 웃기는 사람도 있고, 짠한 사연을 가진 사람도 있고 정말 우리나라에 연예인 지망생이 많구나 싶을뿐이었다. 어쩌면 어른이나 애나 다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는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한가한 토요일 오후, 언제나처럼 티비앞에 앉아,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돌려가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금요일밤 11시에 방송된 이 프로그램의 재방송이 나가고 있었다.

지역예선을 거쳐 방송 분량으로 5회가 지난 지금 각 지방에서 140명이 뽑혔고, 그중에서 서울 예선을 거쳐 다시 40명으로 후보가 간추려졌다. 뽑힌 사람들은 40명을 8개조로 나뉘어 그룹미션에 도전하는게 이번주 방송분이었다. 왠지 사람이 추려지고 나니 조금 더 흥미가 가길래 방송을 좀 더 주의깊게 보고 있었다.

심사위원에서 남자로 오해받았던 김현지양이 떨어진게 좀 안타까웠고, 비슷하게 여러모로 기억에 남았던 송성아, 길학미, 임형지, 김주왕,그리고 튀려고 무진장 애쓰던 구슬기등은 붙었더라.

근데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다. 첫번째 팀에서 송성아의 실수로 다른 2명이 떨어진것도 극적이었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했던건 위에 영상으로 올려놓은 두번째 팀 '여인천하'의 공연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효리가 눈물을 흘렸다는 이유로 여기저기에 이미 기사화가 되었던 일이지만 그걸 전혀 몰랐던 나로서는 졸지에 방안에서 이 방송을 보면서 이효리와 동시에 눈물을 흘리는 모양새를 연출했던것이다. 단순히 시각장애인인 김국환이 끼어있어 동정심이 발동했던 것도 아니요, '심장이없어'라는 에이트의 노래를 좋아했던 것도 아닌 내가 눈물까지 짜면서 방송을 보게 된건 어쩐지 그들의 노래에서 너무도 강력한 '진심'이 느껴졌던 탓이 아닌가 싶었다.

어쩌면 앞이 보이지 않는탓에 품고 있을지도 모르는 김국환씨의 슬픔, 그리고 이 미션에서 통과하고자 하는 모두의 간절함, 밤샘 연습에서 오는 피로와 잠긴 목소리, 이 모든 것들이 절묘하게 맞아들어갔기에 어설픈 댄스를 준비한 다른 팀보다 훨씬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던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여튼 그렇게 깊은 감동을 받고, 한시간 후에 KM을 틀어보니 또 재방송을 하길래 보다가 다시 울어버렸다.

그리고 밤 12시에 하는 재방송은 좋아서 한 번 더 보고 여전히 울어버렸다.

(이 방송이 진짜 리얼 오디션이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이들의 짧은 공연은 이 방송에 대한 주목도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이벤트이자 감동의 도가니탕이었던거다.

허나 슬프게도 단 한 명의 1등 슈퍼스타를 뽑겠다는 이 방송의 특성상 최고의 단합을 보여준 김국환, 정슬기, 김준현, 반광옥, 강진아 5명은 다음주부터 또 경쟁자로 돌아가게 될거다. 진심을 담은 노래로 사람을 울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깨달았을 그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길 바라본다.




댓글 2개:

  1. trackback from: 의문투성이인 M.net의 슈퍼스타 K
    M.net의 슈퍼스타 K (출처:슈퍼스타 K 홈페이지 캡쳐) 이번 슈퍼스타K는 분명 이슈가 될만한 프로임은 틀림이 없습니다. 뭐 예선까지는 심사위원들의 취향이 다르니 그려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결선에서까지 투명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첫째 : 사전 득표율을 정확히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인터넷사전투표의 경우 심사에 약 20%를 반영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방송이 끝이 나고 나니 그 결과를 그 어디에서도 볼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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