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니스에 대한 예전 포스팅 & MORE (2004. 5.7. 작성)
1986년 8월 14일. 대한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날이다. 솔직히 이걸 보고 나서며칠간 잠을 못잤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 그때 나는 중학교 1학년이었고미국에 대한 환상은 그닥 없었지만그래도 안알려진 미국 중소도시 어디쯤 가면뭔가를 찾아서 헤맬만한그런 활력이 생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그때 내가 살고 있는한국은 너무 답답했고학교에 가봐야대머리까진 학생지도부 선생이랑피바다 운운하던 깡초 음악선생만활개치던 시절이라눈에 보이는진짜 보물은 없어도그런 보물 있다고 믿고헤맬 수 있는어딘가어느 장소를 원했었다. 실로 진지하게 유학을 가거나한국을 떠날 수 있는방법은 없을까하고 고민했던거였다. 물론 그로부터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나는 한국을 못떠나고 있으니앞으로도 영영 그럴 팔자인지 모르겠으나여전히 삶에 있어서보물이 될만한 어떤 것을찾고 싶다는 마음은변함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그런것쯤애꾸눈 윌리에게 실어보내도아깝지 않을때가 오려나? 지금까지도스필버그를 좋아하고존경하는 이유는그런거다.언젠가 어렸을때자신이 너무나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자신이 아꼈던 것들을 잊지 않고되새기게 해주고 있으니까. 그런 마음으로영화를 만들고 싶다. --- 그렇게 또 5년이 흘렀다. 32살이던 나는 37살이 되었고여전히 한국을 떠나지는 못하고 있다.물론 이젠 영화도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왠지 이 땅은 2004년보다 못하고1986년과는 아주 비슷한 그 곳이 되어 가고 있다. 다만 다행이라면삶의 보물을 이제는 조금씩 찾아 가고 있다는 걸까 홈시어터 재정비 기념으로그동안 한 번도 재생해보지 않았던 이 영화 dvd를 틀었다가 울뻔했다. 이 영화에는... TF2나 T4에 없는순수한 낭만과 흥분, 그리고 진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한순진한 열정과 두근거림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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