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 10일 목요일

[펌] 떡국 먹고 한살 더 먹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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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국
-설음식② 복을 싸서 먹는 '만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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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준비

설에 떡국을 먹는 이유는 긴 가래떡처럼 오래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입니다. 설날 떡국을 끓이기 위해서는 설 이틀 전 쯤에 가래떡을 준비해야 합니다. 떡국을 끓이기 쉽게 잘라놓은 떡을 사는 것보다는 떡을 이용한 여러 가지 다른 음식도 해먹을 수 있도록 가래떡의 형태로 빼오는 것이 좋습니다.

가래떡을 빼오면 우선 썰기 적당한 상태가 되도록 굳히는 일이 중요합니다. 지나치게 굳게 되면 썰기가 힘들어지고, 또 덜 굳게 되면 얇게 써는 일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자른 단면이 매끈하고 예쁘게 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보통 가래떡은 요즘 날씨로 이틀 정도 바깥에 내놓거나 냉장고에 넣어둡니다. 가래떡이 적당히 굳으면 약간 길쭉한 타원형으로 어슷하게 썰어 줍니다. 지나치게 얇으면 떡국을 끓이면서 쉽게 퍼져버려 떡 특유의 쫀득한 맛을 살릴 수 없으므로 4㎜ 정도 두께가 되도록 썰어 줍니다. 이 떡은 끓이기 전에 찬 물에 담가두었다가 다시 한번 헹궈서 넣어주는데 떡을 빨리 익히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떡 겉의 전분질을 조금이라도 미리 제거해 나중에 떡국의 국물이 떡의 전분으로 걸쭉하게 되는 걸 막기위한 것입니다. 떡 자체도 덜 퍼지게 되어 쫀득한 맛을 살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육수 준비

떡국을 끓이기에 앞서 먼저 육수를 내줍니다. 육수는 설 하루 전쯤 만들어 두는 것이 좋겠지요. 떡국의 육수는 사골 국물과 고기 국물을 반반씩 섞어 사용하는 것이 맛이 있습니다. 사골만으로 끓이게 되면, 너무 진해 느끼할 수 있고 또한 국물의 흰빛이 지나치게 강하게 되어 국물이 깔끔한 느낌을 주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쇠고기 육수로만 하면 국물은 맑지만 아무래도 깊고 진한 맛은 떨어지게 되고요. 그래서 두 가지를 합쳐서 진하면서도 맛있는 국물을 만드는 것이지요.

사골 국물과 쇠고기 육수는 함께 넣고 끓이기 보다는 각각 끓인 뒤 합치는 게 좋습니다. 사골 국물을 내기 위해서는 가장 깊은 맛이 잘 우러나는 앞다리 사골로 준비를 합니다. 구입한 사골은 먼저 찬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해 줍니다. 그런뒤 커다란 들통에 넣고 사골이 잠길 만큼 찬물을 부어 먼저 한번 끓여 줍니다. 시커먼 거품이 부글부글 나면서 물이 끓게 되는데 그 거품은 덜 빠진 핏물과 여러 가지 누린내를 내게 하는 것이므로 얼른 그 물을 버려 버리고, 뼈도 건져내서 가볍게 헹궈준 뒤 다시 찬물을 부어 사골 육수를 만들기 위한 물을 끓여주게 되는 것입니다.

두번째 부은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중불 이하로 하여 뽀얀 국물이 충분히 우러나올 때까지 끓여줍니다. 뽀얀 국물이 우러나면 국물을 따로 부어 두고, 다시 그 뼈에 찬물을 더 넣고 끓입니다. 뽀얗게 국물이 우러나면 다시 그 국물을 따로 부어두고, 또 끓여주는 것이고요. 이렇게 모두 3번 정도를 반복해 끓여 그 3개의 국물을 모두 함께 섞고 농도와 맛을 고르게 하면 사골 국물이 완성되는 것이지요.

