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8일 수요일

<퀴어 아이> - 스트레이트 남성을 위한 게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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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라이프에는 온게임넷 채널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3년 가까이 온겜 스타리그를 볼 수 없었다. 그저 엠겜 스타리그에 만족하고 지내며 온겜 리그에 대한 소식은 인터넷을 통해 간간히 접할 뿐이었는데 이 간교한 온미디어가 얼마전부터 유료채널인 캐치온 플러스에 온겜 정규 스타리그와 팀리그인 프로리그를 특별 편성하기 시작했다. (재방송도 없이 본방만!) 겨우 두 프로 보기 위해서 한달에 7800원씩 지불하는 것이 좀 아깝긴했지만 결국 덜커덕 캐치온과 캐치온 플러스를 보게 되고 말았다. (젠장 젠장 난 왜 이런 유혹에 이다지도 약하단 말인가?)
 
그런데 안나오던 채널이 나오면 어디 작정했던 프로만 보게 되던가? 심심하면 그쪽 채널에서 무엇을 방송하는지 틀어보다가 말로만 듣던 이 프로그램 <퀴어 아이>를 보게 되었다. 이것이 무엇인고 하면 얼마전부터 SBS에서 새로 시작한 <체인징유>와 같은 포맷의 프로되겠다. 패션 센스도, 몸매 관리도, 인테리어도, 요리도, 마지막으로 걸프렌드 관리도 꽝에 가까운 스트레이트 남성들에게 게이 남자 다섯명이 달려들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꿔준다는 내용의 프로그램인데 보고 있자니 은근히 재미있어도 조금은 심사가 불편하더라.
 
사진만 척봐도 댄디하고 섹시하기 그지없는 저 다섯 남자. (물론 프로그램을 보면 알겠지만 다섯명의 전문 분야와 성격, 취향은 천양지차다) 저 다섯 남자에 비해 정말 형편없어 보이는 의뢰자. 그 의뢰자가 저 다섯 남자의 손길을 거치면 그야말로 용이 되는 모습은 가히 경이적이고 놀랍다. 마치 '러브하우스'에서 집 구석 구석이 바뀌는 모습을 보던 것처럼 말이다. 다섯 게이 남성들은 의뢰인에게 일정 정도의 교육을 마치고 나면 의뢰인이 얼마나 배운 것들을 잘 실천하는지 모니터를 보면서 평가하고, 그들의 미션이 성공했는지를 나름대로 평가하게 되는데... 그 평가 과정이 실은 가관이다. 교육을 거친 직후의 의뢰인은 개천에서 용된듯 한 모습을 보이지만 다섯 남자가 떠난 직후 배운 것들을 실천하는 모습은 정말 어설프고 딱하기 짝이 없다. 그 모습을 보면서 다섯 남자는 환호성을 지르기도하고, 안타까워 하기도 하는데 그건 보고 있는 시청자도 마찬가지다. 온갖 어설픈 행태를 보여도 결국 배운 것들을 가까스로 실천하면서 최종적으로는 여자 친구의 호응과 사랑을 얻어내는데 성공하는 것으로 대부분 귀결되긴 하지만.
 
심사가 불편한 이유는 한가지다. 옷을 잘입는 감각이나, 요리에 대한 센스, 인테리어 감각, 게다가 여자 친구의 환심을 사는 능력까지 스트레이트 가이들은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잘 안되는 것을 힘들게 수행해내는 모습을 보면 과연 게이 선생님들에게 스트레이트 의뢰인이 배운 것들을 일시적으로는 활용할 수 있지만 그 효과가 진정 얼마나 갈런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뭐 이런건 러브하우스에서 예쁘고 깨끗하게 새로 고쳐준 집을 그 집주인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잘 가꾸고 쓸 수 있을지 의아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겠지. 게이란 존재들이 실제로 그렇게 여러가지 센스와 감각을 타고 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 프로그램을 볼때 의뢰인인 스트레이트 가이들의 처참할 정도로 엉망인 각종 센스들을 비교해보면, 그리고 배운다고 다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할때면 그냥 평범한 남자로 태어나는게 꼭 장점만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 게이로 태어나는게 전부 단점만 가지게 되는 것도 아닌건가? (크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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