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5일 토요일

2014.7.4. 오늘의 프로야구, 경기 결과와 순위. 삼성을 만나면 커지는 두산

본격적으로 더운 날씨가 시작되었습니다. 장마도 알게 모르게 끝난 것 같죠?
오늘 팀간 경기 결과표입니다.

순위
원정 팀
VS
홈팀
순위 변화
(-)6
KIA
10
6
넥센
2(-)
(-)7
LG
6
3
NC
2(-)
(-)8
SK
2
6
롯데
4(-)
(-)1
삼성
4
5
두산
5(-)

뜻밖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중위권 대반란. 1, 2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삼성, 넥센, NC가 동시에 패배했습니다. 아래로부터 치고 올라가고 있는 KIA LG의 기세가 결국은 상위권 팀마저 눌러버렸습니다. 8위로 순위가 내려앉으며 있던 기운마저 쇠잔해진 SK는 오늘도 롯데에게 패배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새 LG와의 순위 격차도 1.5경기. LG가 정말 차곡차곡 잘 올라가고 있군요. 스윕 승에 이어 시즌 개막 후 첫 5연승을 거두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6 KIA와의 승차는 3.5경기입니다.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KIA도 비슷한 기간에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 승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네요. KIA위에 있는 두산은 여전히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 경기를 좋은 내용으로 승리하고도 그 다음 날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하는 패턴을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순위가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쪽이 더 쉬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산을 둘러싼 롯데, KIA, LG가 동시에 상승세인 것도 여러모로 두산을 조여들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두산이 오늘 시즌 처음으로 일대 변화를 꾀했습니다.

니퍼트를 믿고 떠나는 모험, 그 속내는…  

넥센에게 1차전을 가져오고도 그 뒤 2경기를 속절없이 내주었던 두산. 그리고 광주에서는 KIA에게서 아슬아슬한 1점차 승리를 거둔 후 우천 취소를 지나 또 다시 패배. 비가 안왔다면 2패했을지도 시즌 초부터 공수 양면에서 좋은 승리를 한 후에는 꼭 다음 경기를 좋지 않은 모습으로 내주면서 전날과 같은 팀이 맞는지 의아하게 만들었던 두산이 시즌 중반을 넘어가는 지금도 이런 징크스에서 못벗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제는 순위가 5위로 밀리고 6위와의 승차도 겨우 1경기로 쫓기면서 더 이상 안일한 자세로는 4강은 커녕 현재의 순위조차도 못지킬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팀 안팎으로 들기 시작했습니다. 더군다나 오늘부터는 삼성전. 두산과 삼성의 경기는 순위 대결로 보면 1위와 5위의 경기라서 양팀 간 순위 다툼의 의미는 없습니다. 다만 삼성이 막강 전력으로 1위를 수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산만 만나지면 작아지는 전례가 있고, 이걸 통해 입는 내상이 적지 않아서 이후 다른 팀 경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두산의 경기에 늘 신경을 곤두세우게 됩니다. 반대로 두산은 삼성이라는 강팀을 만나서 적어도 2승을 거둔다면 지금 흔들리는 팀 분위기를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어쩌면 지금 삼성을 만난 것이 다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만만하게 경기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자신감은 삼성 상대 극강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니퍼트의 덕분이기도 합니다. 오늘 경기 이전까지 니퍼트가 거둔 7승중 3승이 삼성에게서 가져온 것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자신감을 가지기에는 충분합니다. 결국 오늘 경기를 또 이기면서 8승 중 4승을 삼성에게 거두게 되었습니다.