이 사골 국물을 겨울철에는 베란다, 겨울철이 아닌 때에는 냉장고에 넣어 두게 되면 위에 기름이 뜨면서 굳어 마치 밀랍처럼 돼 쉽게 기름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기름을 제거한 뒤 다시 한번 끓여서 국으로 사용하면 되지요.

사골 국물이 떡국을 끓이고도 남을 분량이면 1ℓ짜리 우유팩에 8부 정도로 높이로 담아 입구를 스테플러나 테이프로 밀봉한 뒤 냉동실의 문 쪽 포켓에 세워 놓고 냉동을 시켜 둡니다. 이후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서 얼어있는 상태 그대로 냄비에 넣고 끓여서 먹으면 되거든요.

쇠고기 육수는 양지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깊은 맛을 낼 수 있습니다. 고긱 국물을 낼 때는 덩어리 상태의 양지를 30분 정도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뒤 겉의 물기를 제거하고 찬물을 넉넉히 부어 끓여줍니다. 끓인 물이 아닌 찬물을 반드시 붓도록 합니다. 끓는 물에 넣어 끓이면 물의 높은 온도로 인해 고기의 겉면에 열에 의한 응고가 일어나 하나의 막이 형성되고, 그렇게 되면 고기의 내부에 있는 맛있는 성분이 국물로 나오질 못하고 고기 속에 남아있게 됩니다. 고기는 맛있지만 국물은 맛이 없지요.

일반적으로 고기를 300g 정도 한 덩어리로 육수를 낸다고 할 때 3ℓ정도의 물을 붓고 최소한 40분은 끓여줘야 고기 맛이 충분히 우러나게 됩니다. 완성된 육수의 양은 2ℓ 정도가 알맞고요. 고기가 익으면서 물이 끓기 시작을 할 때 파잎이나 마늘, 양파 등을 넣고 뚜껑을 5~10분 정도 열어두게 되면 고기가 익으면서 나오는 누린내가 쉽게 제거되어 좀 더 깔끔한 맛의 육수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10분 정도가 지난 후에는 뚜껑을 덮고 끓여주어도 좋고 이 때도 불은 지나치게 세지않게 해야 충분히 고기의 맛이 국물에 우러나고 또한 국물이 맑습니다. 고기가 충분히 익고 육수가 맛있게 우러나면 고기는 건져주고 위에 뜬 거품을 걷어 줍니다. 더 맑은 국물을 얻으려면 면보에 한번 걸러 사용해 줍니다.

떡국 끓이기

이렇게 준비한 쇠고기 육수에 미리 만들어 둔 사골 국물을 절반씩 섞어줍니다. 육수가 끓어 오르면 찬 물에 담가둔 떡을 넣어 주지요. 그리고 간을 위해 국간장을 넣어줍니다. 국간장의 색이 지나치게 진하다고 생각되면 소금을 함께 사용해도 좋고요. 떡이 위로 떠 오르는 상태가 되면 익은 것으로 보면 됩니다. 어차피 익힌 음식이었던 것이므로 부드럽게 익은 상태가 되면 가능하면 빨리 건져줘야 덜 퍼집니다.

이렇게 건져낸 떡국을 그릇에 담고 고명을 위에 얹어 줍니다. 고급스런 고명으로는 화려한 화양적이나 파 산적이 있고, 다진 쇠고기로 빚은 완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쉬운 방법으로 육수를 내고 남은 고기를 건져 결방향대로 쪽쪽 잘게 찢거나 채로 썰어서 국간장과 다진 파, 마늘, 참기름, 후추로 간을 해서 조물조물 무쳐 고명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차례상에 올릴 것이라면 고기 양념에 파, 마늘 양념은 빼도록 하고요. 여기에 미리 계란을 황백으로 나누어 곱게 지단을 부쳐 고운 채로 썰어 준비를 해두었다가 고기와 함께 정갈하게 담아 내주면 되지요.

(정미경·'요리만 못하는 똑똑한 여자들을 위한 요리책' 저자) 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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