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11일 금요일

2014. 7. 10. 오늘의 프로야구, 42일만에 거둔 두산의 위닝시리즈 .

진짜 여름이 왔습니다. 야구장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싸우나가 되는 그런 여름이요.
그래도 야구는 계속됩니다. 오늘의 경기 결과와 순위 변동입니다.

순위
원정 팀
VS
홈팀
순위 변화
(-)6
KIA
7
5
SK
8(-)
(-)4
롯데
5
2
삼성
1(-)
(-)5
두산
13
12
LG
7(-)
(-)2
넥센
2
4
한화
9(-)

순위 변화가 전혀 없는 가운데 중위권 팀들의 썸타기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4위 롯데와 5위 두산이 두 경기, 5위 두산과 6 KIA의 한 경기차가 꽤 오랫동안 넓혀지지도 않고 좁혀지지도 않은 채 그대로 있습니다. 세 팀간 경기차가 겨우 3경기에 불과하면 여차하는 순간에 확 뒤집혀서 순위가 바뀔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한데 생각만큼 그러기는 쉽지 않은 듯 합니다.

최근 들어 내리 3연패를 기록하며 간신히 올라간 4위 자리가 다소 불안해졌던 롯데는 오늘 삼성을 상대로 9회 대역전극을 펼치며 마무리 임창용을 주저 앉혔습니다. 이 승리로 삼성전에서 내리 6연패를 기록했던 롯데는 족쇄를 풀었고 삼성의 4연승도 끊겼습니다. 전준우에게 3점 홈런을 맞고 임창용이 내려간 후에 심창민이 그 자리에 올라왔지만  손아섭이 또 다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9회에 5점을 폭발시켰습니다. 오늘 얻은 점수 5점이 모두 이 때 나온 것이기 때문에 경기 내내 사실 롯데의 패배는 거의 기정사실화 되고 있었던 차였는데 결국 막판 대 역전극이 펼쳐진 것이죠. 롯데 선발 장원준은 6회 직구로 박해민의 머리를 강타하면서 헤드샷 퇴장이 되었기 때문에 오늘 롯데의 승리투수는 강영식이었고, 마무리 김승회는 시즌 13세이브를 올렸습니다. 대체 왜 롯데로 보냈나요

KIA SK의 경기는 불펜싸움에서 승리한 KIA가 위닝을 가져가며 6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한 번 8위로 내려간 SK는 좀처럼 올라올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네요.

넥센과 한화의 경기는 모처럼 한화가 승리하며 7연패에서 빠져나왔습니다. 1차전 17:3, 2차전 13:1후의 연속 대패 끝에 건진 1승이라 기뻐야 마땅하겠지만 앞 경기들의 충격이 여전히 너무 커서 승리의 기쁨도 뭔가 상쇄되는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만큼 한화는 최근 승리의 감격이 더욱 낯설어지고 있습니다. 한화의 투수 앨버스는 81일만에 시즌 3승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넥센의 투수 하영민이 시즌 5패를 가져갔습니다. 넥센은 실로 오랜만에 돌아온 조상우를 하영민 대신 올리며 한화를 상대로 스윕의 꿈을 꿨지만 그것까지는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잠실벌에서는 오늘도 여전히 피터지는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16안타 12점을 내고도 불안하게 야구하는 법을 가르쳐주지  

오늘 LG와 두산의 잠실 3연전은 LG가 홈, 두산이 원정인 3연전이었기 때문에 LG 1루쪽을, 두산이 3루쪽을 맡아서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어제까지 성적이 1 1패였기 때문에 오늘 경기는 위닝 여부를 결정 짓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두산은 여전히 롯데와 KIA에게 앞뒤로 쫓기고 있기 때문에 1승이 정말 소중한 시기입니다. 그리고 LG는 시즌 초반의 암울한 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흐름을 얻은 때이기 때문에 그 흐름을 잘 살려야만 KIA를 잡고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갈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터라 이 3연전에서 위닝을 잡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습니다. 뭐 꼭 그런게 아니더라도 잠실벌 전투는 언제나 중요하긴 하죠. 지는 건 자존심 문제 박박