두산은 이런 니퍼트를 믿고 오늘 시즌 거의 처음으로 라인업에 대폭적인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우선 2군으로 내려간 양의지 대신 최재훈이 선발 포수 자리에 들어가고, 어제 경기에서 가장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홍성흔, 이원석, 김재호가 선발 제외되었습니다. 특히 홍성흔은 시즌 첫경기부터 지명타자로 모든 경기를 결장 없이 참가해 왔는데 오늘 처음으로 타석에 들어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원석은 최근 경기 타격감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어제 경기에서 5번 홍성흔과 함께 6번 타자임에도 불구하고 전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면서 앞 타자들의 좋은 흐름을 많이 끊어먹은 죄가 있기에 제외되었습니다. 김재호는 최근 들어 공수 양면에서 감각이 떨어지고 슬럼프를 겪고 있었는데 어제 경기에서는 중요한 순간의 실책 하나로 경기의 흐름을 아예 바꿔놓는 바람에 팀이 패배하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해버린 셈이 되었습니다. 어쨌든 주축 멤버인 이 세 선수가 한꺼번에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습니다. 항상 일정한 라인업을 고수해 왔던 송일수 감독이 주축 선수 세 명을 제외하는 라인업을 구성하는 건 정말 파격적인 일이지요. 그리고 그 자리는 최주환, 오재일, 허경민이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라인업이 되면서 지명타자 칸투를 제외한 두산의 선발 전원이 20대 선수로만 짜여졌습니다. 04년에 입단한 오재원이 선발진 중에선 가장 고참이었구요, 만으로 29살이었습니다. 어쨌든 평균연령이 대폭 낮아진 두산의 라인업은 1회부터 분위기가 좀 달랐습니다. 1회말 첫타자인 민병헌의 타구는 박한이의 글러브에 맞고 떨어지는 행운이 섞여 있었지만 정수빈의 희생타, 김현수의 1루타, 그리고 칸투의 투런 홈런, 오재원의 1루타, 최주환의 1루타, 오재일의 볼넷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오늘 두산의 타선이 활력이 있고, 선수간 조화가 잘 이루어지는 좋은 분위기를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와 가장 큰 차이점은 타격의 흐름이 중간에 끊어지지 않았다는 점이죠. 마지막에 최재훈의 병살타로 이닝이 종료되긴 했지만 병살이 이닝 중간에 나오는 것보다는 낫죠. 2회에 삼성이 2점을 추격한 이후로는 두 팀 모두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5회초까지 득점은 없었습니다. 5회말과 7회말에도 득점의 기회를 잘 살린 좋은 타격이 이어졌습니다. 어찌보면 두산은 이 라인업에서 장타를 기대하게 되는 선수가 칸투 한 명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단타로 치고 달리는데 다시 집중하게 된 셈이죠. 휘두르기만 해도 득점이 나오던 5월과 확연하게 달라진 지금 상황에서, 팀이 할 수 있는 배팅의 기본을 찾는 것만으로도 이번 라인업의 모험은 의미가 있습니다. 또 한 편으로는 선발로 자주 기용되지 못했던 능력 있는 백업 요원들이 오늘 경기를 통해 새로운 자신감을 얻었을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야구 경력은 길지만 한국 프로야구 감독의 경험은 부족한 송일수 감독이 앞으로 좀 더 라인업을 다채롭게 바꾸면서 상대 마운드에 대처할 힌트를 얻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정된 라인업은 타자들에게 안정감을 주지만 그만큼 상대팀에겐 정형화된 패턴으로 읽힐 가능성도 높습니다. 때때로 그런 패턴을 흔들어줄 필요가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도 홍성흔의 선발 제외는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습니다.

어쨌든 오늘은 이겼지만 또 내일이 기다립니다. 두산에게는 1승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연승이 절실한 시기입니다.

■ 내일은 어떤 경기가

내일 두산의 선발 투수는 볼스테드입니다. 아직까지 볼스테드는 삼성을 상대로 딱 1번밖에 등판한 적이 없어서 기록의 의미는 크지 않지만 그 1번의 기록은 나쁘지 않습니다. 삼성의 대표적인 타자들, 김상수, 박석민, 박한이, 채태인이 모두 무안타였고, 최형우와 이승엽이 1안타를 친 기록이 있습니다. 그만큼 전날 니퍼트로부터 다음날 볼스테드에게 이어지는 장신 효과가 삼성에게 크게 작용했던 것이겠죠. 내일도 같은 효과가 있으리란 기대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제 유희관과 노경은도 부활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이 때, 볼스테드도 그간의 기복을 딛고 호투해주길 바랍니다. 삼성의 선발은 밴덴헐크입니다. 밴덴헐크 기세가 좋았다가 6 24일 넥센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기억이 있습니다. 내일 두산의 타자들이 넥센전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던 밴덴헐크의 공을 잘 쳐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오늘 단체로 패배한 상위권 팀들이 과연 내일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삼성, 넥센, NC 이 세 팀은 모두 되로 받으면 말로 갚아주는 독한 팀들이기도 합니다. 과연 내일도 그런 식으로 앙갚음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한 번 무기력하게 주저앉게될지 정말 흥미롭습니다.
.
두산에게 필요한 건 연승입니다. 내일도 좋은 경기 해주길 기대하겠습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허슬두!! V4!!

댓글 없음:

댓글 쓰기