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1일 토요일

2015/04/10 오늘의 두산 야구- 패인은 코칭스탭

2015/04/10 오늘의 두산 야구- 패인은 코칭스탭

다시 새롭게 시작된 주말 3연전. 두산은 3루로 자리를 옮겨 LG와 시즌 첫 경기를 치렀습니다. 잠실에서 맞붙으면 언제나 신경이 날카로와지는 두 팀답게 올 시즌의 첫 번째 경기임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더군다나 두산 입장에선 에이스 니퍼트가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등판하는 날이고, LG 입장에서는 어제의 끝내기 실책 패배가 못내 마음에 걸리는 상태라 그 어느 쪽도 쉽게 경기를 내줄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선취점은 LG가 가져갔습니다. 임지섭의 호투에 4회까지도 점수를 못내던 두산 타선은 4회 이후 임지섭이 흔들리기 시작한 때에 맞춰 2:1로 역전했고 이 점수를 니퍼트가 내려가고 불펜진이 가동된 후 8회까지 유지했습니다. 원래 1점차 승부란 것은 끝날 때까지 한없이 불안하게 마련이고 어제 넥센과의 1:0 승리는 거의 기적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오늘도 그런 승부가 이어지리란 보장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대타 이병규의 쓰리런 홈런과 함께 승부는 5:2, LG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사실 니퍼트의 몸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고, 어제 등판 예고 때부터 80개의 투구수를 채우면 교체한다고 발표하긴 했지만 그 이야기를 그렇게 정직하게 지켰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니퍼트가 내려간 5회까지 대량 실점을 한 것도 아니었고 피안타 5개를 맞았지만 탈삼진도 4개나 잡은 상태였기 때문에 니퍼트의 교체는 다소 성급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어제 한 경기를 통째로 마야가 책임졌기 때문에 불펜진이 전혀 피로하지 않다고는 해도, 선발과 불펜의 교체 때 경기의 흐름이 바뀌는 일이 다반사인 것을 생각하면 급하게 이현호를 올려서 결국 불펜 투수를 6명이나 돌리게될 일은 아니었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또 한 가지 아쉬움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주자가 1, 2루에 있을 때 하필 대타로 기용된 타자가 최재훈이어야 했을까 하는 점입니다. 이 타석은 원래 최주환의 차례였습니다. 그런데 최재훈은 장타를 노릴 수 있는 거포도 아니고, 최주환만큼 타격에 능한 선수도 아니며, 발이 빠른 선수도 아닙니다. 더군다나 양의지가 루상에 나가 있는 상태였고, 동점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에 연장 후의 포수 교체를 염두에 둔 교체도 아니었습니다. 결국 경기는 아쉬운 병살타로 마무리 되고, 고영민의 최후의 안타도 의미 없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터지지 않는 타선과 2득점에 불과한 점수도 문제였지만, 성급한 투수 교체로 마무리 투수가 상대팀에게 한 발 먼저 끌려 나온 셈이 되면서 큰 실점을 하고 말았고, 적시에 필요한 타자를 세우지 못해 기회를 무용지물로 만든건 명백한 코칭스탭의 부실이라고 판단됩니다. 얼마 전 한 발 늦은 투수 교체가 패인이었다고 고백한 김태형 감독이 이번에는 그와 반대로 너무 앞서 가려다 실수를 한 것은 아닐까요? 아무래도 오늘 경기는 전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사령탑의 노련미에서 두산이 LG에게 많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순위는 두산이 다시 한 계단 밀려나면서 6, 그리고 한 계단 상승한 LG 7위로 바짝 붙어 있습니다. 연장 11회까지 가는 팽팽한 승부 끝에 박해민의 끝내기로 구자욱을 홈으로 불러들여 승리한 삼성이 시즌 첫 1위를 거머쥐었습니다. 예전보다 굉장히 빠른 행보입니다. 그리고 KIA는 오늘도 패배를 추가하며 6 4패로 롯데와 공동 4위까지 밀려났습니다.

사직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 경기는 오늘도 역시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하는 피말리는 승부였습니다. 아무래도 이 경기가 오늘 열린 다섯 경기 중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배영수를 선발로 올렸음에도 8회말까지 8:3으로 패색이 짙던 한화는 9회에 무려 5득점하며 경기를 8:8 원점으로 만들고 연장에 돌입합니다. 그리고 심지어 11회에 가서 9:8로 역전까지 해냅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났으면 한화는 영광의 승리를 맛봤겠지만 거짓말같이 11회 말에 롯데 장성우에게 역전 끝내기 투런포를 맞으며 결국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벌써 4일째 한점차 승부와 연장 경기의 반복입니다. 한화 선수들의 체력이 과연 어디까지 버텨낼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일 두산과 LG 2차전 경기 선발은 각각 장원준과 루카스입니다. 또 다시 새로운 투수를 만나는 두산의 타선이 걱정입니다. 워낙 투수 낯가림이 심한 두산 타선, 내일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토요일에 벌어지는 한 지붕 두 가족의 2차전 경기를 기대하며서 오늘 경기 정리는 아쉬운 마음과 함께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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