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3일 금요일

구니스에 대한 예전 포스팅 & MORE (2004. 5.7.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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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8월 14일.
 
대한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날이다.
 
솔직히 이걸 보고 나서
며칠간 잠을 못잤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
 
그때 나는 중학교 1학년이었고
미국에 대한 환상은 그닥 없었지만
그래도 안알려진 미국 중소도시 어디쯤 가면
뭔가를 찾아서 헤맬만한
그런 활력이 생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때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은 너무 답답했고
학교에 가봐야
대머리까진 학생지도부 선생이랑
피바다 운운하던 깡초 음악선생만
활개치던 시절이라
눈에 보이는
진짜 보물은 없어도
그런 보물 있다고 믿고
헤맬 수 있는
어딘가
어느 장소를 원했었다.
 
실로 진지하게 유학을 가거나
한국을 떠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하고 고민했던거였다.
 
물론 그로부터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는 한국을 못떠나고 있으니
앞으로도 영영 그럴 팔자인지 모르겠으나
여전히 삶에 있어서
보물이 될만한 어떤 것을
찾고 싶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그런것쯤
애꾸눈 윌리에게 실어보내도
아깝지 않을때가 오려나?
 
지금까지도
스필버그를 좋아하고
존경하는 이유는
그런거다.
언젠가 어렸을때
자신이 너무나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
자신이 아꼈던 것들을 잊지 않고
되새기게 해주고 있으니까.
 
그런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
 
---
 
그렇게 또 5년이 흘렀다.
 
32살이던 나는 37살이 되었고
여전히 한국을 떠나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이젠 영화도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왠지 이 땅은 2004년보다 못하고
1986년과는 아주 비슷한 그 곳이 되어 가고 있다.
 
다만 다행이라면
삶의 보물을 이제는 조금씩 찾아 가고 있다는 걸까
 
홈시어터 재정비 기념으로
그동안 한 번도 재생해보지 않았던 이 영화 dvd를 틀었다가
 
울뻔했다.
 
이 영화에는...
 
TF2나 T4에 없는
순수한 낭만과 흥분,
 
그리고 진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한
순진한 열정과 두근거림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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