초반 분위기는 LG가 가져갔습니다. 1회말 선취 2점을 먼저 내고 어제의 승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두산도 2회초 2점을 내며 동점을 만들면서 오늘도 초반부터 팽팽하고 쫄깃한 경기가 될 것을 예감하게 했습니다. 2회 최재훈의 희생번트 작전을 통한 2득점 상황은 매우 훌륭했습니다. 이 다음 이닝부터 LG는 계속적인 0의 행진, 그리고 두산은 지속적인 득점의 행진을 거듭하면서 점수는 6회초 8:2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때까지 2실점으로 잘 막아주던 볼스테드가 역시나 6회가 됨과 동시에 흔들리면서 정성훈에게 솔로 홈런을 헌납하고 추가 실점을 한 뒤 투수는 함덕주로 교체되었습니다. 점수는 8:4. 이 때까지도 두산은 경기 흐름을 잘 풀어나가는 편이었습니다. 두산은 7회초에서 2득점하면서 점수는 다시 10:4. 6점차의 신나는 경기는 오늘의 승리가 두산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3루쪽 응원석은 그야 말로 잔치 분위기. 1루쪽 응원석은 이미 관중이 많이 빠져나간 듯 빈 자리가 많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때까지 빠져나간 관객들은 마의 8회말을 보지 못했음은 물론, 서둘러 포기한 LG팬은 작은 이병규의 만루 홈런을 감상할 기회도 놓치고 말았습니다. 다시 한 번 불타오르는 1루 응원석. 8회에만 무려 7점을 내준 두산의 불펜은 지켜보는 팬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들면서 점수는 12:11이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피가 마르는 상황이 된거죠. 그렇게 앞서 가던 경기가 9회말 한 번 잘 못 막으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9회초 두산이 다시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하면서 점수는 13:11.. 오늘의 승리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3. 그러나 그 3개의 아웃카운트도 쉽게 잡으면 두산이 아니죠. 아웃카운트 1개와 1점을 맞바꾸고 점수를 13:12로 만든 후에 이현승 대신 정재훈이 올라와서 멋지게 연속 두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4시간 가까이 진행된 경기를 끝맺었습니다. 오늘 두 팀은 둘이서 거의 한국시리즈급의 치열한 싸움을 한 셈이었습니다.


두산은 모처럼 홈런포를 마음껏 쏘아 올렸습니다. 타선의 부진과 함께 사라졌던 김현수, 홍성흔의 홈런포도 멋졌지만, 바로 그저께 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선발 전원 안타 속에서 혼자 수모를 당했던 오재일이 1홈런, 3 2루타로 5타수 4안타 경기를 펼치며 큰 활약을 했습니다. 수비실수로 옥에 티를 남긴 건 일단 넘어가고  전체적으로 16안타 13점을 뽑아내며 선발 타자들은 고른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두산의 주특기인 잔루산 쌓기 상황에서도 1점이나마 득점을 하는 모습이었고, 김현수는 3안타를 때려내며 칸투의 빈 자리를 잘 메워 주었습니다. 홍성흔은 각각 1900안타와 2800루타를 기록하며 여러 개의 아홉수가 걸린 경기를 잘 풀어나갔습니다. 기자들의 기운이란 정말 쓸모가 있는 것인가  반면 LG는 통산 2600홈런 기록을 세운 날이었음에도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습니다. 그래도 두산은 어쨌든 상대팀 기록만큼은 철저히 챙겨주네요. 개두산 곰길동의 전설
이긴 결과를 놓고 볼 때는 재미있는 경기였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경기를 실제로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 보는 과정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이겼습니다.


아침부터 방출설이 떠돌면서 오늘 볼스테드가 어떤 투구를 보여주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는데 볼스테드는 오랜만에 승리투수가 되면서 시즌 5승을 올렸습니다. 아직은 새로운 투수에 대한 소문에 대해 확인 된 것은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 볼스테드는 올 시즌 마지막까지 함께 하게 될 수도 있는거죠. 큰 키만큼이나 좀 더 당당한 볼스테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 어느 때 우리와 헤어지더라도 좋은 결과를 안고 떠날 수 있게 말이죠.

■ 내일은 어떤 경기가

내일은 노경은이 출격합니다. 7 6일 삼성전에서 5회초까지 2실점으로 준수하게 막아놓고도 6회박해민의 투런 홈런을 맞으며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노경은이었습니다. 그날은 타선의 도움을 일절 받지 못한 상태에서 고군분투하다가 패전 투수가 되었지만 최근 들어 다시 불이 붙기 시작한 타선과 잘 조화를 이룬다면 내일도 충분히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한화의 타선은 너나 할 것없이 부진한 상태라 노경은이 특별히 주의해야 할 타자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 고루고루 평이하게 잘 던지면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내일 한화의 선발투수가 쌈장 맛에 빠진 타투스코라는 점입니다. 타투스코는 한국에 온 이후 두산과 처음으로 만납니다. 두산 타자들의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 익숙하지 않은 타투스코의 공을 잘 쳐낼 수 있을 지 살짝 걱정이 되긴 합니다. 그러나 타투스코의 그동안의 등판에서 구질이 난해한 투수가 아닌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타선이 한 바퀴만 잘 돌고나면 그런 낯설음도 오히려 쉽게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 타자들이 타투스코의 공을 파악하는 동안 노경은이 한화의 타자들을 잘 틀어막고, 3회나 4회부터 승부수를 띄워보는 것이 내일 경기의 주요 승리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끝없이 부진하던 두산이 그래도 조금씩은 살아나고 있습니다. 아직은 마냥 안심할 수 없는 불안 요소들이 많지만 승부는 지금부터니까요. 곰들에게 힘을 얹어 주시기 바랍니다.

두산에게 필요한 건 여전히 연승입니다. 내일도 좋은 경기 해주길 기대하겠습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허슬두!! 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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